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포터즈 8기 박시언 [동의과학대학교 임상병리과 2학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8916927903_659ae5.jpg)
【 청년일보 】 손 씻기가 감염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생활 속에서는 손을 씻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손을 씻지 않거나, 비누 없이 물로만 대충 헹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개인 방역과 위생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손 씻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팬데믹이 지나간 지금도 다양한 감염 위험은 여전히 일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손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 손 씻기는 감염 예방의 첫걸음
손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환경을 접촉하며 다양한 세균과 바이러스를 옮깁니다. 우리가 무심코 만지는 모든 것은 수많은 병원체가 서식하는 공간입니다. 이렇게 오염된 병원성 미생물이 존재하는 손으로 호흡기 주변 부위를 만지면 바이러스나 세균이 체내로 쉽게 침투할 수 있습니다.
감염병 전파 경로 중 ‘접촉 전파’는 손을 매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접촉 전파는 감염자와의 직접적인 신체 접촉으로 전파되는 직접 접촉 전파, 그리고 감염자의 분비물이 묻은 물건을 만지는 것에서 비롯되는 간접 접촉 전파로 나뉩니다. 결국, 손을 통해 병원체가 쉽게 전파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손 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만으로도 의료 환경 내 감염의 최대 50%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손 씻기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감염 예방법입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세균이 물리적으로 제거됩니다. 그러나 세균은 주로 기름기 있는 표면에 잘 달라붙기 때문에 물만으로는 완전히 제거되기 어렵습니다. 비누는 계면활성제로서 화학적으로 작용해, 유기물에 붙은 세균을 유화시켜 물에 쉽게 씻겨 나가도록 도와줍니다.
◆ 손 소독제 VS 비누로 손 씻기
많은 사람들이 알코올 손 소독제를 손 씻기의 대체제로 사용하지만, 두 방법은 작용 방식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알코올 기반의 손 소독제는 약 70%의 에탄올과 이소프로판올을 주요 성분으로 합니다. 이는 세균의 지질막을 녹이고 단백질을 변성시켜 병원체를 사멸시키는 화학적 작용을 합니다.
이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피막(envelope)이 있는 바이러스는 알코올에 의해 쉽게 불활성화됩니다. 이는 알코올이 피막을 녹이면 바이러스의 구조가 무너지고 감염력이 사라지는 원리입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이물질이나 유기물이 손에 묻어 있는 경우에는 소독제만으로는 병원체를 충분히 제거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땐 반드시 흐르는 물과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비누는 계면활성제로 작용해 기름기와 함께 세균을 물에 씻어내며, 일부 알코올에 강한 병원체도 제거할 수 있습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처럼 피막이 없는 바이러스는 단백질 기반의 캡시드(capsid)로 보호돼 있어, 알코올에 대한 저항성이 강합니다. 이런 바이러스는 알코올로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
◆ 올바른 손씻기 9단계
첫째, 흐르는 따뜻한 물(37-43도)에 30초간 손을 적신다. 둘째, 비누 거품을 낸 후, 손바닥, 손가락 끝 지문 부위 등을 서로 문질러 씻는다. 셋째, 두 손을 서로 문질러 손등을 잘 씻는다. 넷째, 깍지를 끼고 손가락 사이를 잘 씻는다. 다섯째, 엄지손가락을 반대 손바닥으로 돌려서 문지르며 잘 씻는다. 여섯째, 손가락을 반대편 손바닥에 놓고 문지르며 손톱 밑을 잘 닦는다. 일곱째, 손목을 잘 씻는다. 여덟째, 흐르는 물에 손목부터 손가락 아래 방향으로 씻어 낸다. 아홉째, 손의 물기를 닦는다.
◆ 의료인도 손 위생에 경각심 필요
손 씻기만 제대로 실천해도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료 종사자에게도 중요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의료 종사자들의 손 위생 준수율은 평균적으로 50% 미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는 검체 채취 과정에서의 오염 방지와 병원 내 교차 감염 차단에 있어 심각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비 의료인으로서, 의료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손 씻기를 통해 손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감염 예방이 일상화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청년서포터즈 8기 박시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