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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산 게임의 중국 판호 획득...무작정 좋아할 일인가

 

【 청년일보 】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희소식이라 할 만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중견 게임업체인 펄어비스의 모바일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에서 외자판호를 발급 받은 것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판호 획득은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이후 6개월 만이다. 검은사막 모바일과 함께 스튜디오비사이드에서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 '카운터사이드'도 판호 획득에 성공했다. 판호 획득 소식에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외자판호의 획득이 향후 회사 경영에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듯 하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발급받아야 하는 일종의 판매 허가권이다. 판호는 중국내 기업이 신청해 발급받는 내자판호와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허가하는 외자판호 두가지로 구분된다.

 

이번 펄어비스의 중국의 판호 발급을 두고 국내 게임업계는 고무적인 반응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 6월 29일 열린 '마블 퓨처 레볼루션' 미디어 쇼케이스 현장에서 "한국 게임업계에 긍정적이고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며 "검은사막 모바일의 판호 발급으로 이젠 중국시장 진출이 가능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7년 3월 중국은 우리 정부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문제로 적잖은 갈등을 빚었다. 이같은 영향에 국내 게임업계는 수출길이 막히면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신작의 중국 시장 진출이 난항을 겪게되면서 국내 게임업계는 다소 고전을 한게 사실이다. 반면 중국 게임업체들은 아무런 규제 없이 국내 게임시장에 진입, 활개를 치며 막대한 수입을 거뒀다. 올해 들어서도 수 많은 중국 게임업체들이 국내 게임시장에 진출,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주요 매출 지표로 활용되는 구글 플레이 최대 매출 순위에서 20위권 내에 오른 중국 게임은 1일 기준으로 ▲기적의 검(6위) ▲백야극광(8위) ▲라이즈 오브 킹덤즈(10위) ▲삼국지 전략판(12위) ▲천상나르샤(19위) 등 5개사나 된다.

 

그나마 최근 국내 게임업체들이 고군분투하며 선정했기에 이 정도다. 매우 심각한 경우에는 국내 게임시장의 매출 기준 10위권내 기업 중 중국기업이 절반을 차지하는 등 거의 휩쓸다시피 한 시기도 있었다.

 

반면 중국내 판호를 획득한 게임도 중국 시장에서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만도 아니다. 넥슨의 기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미성년자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1년 가까이 출시가 연기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판호를 획득한 바 있는 서머너즈 워는 중국 현지에 존재하는 다양한 안드로이드 마켓이 아닌, 애플 앱스토어 위주로 서비스 되는 등 상당한 제약을 받으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국내 게임업계내에서는 중국의 판호 획득으로 시장 진출 길이 열린다 해도 외국 게임업체에 대한 각종 규제 등 걸림돌이 많다는 점에서 원활한 서비스를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기까지 가시밭길이 아닐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번 펄어비스의 중국 판호 획득이 '한한령' 완전 철폐의 영향이 아닌 최근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국내 게임 수출에 여전히 불안정성이 잔존해 있다는 의미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중국은 글로벌 고립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 한미 정상회담 발표에 중국의 반응이 예상보다 약했던 것이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제 통상 질서에서 중국 판호 차별만큼 좋은 소재는 없다"면서 "한중 간 불균형은 누가 봐도 상식의 수준에서 알 수 있는데, 문제는 정부나 게임업체들이 이를 외면하는데 있고, 결국 이들이 힘을 모아 대응하지 않으면 판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불가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요컨데, 국내 게임업체들은 지난해 12월까지 무려 3년 9개월간 단 한건의 중국내 판호를 획득하지 못했다. 이번에 판호를 획득한 게임을 합쳐도 4개에 불과하다. 그 사이 일본과 미국 게임업체들이 획득한 판호는 100개가 넘는다. 

 

여전히 중국시장의 판호 발급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국산 게임들이 적지않다.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기하는 게임들도 상당수다. 

 

검은사막 모바일과 카운터사이드의 발급으로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완전 개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물론 펄어비스의 중국 판호 획득은 고무적이다. 다만 간만에 판호 1건 획득했다고 들떠서 무작정 기뻐해야 할 일은 아니란 점을 지적하고 싶다.

 

지금부터라도 국내 게임업계와 정부는 지난 2017년 이전처럼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도록 외교적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중국 게임 시장 진출은 가시밭길인 반면 국내 게임 시장은 빗장을 풀어놓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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