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해 한국 해외건설 수주액이 472억7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제2의 중동 붐이 일었던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체코 원전 수주 등 굵직한 프로젝트 성공에 힘입어 유럽 시장이 급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472억7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2014년 660억달러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며, 2015년(461억달러)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400억달러 선을 돌파한 수치다.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지난 2021년 잠시 주춤한 이후 2022년 309억8천만달러, 2023년 333억1천만달러, 2024년 371억1천만달러에 이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7% 이상 성장하며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번 실적 호조는 유럽 시장의 약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역별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유럽이 전체의 42.6%인 201억6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전통적인 텃밭인 중동을 제치고 1위 지역으로 올라섰다. 이는 전년(50억6천만달러) 대비 무려 298% 폭증한 수치다.
유럽 시장의 급성장은 187억2천만달러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EDU II) 수주가 이끌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따낸 이 사업은 1천MW급 한국형 원전(APR1000) 2기를 공급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단일 사업만으로 전체 실적의 40% 가까이를 책임졌다.
이어 중동 지역이 119억달러(25.1%)로 2위를 차지했고, 북미·태평양 지역이 68억달러(14.3%)로 뒤를 이었다. 중동 지역 수주액은 전년(184억9천만달러)보다 35.8% 감소했으나, 여전히 매년 100억달러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핵심 시장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했다.
국가별로는 체코가 187억달러(39.6%)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으며, 미국(58억달러, 12.3%), 이라크(35억달러, 7.3%) 순으로 집계됐다.
공종별로는 대형 원전과 플랜트 사업이 포함된 산업설비가 353억달러로 전체의 74.6%를 차지했다. 이어 건축이 72억달러(15.3%), 전기가 18억달러(3.9%)를 기록했다.
단순 시공을 넘어선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 분야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눈에 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필수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은 2024년 40만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4억8천만달러로 급증했다.
또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분야는 2022년 첫 진출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7억3천만달러를 수주했으며, 카타르에서는 13억7천만달러 규모의 이산화탄소(CO2) 포집 및 이송·보관 사업을 따내는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다만 중소기업의 실적은 다소 위축됐다. 대기업 위주의 대형 프로젝트가 실적을 주도한 가운데, 중소기업 수주액은 전년 대비 18.5% 감소한 15억5천만달러에 그쳤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