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수도권 저가 아파트 매매가 늘어난 상황에서 올해 2∼3월의 상승 거래가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연합뉴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공개된 올해 2∼3월과 작년 12월∼올해 1월 계약 수도권 아파트(동일 단지·면적·층수 기준)의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비교 대상의 51.9%가 종전 계약보다 가격이 오른 상승 거래로 조사됐다.

앞서 작년 12월∼올해 1월의 실거래가가 직전 2개월(작년 10∼11월) 대비 상승 거래가 38.7%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에 비해 작년 10∼11월 대비 작년 12월∼올해 1월의 하락 거래는 54.5%였으나, 올해 2∼3월에는 직전 2개월과 비교해 하락 거래가 41.2%로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도 작년 12월∼올해 1월에 41.9%였던 상승 거래가 2∼3월에는 48.7%로 증가했고, 하락 거래는 51.7%에서 43.9%로 각각 감소했다.

이 가운데 서울은 2∼3월의 상승 거래가 53.4%를 기록하며 직전 2개월(30.7%)에 비해 상승 거래가 22.7%포인트나 증가했다.

동대문구(85.7%)와 동작구(71.4%), 구로구(69.2%), 성동구·용산구·강북구(66.7%), 송파구(63.6%) 등에서 상승 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실제 동작구 사당동 래미안로이파크 전용면적 84.98㎡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14억3천만∼14억8천만원에 팔렸으나, 올해 3월에는 14억8천만∼15억원 선에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또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95㎡는 올해 1월 16층이 19억6천만원에 팔렸으나, 3월에는 13층이 이보다 높은 20억5천만원에 계약됐다.

경기도는 작년 12월∼올해 1월 39.7%였던 상승 거래가 올해 2∼3월에는 52%로 증가했고, 인천은 40.6%에서 50.6%로 상승 거래가 늘었다.

지난달부터 상승 거래가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늘면서 호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3만3천333건으로 1월(3만2천111건) 대비 3.8%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는 2천665건으로 1월(2천456건)보다 8.5% 늘었다.

지난달 26일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을 앞두고 일부는 대출 축소 전에 미리 주택 구입에 나선 경우도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6억원 이하) 종료 직후 연 1%대 초저금리의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되면서 매매 거래에 숨통을 틔워준 영향도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1월 29일 신생아 특례대출 상품 출시 이후 현재까지 주택구입자금 용도로 총 1만3천여건(약 3조5천억원)의 대출이 신청됐고, 이 가운데 신규 주택구입용 대출은 4천100건(약 1조2천600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전체 주택 거래량 4만3천491건 가운데 9.4%에 해당된다.

대출자 모두가 신혼부부에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가정하면 2월 아파트 거래량(3만3천333건)의 12.3%가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아 내집 마련에 나선 셈이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신생아 특례대출은 지원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특례보금자리론에 비해 파급력은 적지만, 주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 최저 1%대의 초저금리를 이용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신혼부부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금리 인하 전까지 주택 거래 시장은 큰 변화 없이 완만한 증감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고, 스트레스 DSR도 도입돼 시장이 급반등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거래가 크게 늘지 않으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