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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초기비용 0원의 유혹…숨겨진 '고금리'의 실체

일부 중고차업계, SNS 영향력 활용한 영업 판매 활발
초기비용 0원에 신용불량자 전액무이자 등 '소비자 현혹'
일각. 과장 및 허위광고 지적 속 고금리 이자의 늪 '주의'

 

【청년일보】 최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에서 “초기 비용 0원에 차 구매하세요.” “군미필, 신용불량자 누구나 전액할부 가능” 등의 중고차 광고를 내세운 호객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인 대학생도 저렴한 비용으로 값비싼 외제차를 구매했다는 후기와 인증사진을 내세워 외제차 구매에 대한 환상을 조장하고 있다. 더욱이 하루 4000원만 투자하면 신차를 이용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광고도 즐비하게 게재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처럼 SNS를 통해 중고차업체들이 게재한 내용들이 허위 및 과장 광고일 가능성이 높다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값싼 가격' 내세워 차량 구매 유도...알고 보니 소비자 '현혹'

 

최근 일부 중고차업체들이 SNS의 영향력을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주요 수법이 목돈도 없고, 신용이 밑천한 사회초년생들을 상대로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이들의 소비욕구를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대학생 A씨는 최근 SNS에 올라온 중고차 전액할부 및 초기비용 0원이라는 광고를 접했다. 독일 유명 자동차 제조업체의 구매조건이 매우 좋아 차량을 구매하기로 결심, 매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A씨는 광고를 낸 해당 업체의 딜러를 만나 차량 구매 요건을 확인하면서 예상치 못한 수수료금리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더욱이 중고차 딜러가 제시한 차량구매 대금 및 할부 이율은 시중은행은 물론 캐피탈 금리보다 훨씬 높았다.

 

문제는 차량의 상태도 SNS에 올린 사진과 달리 엉망이었다. 단순하게 초기 비용 및 장기 할부 조건만을 예상한 A씨는 맘에 상처만 받은 채 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B씨는 신용불량자다. 하지만 B씨는 ‘신용불량자, 저신용자도 중고차 전액할부 가능’이란 광고문구를 보고 중고차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B씨도 A씨와 마찬가지로 차량대금 및 할부 이율에 따른 높은 수수료에 당황했다. 뿐만 아니라 중고차 딜러는 금융사를 소개해주는 댓가(수수료)도 요구했다. 

 

B씨는 “신용불량자라도 전액할부가 가능하다는 광고를 보고 매장을 찾았지만 해당 딜러는 신용등급이 불량하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했다"면서 "어렵지만 대출이 가능토록 해주겠다면서 제시한 수수료와 이율은 생전 듣지도 못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허위 과장광고를 통한 호객행위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장한평에서 20년 넘게 중고차 영업을 해 온 신 모씨는 “저신용자, 신용불량자가 전액할부로 차량을 구매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업체에도 간혹 ‘SNS에서 신용불량자도 전액할부로 중고차 구매가 가능하다'는 광고를 보고 '여기도 그렇게 하냐'는 문의전화가 온다"면서 "'이 같은 경우 가능성이 없다는 말로 돌려보낸다”고 덧붙였다.

 

신 모씨는 대출을 위해 소개하는 금융회사 대부분이 중고차업체와 제휴된 캐피탈 또는 대부업체로, 과장광고에 현혹돼 구매했다간 되레 사채로 인한 빚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최저금리로 누구나 전액할부'로 최상급 차량을 구매할 수 있고, 취등록세+보험료+100~500만원의 현금 여유자금까지 확보 가능하다는 광고로도 고객을 유혹한다.

 

즉 이들 업체들이 제기하는 여유자금이란 어떤 의미일까.  쉽게 말해 2000만원짜리 차량을 구매할 때 여유자금 500만원을 마련해준다는 것은 500만원을 더 할부로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의미다.

 

즉 동일한 차종이나 주행거리가 길거나 다소 하자가 있는 차량의 경우 그 만큼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이로 인한 차량 차익 만큼 추가로 할부를 받게 해주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신씨는 “중고차 업체들이 금융회사도 아니고 여유자금을 대출해 준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여기에도 마찬가지로 상상할 수 없는 고금리의 함정이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 커피 한 잔 값이면 ‘경차’가 내 손에(?)

 

 

현재 SNS상에서는 기아자동차의 대표적인 경차인 ‘모닝’을 하루 4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중고차업체의 SNS 광고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더욱이 이들 업체는 스타벅스의 커피 한잔 값에 내차를 가질 수 있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닝의 온라인 견적을 진행했다. 모닝의 가장 하위 트림인 ‘모닝 1.0 가솔린 베이직 플러스 오토’를 기준으로, 이른바 '깡통옵션'으로 산출한 비용은 총 1103만 8000원이었다.  이 중 온라인  견적은 선수율이 있는 만큼 할부원금은 994만원, 할부기간은  최대인 60개월로 지정했다.

 

해당 견적 결과에 따라 매달 납입해야 할 할부금은 18만 9953원. 차량 인도시까지 소요되는 비용은 110만 300원으로 산출됐다. 물론 자동차 취등록세 및 부대비용, 등록비용의 경우 지점 및 대리점에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고, 자동차 보험료는 별도다.

 

새차를 최하 모델로 가격을 산출했음에도 하루 4000원이라는 광고 문구처럼 가격을 산출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다. 더구나 광고 문구처럼 하루 4000원에 모닝을 내 차처럼 이용한다는 건 할부이자를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향후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총액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차량 구매방식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씨는 “하루 4000원이면 한 달에 12만원이다. 단순히 '커피 한 잔 값이네'라는 단순 계산법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며 "해당 SNS 광고에서 모닝 차량의 상태, 트림(등급)에 따른 옵션 사양, 사고 유무는 전혀 확인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어 "간혹 할부 기간을 상당히 늘려 잡고 계산하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중고차는 어쨋든 사용한 흔적이 있는 차인데다가 할부기간이 장기간일 경우 추가적인 금리 부담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씨는 SNS상에서 떠돌고 있는 중고 수입차를 저렴하게 구입했다며 올린 인증 사진에 대해서도 적잖은 의구심을 제기했다. 신씨는 “이곳 장한평 중고차 매매단지에도 상당수의 비싼 수입차들이 전시돼 있다”며 “업체의 젊은 직원들끼지 사진을 찍고 구매 후기라며 SNS에 올리는 등 자자극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고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고차 딜러는 "통상적인 상식에 맞지 않게 신용불량자, 군미필 등도 대출이 가능하다고 홍보하는 업체들은 최대한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이 같은 방식으로 홍보하는 업체의 경우 사업장 주소 그리고 실제 매물의 유무도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실제 모닝을 하루4000원에 구입 가능하다며 홍보한 업체의 주소를 네이버 위성지도(2019년 2월 기준)로 확인해 보니 그 주변은 밭이었고, 조립식으로 보이는 건물이 전부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전히 중고차업체의 일부가 불법 사채업체와 손을 잡고 있다”며 “딜러는 차량 판매 차익과 고금리의 할부이자에 대한 일부 수수료를 챙기고, 사금융업체는 고금리로 인한 이자수익을 챙기는 등 서로 윈윈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금전적 부담은 소비자가 떠안게 되는 셈으로, 자칫 판단을 잘못해 사채를 이용해 차량을 구입할 경우 고금리 이자부담은 물론 원리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할 경우 끔찍한 경험을 겪을 수 있다"면서 "비상식적으로 차량이 싸거나 구매 조건이 좋을 경우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청년일보=임이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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