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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위기의 제약·바이오(中)]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에만 집착...반복되는 악재들

성분 관련 자료 허위 작성·원료 눈속임 등 허가 과정서 문제 발생
업계 일각 “제약·바이오업계, 결과만을 강조하는 풍토 탈피” 지적

 

【 청년일보 】 제약 바이오업계의 기업들이 한순간에 하향길로 접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공통적으로 ‘임상 과정’에서의 문제를 간과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적지않다. 즉 신약 개발에서 '과정'을 도외시한 채 ‘결과’에만 집착하다보니, 향후 뒤늦게 문제가 발생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또 다른 결과를 낳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인보사’ 성분 관련 자료 허위 작성·제출한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허가 과정에서 제출한 자료 중 2액 성분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보사는 ‘연골세포’와 ‘TGF-β1’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1액(연골세포)과 2액(형질전환세포)으로 구성된 세포 유전자 치료제인 만큼, 2액이 1액과 같은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려면 1액과 2액의 단백질 발현 양상을 비교·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과정에서 1액과 2액의 혼합액과 2액을 비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가 2액의 최초 세포를 분석한 결과,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특이적 유전자(gag, pol)도 검출됐다. 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신장세포가 아니라는 증거로 제출한 자료가 허위였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미국 코오롱티슈진 현지실사 결과에서는 허가 전 2액 세포에 삽입된 TGF-β1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가 변동된 사실을 알고도 관련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식약처가 2016년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품목허가 신청 당시 제출받은 자료에는 유전자 삽입 개수가 14개인 것으로 적혀 있었는데, 이후 미국 코오롱티슈진이 진행한 실험에서 유전자 삽입개수가 35개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삽입 위치도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결정 당시 식약처 바이오생약국 강석연 국장은 “이와 같은 결과는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신장세포가 아니라는 증거이자 제출한 자료가 허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코오롱생명과학은 해당 사실을 뒤늦게 알았더라도 식약처에 밝혔어야 했다”고 말했다.

 

 

◇ ‘메디톡신’ 허가 과정서 ‘원료’ 속인 메디톡스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무허가 원액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생산하고 제품 원액 정보 및 역가(효능 강도) 시험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메디톡스 역시 허가 과정에서 원료를 속였다는 혐의를 받는다.

 

식약처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2012~2015년 생산과정에서 허가받지 않은 원액을 사용해 놓고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으며, 제품의 역가 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나는 경우 허위기재한 뒤, 마치 적합한 것처럼 꾸며냈다.

 

이렇게 조작된 자료는 식약처에 그대로 제출됐고 메디톡스는 이를 근거로 ‘국가 출하 승인’까지 받아 해당 의약품을 시중에 판매하는 등의 불법 행위도 저질렀다. 국가 출하 승인이란, 제품을 시중에 판매하기 전 식약처가 품질을 확인해주는 승인제도다.

 

◇ 업계 일각 '과정'에서의 문제였다면 '결과'는 결국 휴지조각

 

코오롱생명과학과 메디톡스는 품목허가 취소와 관련한 논란이 제기된 이후 공통적으로 “안전성과 위해성에는 우려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품목 허가 ‘과정’ 등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뿐, 제품의 효능·효과에는 문제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과정’이란 지적을 내놓고 있다. 기타 제조업과 달리 최고 수준의 기업 윤리와 완벽한 공정이 필요한 곳이 바로 제약·바이오 업종이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한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결과는 결국 ‘휴짓조각’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모회사로 둔 코오롱생명과학은 물론, 국산 1호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개발하며 승승장구했던 메디톡스 모두 주력제품의 품목 허가로 신뢰도를 완전히 잃게 됐다”며 “다른 제약·바이오업계가 이들을 반면교사 삼아 결과에만 집착하고 결과만 강조하는 풍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정을 완벽하게 잘 지키고 따르는 것이 가장 완벽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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