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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고소인측 "입장 밝혀달라" 경찰에 요구

고미경 상임대표 "현재 경찰에서 사건의 실체를 파악"...진상규명 촉구
"성추행으로 인한 상처 회복하고 일상생활 안전하게 복귀' 기대 요구

 

【 청년일보 】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 측이 진척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경찰에 요청했다.

한국여성의전화 및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는 성인지적 관점하에 신고된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와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피해자가 용기를 내어 고소했지만 당사자가 사라졌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경찰에서는 고소인 조사와 일부 참고인 조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은 현재까지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또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입었던 직장인 서울시 역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대표는 "무엇보다 피해자가 성추행으로 인한 상처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다음 주에 이 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추가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성추행 피해 고소인 전문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 측이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련했습니다.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맞습니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 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었어야 하고, 신고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습니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습니다.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습니다.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입니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합니다. 진실의 왜곡과 추측이 난무한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지만 저는 사람입니다. 저는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저와 제 가족의 고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 청년일보=최태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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