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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98%의 비밀, 나는 정직한가?

 미국의 전설적 골퍼인 보비 존스는 러프에서 공을 치려고 할 때 공이 조금 움직이는 것을 봤다고 한다. 그러나 이 광경은 존스 외에는 아무도 볼 수 없었고, 나중에 이런 사실이 발각될 우려도 없었음에도 그는 스스로 벌타를 받았고 결국 경기에서 지고 말았다.

나중에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자들이 몰려들자 존스는 기자들에게“내 행동을 칭찬한다면 그것은 은행을 털지 않았다고 칭찬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기사로 쓰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1925년 US오픈대회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골프는 심판이 없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반칙을 했는지 판단하는 사람은 오직 경기를 하는 자신뿐이다. 훌륭한 기량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양심과 치열하게 싸워야하는 운동이라는 사실은 새롭게 알게 된 골프의 매력이다.

병무청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청렴한 행정기관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이는 그동안 각종 청렴교육, 캠페인 실시 등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룬 성과물로써 과거 병무청의 어두웠던 역사를 되돌아본다면 이와 같은 결과가 결코 가볍게 평가받을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청렴에 대한 인식도 뇌물수수와 같은 눈에 보이는 것만 평가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의식수준이 얼마나 정직하고 청렴한가를 측정하여 그 가치를 교육하고 지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목표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가가 잘 운영되려면 그 구성원인 국민과 공무원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성실하며 정직해야함은 너무도 당연하고, 세계인들부터 존중받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국민의 의식수준이 얼마나 건강한지와 결부되며, 이는 공무원의 정직성과 직결된다.

비록 뇌물수수와 같이 눈에 보이는 비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양심이 부패한 공무원이 많다면 그 기관은 청렴한 기관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감시와 통제가 허술한 곳에서는 언젠가 또 다른 비리와 부패가 싹틀 수 있기 때문이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이 있다. 늘 스스로가 유혹에 나약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작은 규칙 하나,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하나에도 늘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듀크 대학의 심리학교수인 댄 에리얼리는 인간에 대한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인간은 1%는 어떤 일이 있어도 착하고 1%는 어떤 일이 있어도 악하며, 나머지 98%는 때로 선하고 때로 악한 평범한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무의식중에 잘못을 저지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착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완전한 악인 1%가 저지르는 거대한 악행보다 평범한 98%가 저지르는 사소한 악행이 사회전체에 더 큰 해를 끼친다”고 주장한다. 가슴 뜨끔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꾸준한 교육과 학습효과 덕분에 업무와 관련된 금전청탁문화는 사라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기준에서 우리는 과연 정직하고 청렴하다 자신할 수 있을까. 

나는 98%에 드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인식에 안주하며 오늘도 작은 바늘을 훔치고 있다면“나는 언젠가는 소도둑이 될 것”이라는 금언을 수시로 스스로에게 되새김질하는 노력이 나를 포함한 모든 공직자에게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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