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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세계인의 화합무대...불필요한 '젠더갈등' 바람직한가

올림픽서 분 ‘변화’의 바람...유니타드 상쇄한 ‘숏컷 페미’ 논란
"온라인 학대"...한국의 성 평등·저출산 이슈까지 도마 위 올라
'젠더갈등' 심화 분위기 우려..."불필요한 논쟁 멈춰야 할때"

 

【 청년일보 】 성차별적 유니폼을 거부하고, 머리는 짧게 잘랐다. 올해 도쿄올림픽은 특히 여성 국가대표 선수들이 시도한 ‘관습 깨기’가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세간의 관심을 야기하고 있다.

 

올림픽 개막식 공동기수로 남녀 선수가 함께 나서고, 역대 최고 여성 참가자 비율을 달성했다며 ‘성 평등 올림픽’을 강조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정신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독일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은 그간의 오랜 관행을 깨고 전신을 덮는 '유니타드(unitard)' 형태의 유니폼을 착용했다.

 

흔히들 수영복 형태로 알고 있을 전통적인 체조 유니폼은 '레오타드'라고 불린다. 레오타드는 여성 체조 선수들의 신체를 과도하게 노출시킨다며 성적 대상화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복식이기도 하다.

 

독일 대표팀의 파올리나 쉐퍼 선수는 7월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 팀 새 옷이 어떤가?"라며 유니타드를 착용한 단체사진을 올렸고 1만8천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성별을 딱히 구분하지 않는 '젠더리스(genderless)'와 여성의 몸을 압박하는 대신 편안한 착용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패션·유통 등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스포츠 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여성 선수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멈추라"는 목소리가 국제무대에서까지 울려 퍼지고 있다.

 

그런가하면 한국에서는 어느 여성선수의 숏컷 헤어스타일이 연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이제는 정치인, 연예인들까지 숟가락을 얹고 있다.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일부 누리꾼들이 안산 선수(20·광주여대)의 숏컷 스타일, 출신 학교부터 그가 과거 SNS에 올린 글에 웅앵웅, 오조오억 등 남성혐오 용어가 사용됐음을 지적하면서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지난 5월 유통업계에서 불거졌던 ‘남혐 손가락’ 논란과도 일맥상통한다. 1일 트위터의 '여성혐오_키워낸_기업'이란 계정 운영자는 ‘GS리테일은 억지 남혐 논란의 씨앗에 물과 거름을 주어 성차별주의자들의 목소리를 키운 현 사태에 반성하고 사죄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내용을 살펴보면 남혐 손가락 논란에서 GS리테일이 성차별주의자들의 요구에 순응하는 선례를 만드는 바람에 한국의 금메달리스트가 숏컷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온라인 학대’를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적시하고 있다.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8일 “(안산 선수가)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엘리트 체육시스템의 덕을 본,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해명과 사과, 그리고 (양궁)협회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이에 대응해 대한양궁협회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안 선수에게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는 글들도 우후죽순 올라왔다.

 

이 같은 사태는 로이터통신, BBC 등 외신에 보도되고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기까지 하면서 결국 유의미한 결론은 없고 남녀 간의 첨예한 갈등만 부각시킨 채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한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았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최초의 나라로 인정 받은 셈인데, 이 때문인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의 행보에 전 세계가 이전보다 훨씬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점에 비춰볼때, 과연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이 보여준 ‘숏컷 페미’ 사태가 격상된 국격에 걸맞았는지 다시 돌아볼 일이다. 더 나아가 남녀간 불필요한 성차별 논쟁을 이쯤에서 마쳐야 할 때가 아닌지 깊이 되새겨봐야 할 시점이다.

 

 

【 청년일보=정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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