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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미래가 되는 청년청] ⑫ "일상의 소중함과 삶의 여운"...난초난초의 식물에서 배우는 공존

식물생활 책 발간...50종 이상 풀 발견해 풀 지도' 제작
식물 관찰 사람들과 공유..."주변 식물에 관심 가져주길"

 

[편집자주] 청년일보는 서울시, 청년허브와 함께 청년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창업과 미래를 향한 도전과 성취의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꿈이 미래가 되는 젊은이들의 삶의 궤적을 하나씩 모아본다.

 

[글 싣는 순서]

 

⑩ "공허한 나비의 날갯짓이 나비효과가 되길"...네꿈내꿈이 네팔 사회에 쏘아올리는 작은 공

⑪ "참여로 탄생하는 시각예술의 세계"....다양성을 예술로 승화시킨 레겔메싷

⑫ "특색이 드러난 조화"...식물에서 배우는 공존...난초난초

 

【 청년일보 】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다. 이들은 각자의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개별적 인격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생각도 차이를 나타내게 된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 상이한 주장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다. 이견의 제기는 때로 대립의 양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서로간의 이해와 조율로 마무리된다.

 

개인들의 특색을 존중하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의 방법은 식물들의 삶에도 투영되어 있다. 식물들의 특성은 개별적이나, 생태계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치도 이와같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식물들에 대한 관심과 관찰은 그러한 다양성을 이해하며 삶에 접목시켜  우리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거나 해석해보는 방법이기도 하다.

 

◆ 식물생활 두 권 책 발간...50종 이상 풀 발견해 지도 제작

 

이번에 만난 안난초 난초난초 대표는 식물을 소재로 삼아 만화를 그리고 있다. 대학원 시절 전공수업을 듣다가 산책 시간에 식물을 살펴본 것이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식물에 대한 흥미가 생기면서 만화 소재로까지 설정하게 됐다고 안 대표는 소회했다.

 

 

식물에 대한 흥미에서 비롯된 남다른 관심과 관찰을 통해 안 대표는 '여기 풀이 있을 지도'를 제작했다.

 

'여기 풀이 있을 지도'는 서울혁신파크 정문 반대편에 있는 '열린 녹지'를 2020년 여름 동안 관찰한 결과물이다.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50종 이상의 풀을 발견 후 관찰했다.

 

안 대표는 "'여기 풀이 있을 지도'가 이전에 알던 길이 새롭게 보이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가이드가 되었으면 해요"라고 말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아무런 관심없이 지나치던 도로, 거리가 새로운 의미를 지닌 삶의 한 부분으로 다가온다. 어린 시절 네잎 클로버를 찾던 순수한 마음처럼 거리에서 또는 작은 오솔길에서 만날 수 있는 꽃들과 풀잎들에서 잊었던 기억과 추억을 자극하는 삶의 여운이 배어나온다.   

 

안 대표는 서울의 동네마다 '여기 풀이 있을 지도'가 제작되는 소망을 갖고 있다. 

 

그는 "도시 식생에 대한 주민의 자발적인 기록물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라며 "이와 같은 기록물이 특정 지역이 자생력을 갖추게 하고 재생되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해요"라고 말한다.

 

애정이 어린 눈빛으로 바라볼 때 사소한 일상도, 우리의 삶의 공간도 저마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공간으로 탄생하게 된다. 안 대표는 어쩌면 누구보다 먼저 그런 일상의 중요함과 삶의 여운이 갖는 의미에 대해 깨달음을 얻지 않았을까.

 

◆ 식물 관찰 사람들에 소개..."주변 식물에 관심 가져주길"

 

안 대표는 지금도 서울혁신파크 내부를 산책하면서 주기적으로 식물들을 관찰하고 있다. 심층적으로 살펴봐야겠다고 하는 식물은 작업실로 가져오기도 한다. 서울혁신파크 내에 많은 식물들이 있는 것이 도움이 되고 있다.

 

안 대표는 "(식물을 자세히 보게 되면) 주변에 항상 있었을 텐데도 이제서야 보는구나는 생각을 하곤 해요"라며 "이 과정에서 신기함, 반가움, 놀라움 등의 감정이 생겨나죠"라고 말했다.

 

그는 갤러리 달걀 책방과 열리는 '풀의 앞에서' 전시회와 연계해 연희동 소재 궁동산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식물을 관찰하고 드로잉했다. 식물 관찰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한 것이다.

 

안 대표는 "(다양한 연령대들이) 도시 안에 있는 크고 작은 뒷산들을 보호하기 위한 행사였어요"라면서 "더 많은 전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맞닥뜨렸죠"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안 대표는 "주변에도 식물들이 많으니 관심을 가져주세요"라고 말한다. 

 

늘상 보던 평범한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애정어린 시각으로 바라볼 수록 놓쳐 버렸던 일상의 소중함은 새로운 의미를 지니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따스한 어느 날의 햇볕, 놀 지는 저녁의 하늘에서부터 누군가에게 전했던 한 송이의 꽃, 그 꽃말에 담긴 의미까지. 

 

안 대표가 제작한 '여기 풀이 있을 지도'를 보면 다양한 식물들이 모여 열린 녹지를 함께 구성하고 있다. 풀들의 특성도 다르고 모양도 제각각이다. 그 다양함 속에 담긴 공존이라는 삶의 의미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 어우러져 서로의 이견도 더욱 존중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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