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소속 상장사의 사외이사 10명 중 3명 이상이 금융감독원이나 검찰 등 소위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비중을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17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발표한 '2018년 주주총회 임원선임 안건 분석-30대 그룹 중심'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한 30대 그룹 소속 상장기업 111개사를 분석한 결과, 3대 권력기관 출신 비중이 35.4%로 2016년 31.8%보다 3.6%P 증가했다.
보고서가 분류한 3대 권력기관은 국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금융위원회 등 금융 관련 감독기관과 사법기관은 검찰과 법원 등이다.
10대 그룹 중 롯데그룹과 SK그룹에서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특히 높았다. 롯데그룹은 2016년 56.3%에서 2018년 100%로, SK그룹은 같은 기간 27.3%에서 33.3%로 증가했다.
아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그룹은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출신 사외이사 선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G와 SK는 현직 법무·회계법인 출신 사외이사가 없는 반면 현대차와 한화는 각각 33.3%, 22%였다.
10대 그룹 상장사는 15.2%, 30대 그룹 상장사는 20.8%로 조사됐다. 30대 그룹에 법무·회계법인 출신이 더 많은 것은 10대 그룹 중 6개(LG, SK, GS, 한진, 롯데, 현대중공업) 그룹이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현직 교수 사외이사의 소속은 특정 학교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그룹 소속 상장사의 사외이사,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상금감사(이하 사외이사 등)의 66.7%는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 4개 학교에 재직 중이다. 상위 10개로 범위를 넓히면 사외이사 등의 비중은 87%였다.
또한 30대 그룹 소속 상장기업의 사외이사, 감사위원, 상근감사를 차지한 교수들의 재직 대학이 특정 학교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KAIST 등 상위 10개 대학 소속 교수의 비중이 87.0%에 달했다. 특히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 학교의 비중이 57.5%로 절반을 넘었다.
안상희 본부장은 "매번 주요 그룹의 주총에서 대관업무를 고려한 특정 분야 출신의 사외이사 선임이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확보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