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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무색해진' 근본 취지…낡은 규제에 '반쪽' 된 동행세일

 

【 청년일보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약 보름간에 걸쳐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침체 된 내수를 활성화하는 한편 경영난에 허덕이는 중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이에 '경제위기 극복'과 '소비진작'이란 명분 아래 정부와 민간 유통기업들이 손을 잡고 행사를 진행 중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려 가전·자동차·백화점·대형 마트 등 제조·유통분야 대기업 23개사와 온라인 쇼핑몰 16개, 전국 전통시장 633개 및 5000여개의 동네 슈퍼마켓들이 대거 동참했다.

 

그러나 첫 시작부터 잡음이 들린다. 행사 시작 첫 주말인 지난달 28일. 대형마트들은 기존 의무휴업 규제에 묶여 문을 열 수가 없었다. 어찌보면 매출을 견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닌듯하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탁상공론에 대한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다.

 

당초 유통업계내에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소비자는 물론 제조 및 유통업계 모두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업계의 기대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나아가 행사에 따른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하고 있다.

 

특히 행사기간 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준수 여부를 두고 뒷말(?)이 적지 않아 보인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대형마트에 대해 월 두차례 휴업을 의무화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대다수 지역에서 둘째와 넷째 일요일을 지정하고 있다. 이에  이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들은 지난달 28일 전국 총 418개 매장 중 328개의 매장 문을 닫아야만 했다.

 

행사 기간 마지막 날인 오는 12일 역시 의무휴업 규정에 따라 또 한차례 휴업을 해야한다. 이들 두고 볼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에 따른 매출 타격은 연간 5조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구나 대형마트들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어찌보면 정부가 추진 중인 '동행세일'은 이들에겐 '한줌의 소금(?)'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에 다양한 판촉행사를 기획 하는등 만반의 준비를 했으나, 의무휴업제란 그늘에서는 벗어날 수는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협력사들의 재고 소진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했으나, 대기업이란 이유로 각종 규제에 묶여 실적 향상을 위한 방법 마련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과연 소비진작과  중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활력 제고란 행사 취지에  부합하는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주말에 쇼핑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에서 '동행세일' 기간 중 (대형마트들이) 두 차례나 의무 휴업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큰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4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대상으로 매달 둘째주와 넷째주 일요일을 의무휴업토록 강제한 유통산업발전법 시행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더욱이 중소상공인 보호 취지로 제정된 해당 법안에 대해 정작 중소상공인들 역시 개정을 요구하는 등 '갑론을박'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법 시행 5년 후인 지난 2017년 9월에는 약 1천만 중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가 도화선을 당겼다.

 

이들은 대형마트들의 모임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와 손잡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5년 간의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되레 골목상권을 살리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불편만 야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오호석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의무휴업이 시행된지 5년이 지난 지금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반면 이들의 주장에 대해 다른 소상공인 단체가 정면 반박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일례로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평일로 바꾸자는 의견에 결사 반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의 불씨는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대형마트는 물론 재계 단체들은 의무휴업이 골목상권 보호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며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동행세일을 비롯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정부 주도로 행사를 추진할때마다 민간의 참여를 촉구하면서도 정작 업계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목 상권의 전통 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 추진이 정말 실효성이 높은 것인지, 아니면 표퓰리즘에 기반한 것에 불과한 것인지 정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소비 흐름이 이미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비대면) 채널로 급 선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유지한다는 건 시대 변화의 흐름에 역행하는 낡은 규제일 뿐이다.  

 

좋은 취지에서 실시된 '대한민국 동행세일'. 소비패턴의 변화를 간과한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말미암아 그 효과가 반감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 청년일보=길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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