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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100만 시대(下)] "난임가정에서 독거노인까지"…지자체들, 유형별 관리체계 '진땀'

합계출산율 0.7명대…지자체들, 난임에 비혼모 우울증 경감 지원
초령화 사회 노인우울증 '경고등'…강릉시, 걷기로 건강 회복 도모
AI돌봄로봇, '고독사' 위험지역 및 '독거노인' 우울증 '전방위 관리'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보아도 지난 2022년 100만명을 넘어섰고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도 여전하다. 한때 일부만의 문제로 치부되던 우울증이 전 세대에서 나타나자 정부와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국민 정신건강 관리에 정책적 역량을 쏟고 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취업난·경제적 문제 복합적 원인 작용"…젊은 세대 흔한 질병 '우울증'
(中) 국민 건강 신호 '빨간불'…정부, 우울증 확산예방 해법 모색 '중지'
(下) "난임가정에서 독거노인까지"…지자체들, 유형별 관리체계 '진땀'

 

【 청년일보 】 최근 '인구소멸' 위기인해 지역이 해결해야하는 다양한 과제 중 하나로 '우울증'이 거론되고 있다.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는 우울증 환자는 최근 가파른 증가추세이 있으나, 전국 16개 시도 중 정신건강을 담당하는 정신보건과를 두고 있는 곳은 서울과 경기 2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제위기에 따른 직장 스트레스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다양한 우울증 발병 요인이 보고되고 있다며 전 국가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이에 전국 각지의 지방자치단체들은 관할 내 주민들의 우울증 등 정신건강 관리에 몰두하고 있다.


◆ 합계출산율 0.7명대…지자체, 난임부터 비혼모 우울증 경감 나서


최근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추락하는 등 '인구절벽'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각 지자체에서는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가정에 대한 지원에 정책적 노력을 쏟고 있다.


특히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난임 시술 부부의 약 85~87%가 난임으로 인해 정서적 고통,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으며, ‘자살에 대한 생각’으로 심각한 어려움이 있는 고위험군도 약 21~27%에 달한다.


이러한 난임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정서적 어려움을 해결하자는 요구는 약 75~78%로 높게 나타났으나, 실제 정서적 지지 및 심리적 상담을 위해 상담시설을 이용하는 비율은 약 3~5%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 서울시는 지난해 7월 난임부부, 임산부, 양육 모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서울권역 난임·우울증 상담센터'를 개소했다.


서울시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운영기관으로 선정하고 강남구 강남세브란스병원 내 상담실(강남센터)과 송파구 가든파이브(송파센터) 2곳에 서울권역 난임·우울증 상담센터를 설치했다.


센터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센터장)와 산부인과 전문의(부센터장)를 중심으로 임상심리사, 간호사, 정신건강 전문요원, 사회복지사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배치해 난임부부, 임산부, 양육 모에 대한 전문적인 심리 상담과 맞춤형 정신건강 의료 지원을 제공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개소식에 참가해 "서울권역 난임·우울증 상담센터는 임신과 출산, 양육과정에서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엄마아빠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정신건강 주치의가 돼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아빠가 건강해야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신념으로, 난임부부·임산부·부모 맞춤형 정신건강 의료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유관기관과 연계해 체계적인 서비스와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적 고립 위기를 겪고 있는 '비혼모'에 대한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비(非)혼모는 기존의 미(未)혼모에 대한 사회적 차별 의미 없이 청소년 임산부, 미혼, 이혼, 사별 한부모 여성을 모두 지칭하는 개념이다.


서울 마포구는 지난해 11월 개소한 '처끝센터'를 통해 비혼모들에게 용기를 전하고 있다. 마포구 처끝센터는 비혼모가 임신·출산·양육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 편히 통합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센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신고된 혼인 외 출생아가 9천8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3.9%에 달하지만 사회적 편견과 환경적 요인으로 비혼모가 출산을 포기하거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보나 공공서비스, 경제적 상담 지원 등을 제때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전체 임산부의 15% 정도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산전 우울증은 비혼모가 더 심하게 겪을 수 있다.


올해 초 마포구 처끝센터를 찾은 김(가명,28세)씨도 임신 중 이혼을 결심했지만 이혼 후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을지 막막한 심정이었다. 김씨는 마음 편히 대화할 수 있는 처끝센터에서 간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게 됐으며, 임신 검사로 태아의 건강도 확인하면서 한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포구 처끝센터는 또한 임신으로 우울증 약 복용을 중단했으나 대학병원의 한 달여 진료대기로 상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던 김씨를 위해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연계해 심층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센터는 기본 산전 임신 건강관리와 진료비, 영양제 지원 등 보편적 임산부 건강관리에 이어 출산 후에는 전문간호사가 가정을 방문해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살피고 대상자의 생활여건과 산후 우울과 같은 심리상태를 파악해 지역 내 다양한 복지시설과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 초령화 사회에 노인우울증 '경고등'…강릉시, 걷기로 건강회복 도모


아울러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우울증이 주요 질병으로 자리 잡으면서 노년기 우울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급격히 초고령사회로 넘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노인층 건강과 질병예방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난 2021년 우울증·불안장애 진료 통계에 따르면 전체 우울증 환자의 35.7%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60대 이상 인구 비율이 25.2%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이 같이 노인과 중장년층의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지자체는 다양한 지원책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노인층도 일상속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걷기운동이 우울감과 자살생각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연세대의대·아주대의대 정신과, 순천향대 부천병원 공동연구팀은 제7차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8)에 참여한 40~60세 6천886명을 대상으로 걷기운동이 우울감과 자살 생각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중장년층이 평소 걷기운동을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면 정신건강에 해로운 우울감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꾸준한 걷기운동이 중추 각성을 증가시키고 도파민, 에피네프린 등 다양한 신경 전달물질을 방출해 기분, 정서적 기능 및 스트레스 반응성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연구팀은 우울증 및 자살 충동과 관련한 뇌 유래 신경물질을 조절하는데도 걷기운동이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강원 강릉시는 2024년을 맞아 시민 건강증진을 위한 '걷기 생활화'를 도모하고자 '2024 강릉여지도 100만보 대장정 챌린지'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챌린지는 강릉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걷기 앱(워크온) 설치 후 '강릉여지도'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참여할 수 있다. 워크온은 걷기 등 신체활동을 장려해 생활습관을 변화시키고 비만, 우울증, 고혈압 등 시민들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걷기 습관 형성 플랫폼이다.


이어 강릉시 송정해변 송림이 맨발 걷기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은 '강문해변∼송정해변∼안목해변'으로 이어지는 바다와 접하고 있는데다 울창한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강문해변에서 송정해변을 거쳐 안목해변까지는 왕복 2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송정해변 송림은 1시간∼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돼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강릉시는 먼지 묻은 발을 털 수 있거나 물로 씻을 수 있는 편의시설을 확충해 이곳을 맨발 걷기 명소로 키운다는 목표다.

 


◆ AI돌봄로봇, 고독사 위험지역 노인 우울증 경감에 '효과'


최근 대전 영구임대아파트에서 협심증 증상으로 쓰러진 70대 입주민이 극적으로 구조돼 소중한 목숨을 구했다. 


위기에 처한 노인을 발견해 신고한 것은 다름아닌 인공지능(AI) 돌봄로봇이었다. 이같이 가족과 떨어져 혼자 거주하는 노인들이 우울증과 고독사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AI 돌봄로봇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AI 돌봄로봇이 노인들의 우울증 완화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충북 단양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초 65세∼85세 독거노인 110명에게 AI 돌봄로봇을 보급했고 약 3월 후인 12월 말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형노인우울척도(K-GDS) 검사를 실시했다. K-GDS 우울증 지수는 ▲0∼4점 정상 ▲5∼9점 경우울증 ▲10∼15점 중우울증으로 분류된다.


검사결과, 조사 대상 노인들의 우울증 지수는 평균 3.9점으로 AI 돌봄로봇 보급 이전인 지난해 9월 측정한 우울증 지수(평균 7.3점)보다 무려 3.4점 낮아졌다.


AI 돌봄로봇을 사용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노인들의 우울증 정도가 경우울증에서 정상범위로 호전된 것이다.


AI 돌봄로봇은 챗GPT를 활용한 대화기능을 갖춰 노인들과 간단한 대화가 가능하다. 또 응급안전 기능이 탑재돼 사용자가 '살려줘', '구해줘', '나 아파' 등과 같은 말을 하면 비상벨이 울리고 24시간 근무체제인 관제센터 직원이 AI 돌봄로봇을 CCTV로 전환해 노인의 상태를 확인하고 119에 출동을 요청하게 된다.


단양군은 AI 돌봄로봇에 대한 노인들의 만족도가 높고 우울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국비 지원 또는 군비 투입을 통해 AI 돌봄로봇 보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AI돌봄로봇을 비롯한 이른바 반려로봇은 반응이 좋아 전국의 지자체뿐만 아니라 노인복지관 및 사회복지관, 보건소등에서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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