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Financial Inclusion)이란 사회적 약자에게도 금융서비스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주체가 저축·지급결제·신용·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에 효과적으로 접근해 제도권 금융시스템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최근 '금융의 공공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은행·증권·보험권의 '포용금융' 현황을 조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기회 확장의 발판 마련"...은행권, 개인·기업 지원책 눈길
(中) "K유니콘 발굴 육성"...증권가, 스타트업 지원 '눈길'
(下) "금융 소외계층과 동행"...보험권, 공공의료 데이터 활용 '기대'
【 청년일보 】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은행권이 지역 사회와 상생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은행권의 포용금융 정책 일환으로 금융 소외계층에게 금융 접근성을 높여 취약가구 및 기업에 대한 기회 확장을 지원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는 한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중소기업 성장의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 금융당국 고통분담 독려...은행권 '돈보따리' 지원 화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례적으로 은행들을 찾아 고통분담을 독려하고 나서자 이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등 상생금융 방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이복현 원장은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BNK부산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DGB대구은행을 잇따라 방문해 상생금융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원장의 방문에 은행들은 저마다 상생금융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는 취약차주에 대한 대출금리 인하, 이자감면, 소상공인 금융지원에 대한 방안이 담겼다.
특히 이번 상생안은 차주들에 대한 금리 인하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는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차주 중 변동금리 비중이 60%를 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은 신용대출 신규 및 기한연장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0.5%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한다. 전세자금 및 주담대 금리는 0.3%포인트를 낮추고, 기업대출의 경우 기한을 연장할 경우 대출금리 7% 초과시 최대 2%포인트를 낮춰준다.
신한은행도 주담대 0.4%포인트, 전세자금 0.3%포인트, 신용 0.4%포인트 금리를 인하한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전세자금,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내리며, 우리은행도 주담대 최대 0.7%포인트, 전세자금 최대 0.6%포인트를 낮춘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권이 내놓은 상생방안으로 연간 차주 170만명이 3천300억원 수준의 대출이자 감면 효과를 볼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시중은행들의 이번 상생지원책은 금리인하 외에도 개인 또는 기업고객이 필요로 하는 지원책을 추가한 점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약 5천억원 규모로 제2금융권 대출 전환 상품을 출시했다. 사실상 1금융권으로의 대출전환을 통해 장기적으로 이자부담을 낮춰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출금액의 일정부분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방안도 마련됐다. 신한은행은 생애최초 주택구입 대출을 신청하는 청년층 고객에 대출금액의 0.3%포인트를 마이신한포인트로 지급한다.
또한 우리은행은 서민금융 대출상품 성실 상환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원금을 1% 감면해주는 정책도 내놨으며, 하나은행은 '햇살론15'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 잔액의 1% 금액을 캐시백해 준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됐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소호 컨설팅센터, 소호사관학교 등을 개최, 소상공인들의 경영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영업자 대상 연 최고 10%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 스타트업 성장 발판 제공...지원 프로그램 운영
아울러 은행들은 스타트업을 미래의 '유니콘'으로 만들기 위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 발전시키고 있다.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금융)의 경우 각 사마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금융그룹들은 최근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로 스케일 확장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먼저 KB금융지주의 KB이노베이션허브는 지난 2015년 3월 출범한 이래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술 스타트업을 'KB스타터스'로 선발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선발된 KB스타터스는 총 202개사이며, KB금융과의 누적 투자액은 1천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5월 출범해 올해 8기까지 총 302개사의 혁신 스타트업을 육성한 신한금융지주의 '신한 퓨처스랩'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로의 확장까지 모색하고 있다. 2016년 베트남, 2019년 인도네시아에 이어 지난해 11월 일본에도 진출하며 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최근 일본에 진출하는 스타트업 지원과 일본 현지 스타트업 육성을 목적으로 500억원 규모 한일 스타트업 투자펀드를 조성했다. 이번 펀드 조성은 작년 11월 일본에서 출범한 신한금융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신한 퓨처스랩 재팬'의 구체적인 방안 중 하나다.
올해 4월 기준 누적 투자액은 736억원에 달하며 누적 동문기업은 총 375개사를 기록했다.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누적 기업가치는 2조3천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이들 중 18개사가 중소기업벤처부 '아기 유니콘'으로 선정됐다.
최근 최종윤 신한금융 DT전략팀 부장은 "신한퓨처스랩 육성 기업은 생존율이 94.8%에 달하는데, 이는 일반기업 3년 생존율 41.5%와 5년 생존율 28.5%를 고려할 때 매우 높은 성과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또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국내 금융사 최초 6천억원 규모의 디지털 전략적 투자(SI) 펀드를 조성해 운용 중에 있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그동안 미래 유망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을 통해 총 116개 기업을 발굴했으며, 그룹과 연계한 사업협력 33건, 1천174억 규모의 직·간접투자 등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 외에도 지난해 선발한 '하나원큐애자일랩' 13기까지 하나은행이 지원한 기업 수는 156개, 직간접 투자연계는 약 435억원에 달한다. 또한 하나금융그룹과 사업연계 건도 95건, 예비유니콘으로 육성한 기업도 15개사를 돌파했다.
하나금융그룹에서는 타 지주와는 달리 은행이 직접 랩 운영을 하고 있으며, 은행권 최초로 은행내 스타트업 전용 사무공간을 제공해 상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