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문재인 정부 들어 유난히 부동산과 관련한 신조어(新造語)가 넘쳐나고 있다. 신조어는 말 그대로 새로이 만들어져 사용되는 것으로 당대의 사회문화 현상을 반영한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영끌'과 공포에 의한 매수를 뜻하는 '패닉 바잉'은 이제 일상 언어가 될 정도로 익숙해졌다. 집값이 치솟아 갑자기 거지 신세가 된 무주택자를 의미하는 '벼락거지'도 마찬가지. 시대적 분위기를 풍자한 '부동산 블루'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대유행으로 생겨난 '코로나 블루'를 부동산 시장에 차용한 것이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19로 인해 생긴 우울감이나 불안감, 그리고 무기력증을 말한다. 집값 폭등은 코로나 19보다 더욱 큰 우울감, 불안감, 그리고 무기력증을 낳는지도 모른다. 월급만 모으고 재테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거지로 전락하면서 나만 뒤처진 것 같은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도 안겨주기 때문이다. 부동산 신조어가 봇물처럼 터지는 것은 집값 폭등에 대한 불만과 함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도시 땅 투기 사건은 자괴감과 함께 분노를 불러왔다. "영
【 청년일보 】 5번 핀은 삼각형으로 배열된 10개의 볼링핀 중에서 정가운데 위치해 있다. 흔히 스트라이크를 위해서는 맨 앞줄에 있는 1번 핀을 쓰러뜨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1번 핀 뒤에 숨어 있는 5번 핀을 노려야 한다. 이를 '킹핀(kingpin)'이라고 한다. 킹핀은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핵심의 의미로 사용된다. 최근 정치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기본소득제(基本所得制)가 내년 대통령 선거의 킹핀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본소득제는 일자리가 사라져 노동의 필요가 줄어드는 시기에 재산이나 소득의 유무,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와 관계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주는 게 골자다. 거슬러 올라가면 15세기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에게서 그 아이디어를 찾아볼 수 있다. 근현대의 많은 사상가들도 유사한 개념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마이너스 소득세가 유명하다. '부(負)의 소득세'로 불리기도 하는 마이너스 소득세는 소득이 일정한 수준을 넘는 사람에게는 세금을 내도록 하고, 이 수준에 미달하는 경우 미달하는 금액에 비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조세 제도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 청년일보 】 최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초대형 악재가 부상하고 있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중국 기원설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중국 기원설은 미국과 중국 관계를 뒤흔든 모든 문제 가운데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중국 기원설은 가뜩이나 심화되고 있는 반중(反中) 정서에 가속도를 붙일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최근 공산당 정치국 30차 집단학습에서 중국의 이미지와 국력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업무를 강화하라고 주문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중국 기원설의 무대는 우한(武漢)이다. 즉 우한연구소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것이 논란의 쟁점이다. 사실 우한연구소 유출설 자체는 새롭지 않다. 코로나 19가 '우한 폐렴'으로 불리던 사태 초기부터 소문으로 돌았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19의 기원과 관련해 정보기관이 추가 조사를 실시, 90일 이내에 다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 역시 중국을 코로나 1
【 청년일보 】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조국 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국 사태가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고, 내년 3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는 막연한 우려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최초로 연상되는 부정적 이미지가 내로남불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12일부터 나흘간 19~54세 성인남녀 8그룹을 대상으로 집단 심층면접(FGI)을 통해 이루어졌다. 집단 심층면접은 동질적 특성을 지닌 조사 대상자를 한 장소에 모아놓고 좌담 형식으로 의견을 청취하는 방법이다. 이 조사에서 2030세대는 내로남불 외에 성추행, 거짓말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압승을 거두었던 4·15 총선 때만 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에 촛불, 등대와 같은 긍정적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선, 내로남불, 무능력 등이 이미지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의인화를 통한 더불어민주당의 현재 이미지는 '독단적이고,
【 청년일보 】 지난 2000년 대학 입학을 위한 수능 지원자 수는 90만명에 육박했다. 2021년에는 49만3433명이다. 20년 사이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인데, 수능 지원자 수가 5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4년 수능 제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전문대를 포함한 올해 대학 입학 정원은 48만470명이다. 그런데 통상 수능 결시율은 10%다. 이를 감안하면 대학 입학 정원보다 수험생이 더 적은 '대입 역전 현상'이 본격화된 것이다. 올해 초 전북의 모(某) 대학은 이색적인 추가 모집 공고를 냈다. 수능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도 지원할 수 있고, 신청하면 100% 합격을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고교 졸업장만 있으면 다 받아준다는 것이다. 이 대학은 지난 1월부터 2월 말까지 6차례나 추가 모집을 했다. 하지만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입학 지원자 수가 정원에 300명 가까이 부족해 '고육책'을 내놓았지만 그마저도 무위로 돌아간 셈이다. 원서만 내면 합격하는 대학은 이 곳만이 아니다. 전국의 지방대 곳곳에서 무조건 오기만 하면 받아준다는 문구를 내걸고 추가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먼 영남과 호남지역 대학일수록 이 같은 양상이
【 청년일보 】 대한민국 검찰의 권한은 막강하다. 기소 독점주의와 기소 편의주의로 요약되는 기소권부터 그렇다. 기소 독점주의는 국가의 모든 기관 중 오직 검찰만 독점적으로 기소 권한을 갖는 것을 말한다. 또한 기소 편의주의는 기소 또는 불기소의 결정이 전적으로 검사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을 의미한다. 기소 독점권과 기소 재량권이 함께 주어지면서 힘 있는 기관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개시권과 종결권을 포함한 수사권, 그리고 형집행권과 영장청구권도 갖고 있다. 수사 개시권은 범죄의 혐의 유무를 밝히기 위해 범인을 확보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일을 시작할 권리를 말한다. 수사 종결권은 말 그대로 이를 끝낼 권리다. 사실상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검찰은 특정 정치세력에 우호적인 수사를 하는 정치 검찰, 이권에 개입하는 부패 검찰 등이 문제가 되면 자체 감찰, 특임수사 같은 방식으로 검찰권 행사에 제한을 가하려는 여론의 비판을 피해갔다. 검찰을 수사할 수 있는 기구가 없는 상태에서 이 같은 행보를 지속하는 사이 거대한 권력집단이 됐다. 사실 검찰이 어떤 견제와 통제도 받지 않고 이 같은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한을 행사하게 된 것은 그
【 청년일보 】 정부가 경제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쓰는 수단에는 크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2가지가 있다. 통화정책은 대부분 중앙은행이 관장하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정부 임의로 시행할 수 있는 수단은 재정정책 뿐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확장 국면에서는 세율을 높이고 정부 지출을 줄여 경기 과열을 억제한다. 반면 경기 축소 국면에서는 세율을 낮추고 정부 지출을 늘려 경기 활성화를 꾀한다. 정부 지출은 해당 연도의 국내총생산(GDP)을 변경시킬 만큼 영향력이 크다. 재정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정부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문에 핀 포인트(pin point) 집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정한 기술 분야의 지원이나 부진한 시장을 부양하고 싶다면 해당 부문에 배정된 예산의 크기를 늘려 집행하면 그만이다. 국회의 예산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여당 의석이 180석에 달하면 '통과 의례'에 불과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향후 5년간의 재정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회의에서 결정한 것을 바탕으로 차기 예산안 및 재정 운영 계획을 결정하기 때문에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조금 풀어서 얘기하면 중장
【 청년일보 】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업체 애플의 공동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1955년 생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42년 생이다. 나이만 보면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있지만 이들은 작고한 이후에도 여전히 글로벌 IT업계의 두 거두(巨頭)로 회자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리더십은 비교 대상으로 자주 거론된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컴퓨터를 만들면서부터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장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왔다. 애플, 맥킨토시, 3D 영화, 아이팟, 아이폰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마우스, MP3 플레이어, 터치 스크린 핸드폰, 태블릿 PC 등 그의 작품은 아니지만 이를 상용화 또는 보편화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삼성은 반도체, 핸드폰, LCD, 김치냉장고 등 어느 것 하나 먼저 발명해 내놓은 상품은 없다. 하지만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 상품의 가치를 일찍 꿰뚫어 더욱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글로벌 시장의 경쟁력을 높여 나갔다. 이를 진두지휘해 나간 사람이 이건희 회장이다. 스티브 잡스는 강력한 비전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자극할 능력을 갖춘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자신이 상상한 무엇인가를 머리 속에서 구체화하고, 결과로 가시화할 수 있는
【 청년일보 】 정부는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설명하는 3개 부처 합동 브리핑을 가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그리고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양국이 핵심산업 분야에서 경제협력 파트너 관계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특히 44조원에 달하는 한국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 결정은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미 백신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의 백신 생산 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추진 동력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이 남북간 대화와 협력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강조했다. 3개 부처 합동 브리핑은 전날 밤 9시를 넘어 공지될 정도로 갑작스러운 것이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긴급 지시 때문이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직후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방미 성과를 경제협력, 백신,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 분야별로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화 하라"고 말했다. 서둘러 마련된 대(對) 국민 홍보용인
【 청년일보 】 시대정신(時代情神)이란 한 시대에 널리 퍼져 그 사회를 지배하거나 특징짓는 정신을 말한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공정(公正)이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정은 집단 또는 사회 구성원에 대한 대우 또는 복리(福利)의 배분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공평히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해 불평등이 없음을 말하는 것으로 '불평등의 해소'가 이 시대의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이념에 따른 진영 대결로 갈등을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갈등이 세대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세대갈등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압력이 한껏 고조돼 언젠가는 터지고 말 '뇌관'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기성세대는 익숙한 기존의 질서를 고수하려고 한다. 반면 신세대는 새로운 변화를 따르려고 하기 때문에 마찰은 불가피하다. 특히 경제가 어려워지면 밥그릇을 오래도록 지키려는 기성세대와 이를 성토하는 신세대의 충돌이 두드러져 갈등은 더욱 심화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영끌', 주식시장에서의 '빚투'는 2030세대의 처연한 생존 몸부림이라고 할
【 청년일보 】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크랩 케이크로 오찬(午餐)을 함께 했다. 크랩 케이크는 미국의 대서양 연안에 있는 체서피크만에서 주로 생산되는 꽃게살을 이용하는 어묵과 비슷한 음식이다. 개척시대 체서피크만의 원주민들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대서양을 지나 북미 대륙에 처음 정착한 유럽인들이 처음 만든 음식이라는 설도 있다. 크랩 케이크는 꽃게를 잡기가 어렵고 위험해 1800년대 이전까지 흔한 음식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후 어업이 번성하면서 꽃게살을 구하기 쉬워져 동서부 해안지역에서 인기 있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냉장보관이 용이해지기 이전까지는 해안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였다는 것이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해 미국 측이 크랩 케이크를 메인 메뉴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회담 시간은 37분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는 곧장 4월 16일 개최된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간 정상회담과 비교됐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햄버거를 앞에 두고 2m 정도의
【 청년일보 】 공무원은 인류의 역사 시대 이래 존재한 매우 오래된 직종이지만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공무원과 공무원 조직은 근대 독일에서 시작된 것이다. 17~18세기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한 근대 독일 지역에서는 국가가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정책적 수요가 나타났다. 그리고 이같은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 현대 행정학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관방학(官房學)이다. 관방학이란 행정지식과 행정기술 등을 집대성한 학문체계다. 관방학자들이 효율적인 국가 운영을 위해 제안한 것이 연공서열과 상하관계의 조직 체계였다. 그리고 부서와 직원별 업무분장, 시험에 의한 선발, 문서주의 등이 나타나게 된다. 이 같은 초기의 공직제도를 시행한 결과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공무원 조직은 당시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철혈정책과 결합해 독일이 유럽에서 영국 및 프랑스와 어깨를 겨룰 정도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는 관료제와 같이 체계화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비효율성도 나타났다. 이 때 등장한 것이 바로 막스 베버의 관료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사분리와 전임직 제도다. 공사분리는 훗날 정치 중립 의무로 발전했다. 전임직 제도는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