【 청년일보 】 한국 간호계가 최근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간호사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간호대 정원은 제한적이며,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약 1천명의 정원 증원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OECD 평균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최대 3만명 가까운 간호 인력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면허를 보유하고 있으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 근무하지 않는 ‘비활성 간호사’로 파악된다. 이 문제는 의료 체계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지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지역별 간호 인력 불균형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대도시로 간호 인력이 집중되면서 중소 도시와 농어촌 지역 병원들은 간호사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 의료기관을 지원하는 간호사 인건비 보조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지원은 일시적이고 문제는 구조적"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지방 병원들은 간호사 확보를 위해 처우를 개선하고 싶어도 재정 여력이 부족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아울러 일선 간호사들은 단순히 인력 수의 부족이 아니라, 업무 환경과 구조적 문제의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장에서는 잦은 교대근무, 과중한 업무량, 높은 이직률이 악순환을 이루며 새로 유입되는 인력조차 오래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단순 정원 확대만으로는 실제 간호 인력난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밖에도 간호사의 전문성 강화에 대한 요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연구들에서는 전문간호사의 역할과 법적 업무 범위를 확대해 간호 업무의 전문직 특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여러 국가에서 전문간호사를 중심으로 지역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현행 법과 제도는 여전히 간호사의 역할을 제한적 범위에 묶어두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한국 간호계는 지금 양적 확대와 질적 전환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인력 부족, 지역 불균형, 과중한 업무, 전문성 확대 요구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어 단순한 정책 하나로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제도적 변화와 현장 중심 접근이 결합된다면 의료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정부와 의료계가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간호사 수 부족, 지역 불균형, 전문성 강화 요구 등이 얽히면서 한국 간호계는 양적 확대와 질적 전환을 동시에 고민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정부 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간호사 현장의 반응과 함께 향후 변화가 주목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이도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