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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인류와 동물의 관계…진정한 '환대'

 

【 청년일보 】 21세기 인류는 산업화로 인해 풍부해진 자원과 고도로 발전된 기술 덕분에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동물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동물은 우리에게 식량을, 옷을 제공했고, 수많은 임상 실험을 통해 개발된 약과 치료법은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었다. 심지어 우리는 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원숭이를 우주에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동물들은 공장형 축사에 길러지고, 산채로 털이 뽑히고 실험을 당하는 등 엄청난 폭력을 감내해야만 했고, 인류는 인간을 위해라는 명목으로 동물들에 대한 끔찍한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


과연 인간이 인간이외의 존재에 대해 행사하는 폭력은 당연한 것일까? 더불어 그들의 희생 또한 당연한 것일까? 본인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인간에게 권리가 있듯 동물에게도 권리가 존재한다. 전통적인 서양 철학에서 데카르트와 같은 철학자는 동물은 인간과 다르게 이성이 없는 존재이므로 자동 기계 장치와 다를 바가 없다 표현하는 등 동물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인색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 동물권을 주장하는 피터 싱어, 톰 레건과 같은 철학자가 등장하며 동물의 권리에 대한 관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윤리학자 피터 싱어가 말했듯 벤담의 공리주의에서 주장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서 최대 다수가 꼭 인간일 필요는 없다. 동물은 인간과 비슷하게 쾌나 고통의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물은 인간과 다르게 이성이 없으며 쾌나 고통과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니 막 다뤄도 된다 라는 사고는 흔히 말하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둘째로, 우리는 동물에게 이성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주체 의식과 자의식을 지닌다.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지창할 줄 아는 침팬지만 봐도 그렇고, 먹이이지만 어린 사슴 새끼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지나치는 천적도 그렇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날 소와 돼지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예견한 듯 하루종일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이처럼 철학자 톰 레건이 칸트의 정언명령을 확대해 말했듯 동물들도 내재적 가치를 지닌 삶의 주체이며 따라서 도덕적 권리를 가지며 때문에 동물을 인간과 마찬가지로 수단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물론 그렇다고 극단적 채식주의자가 되라, 동물 실험을 전면 금지해야한다 등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육식은 인간의 본성이고 생존하기 위해선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이러한 자연의 순리를 무시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인슐린과 같이 동물 실험으로 발견한 치료제가 수많은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요지는 우리가 동물을 대할 때 보다 인도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3년 전 구제역이 한창 유행할 때, 동물보호단체에서하는 동물권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다. 주사기로 구제역이 걸린 돼지들을 고통없이 보내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적인 측면 때문에 살아있는 채로 땅에 묻는다는 것이 가히 충격적이었다.


인류는 고통을 느낄 줄 아는 생명체로서 다른 생명체가 느끼는 고통에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줄이고, 공장형 축사가 아닌 방목형 축사 등의 방법을 통해 그들의 고통을 줄여주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효율적인 방법보다 그들의 희생을 존중하고 인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끝으로, 동물에 대한 폭력성은 곧 인간으로의 폭력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우리는 이를 더 유의해야 한다. 실제로 살인범들은 살인을 저지르기 전 연습삼아 동물에게 학대를 자행할 확률이 높다는 유의미한 연구결과도 있다.


기본적으로 동물에 대한 폭력성은 인간중심주의, 다르게 말해서 동물을 인간보다 약한 존재라 인식하는 사고에서 기인한다. 문제는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로 불리우는 존재는 동물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동물에 대한 인식은 곧 우리 사회 약자에 대한 공감과 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리 인류는 인간 이외의 존재인 동물과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하는 가에 대해 고민하며, 진정한 '환대'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6기 추현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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