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발표 '일주일'...서울 아파트시장, 매물 8만건 돌파 속 거래량은 86% 급감 '온도차'

등록 2026.03.25 08:00:03 수정 2026.03.25 08:00:13
김재두 기자 suptrx@youthdaily.co.kr

보유세 57% 인상...매물 쏟아졌지만 매수세는 '실종'
세금 부담 임대차 전가·고가 월세지수 최고치 131.2

 

【 청년일보 】 공시가격 열람 발표 일주일 만에 서울 아파트 시장이 매물이 8만건 넘어선 반면 거래량은 86.4% 급감하는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세금 이슈로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분위기나 시장에 나온 공급 물량을 고금리와 대출 규제 등으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보유세가 최대 57%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에 집주인들은 매물을 내놓고 있으나, 고금리와 대출 규제 그리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기대 심리가 겹치면서 매수자들이 자취를 감췄다.

 

세 부담이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로 이어지며 월세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공시가격 인상 여파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지난 17일 발표된 지역별 공시가격 변동은 자산 양극화 현상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29.04% 급등하며 전국 자치구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강남구 26.05%, 송파구 25.49%, 서초구 23.32% 등 한강벨트 지역의 상승률도 25% 안팎에 달했다.

 

반면 제주 -1.76%, 광주 -1.25%, 대전 -1.12% 등 5개 시도는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변동률은 3.37%에 그치며 서울과 지방 간의 자산 쏠림이 수치로 확인됐다.

 

공시가격 폭등은 보유세 부담 급증으로 직결된다.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 12억원 초과 주택은 전국 48만7천362가구로 작년보다 53.25% 증가했다.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의 올해 보유세는 2천855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1천829만원에서 56.1% 오른 수치다. 강남구 신현대 9차 역시 약 57% 수준의 세부담 인상이 예상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시가격 인상은 가격을 한 번에 누르는 변수라기보다 매물 확대 압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유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절세형 매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세금 압박을 이기지 못한 매물은 빠르게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공시가 열람 발표 다음 날인 18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전날보다 1천205건 급증한 7만8천77건을 기록했고, 21일에는 8만건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1월 5만6천107건 대비 약 40%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9월 이후 최대치다. 오는 6월 1일 보유세 과세 기준일과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이전에 매도를 완료하려는 움직임이 매물 급증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매물이 쌓이는 것과 달리 거래 시장은 얼어붙었다. 서울부동산거래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6월 1만1천269건으로 고점을 찍은 뒤 등락을 반복하다 올해 3월 1천596건(24일 기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3월(9천799건)의 16% 수준이다.

 

같은 기준 평균 거래금액도 3월 현재 9억6천526만원으로 10억원 선이 깨졌다. 공시가격 발표 이후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관망세와 대출 규제에 따른 매수 부담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핵심 지역 가격이 오히려 먼저 약세를 보이는 '코어 디스카운트' 현상에 주목했다.

 

박 위원은 "가격 부담과 세금 변수, 인구 구조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핵심 지역의 가격이 먼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초고령사회라는 구조 변화가 부동산 시장의 작동 방식 자체를 조금씩 바꾸고 있는 셈"이라고 짚었다.

 

직주근접 수요가 강한 3040 세대의 수요는 여전하지만, 정부의 세제 압박이 강한 올해까지는 핵심지의 매도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집주인의 세금 부담이 임대차 시장으로 전가되는 징후도 뚜렷하다. 지난해 12월 KB부동산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131.2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8.51% 상승하며 2016년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올해 1월 서울의 월세 500만원 이상 고가 거래는 185건으로 전년 동월 91건 대비 103.3% 급증했다. 이 중 85.9%가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집중되며 고가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가 가팔라지고 있다.

 

함 랩장은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하기보다 환금성이 좋은 핵심지 아파트로 자산을 압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실수요자라면 다주택자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내놓는 2분기 절세용 급매물을 매입의 기회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공시가격에 대한 의견 제출은 4월 6일까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 등에서 가능하다. 국토교통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4월 30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최종 결정해 공시할 예정이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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