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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 악화에도...주식시장은 고공행진, 배경은?

글로벌 자금 신흥국 투자 선호…중국 기피
미·중 패권다툼으로 중국 증시 매력도 하락
中, 기존 전략 한계 실감…쌍순환 전략 제시
국제적 고립 심화…동반자 호주에 경제 보복 자행
생산기지 역할 포기 시 미국·아세안 샌드위치도 가능
위안화 기축통화化 야심 물거품…달러 국제 무역 결제 비중 90%
JP모건, 내년 코스피 전망치 상단 3200 제시…증시 청신호 본격화

 

【 청년일보 】 최근 코스피가 마의 벽 2700선 돌파 후에도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신바람을 내고 있고 코스닥도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은 9거래일 동안 각각 7거래일, 8거래일 상승 마감하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승배경을 두고 적잖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영업시간 제한 등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온도차가 크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전세계 유동자금이 신흥국 투자를 선호하고 있으나 미·중 패권다툼으로 대표적인 신흥국인 중국 증시 유입의 매력도가 희석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민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강력한 상·하방의 압력에 직면했다"라며"백신 개발 기대와 팬데믹 재확산 우려가 동반되고 경기 부양책 집행의 명분은 높아가지만집행 규모와 시기의 타협에서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동안 눌려있던 신흥국과 가치주, 경기민감 업종의 상대적 강세가 목도된다"며"이유는 백신, 달러 약세, 경기 회복 기대에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이래 글로벌, 신흥국 가치주, 신흥국 증시는 각각 12.2%, 10.6%, 9.6% 반등하며 시장 성과를 상회했고 EPFR(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 기준 지난 4주간 신흥국으로 171.9억 달러, 경기민감 업종으로 52.1억 달러, 가치주로 33.6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렇게 신흥국에 주목한 외국계 자금들이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추가 악재 발생을 우려하면서 한국 증시를 선호하게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S&P Dow Jones Indices가 제재대상이 된 중국 기업 10개를 주식 및 채권 지수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하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와 관련된 새로운 뉴스들이 적어도 연말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며"트럼프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까지는 중국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중국 제재는 한국 증시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패시브 자금들에서 이미 변화가 감지됐다"며"외국인 자금이 중국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iShares Core MSCI E.M ETF를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내세운 쌍순환 전략(내수 잠재력 극대화와 개혁·개방 지속)으로 아세안 국가들의 약진이 기대된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29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쌍순환 전략으로 자본기술 밀집형 경제로 전환에 나서면서 빈 자리를 아세안 국가들이 채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제2의 중국에 근접한 선두주자로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이라는 강점을 기반으로 전기차 허브를 꿈꾸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연구원은 "베트남은 지난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 중심의 IT기기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새로운 신경제 전략인 쌍순환 전략은 한국 증시 상승의 간접적 배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그동안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노동집약적 산업을 무기로 경제 성장 토대를 마련했고 지난 2000대는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고도성장을 지속했다. 쌍순환 전략의 제시는 기존 전략으로 인한 고도성장이 불가능함을 실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성적인 기업 신용경색과 부동산 거품, 그림자 금융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으며 국제적 고립마저 심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산 와인에 사실상 200% 관세를 부과하는 경제 보복을 자행했다. 중국과 호주는 그동안 동반자적 관계였으나, 호주가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 연합체)에 가입하고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었다.

 

아세안 국가들이 세계의 생산 기지 역할까지 대행하면 중국으로서는 기존 패권국인 미국과의 경쟁에 목을 멜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인해 기술선진국인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직면했던 샌드위치 형국도 중국이 당면할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중국이 약진하는 아세안 국가와 G1 미국 사이에서 사면초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위안화를 기축통화에 편입시키기 위한 노력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달러화는 여전히 국제 무역 결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에 나선 것은 기존 전략으로 달러화의 위상을 넘을 수 없다는 방증인 셈이다.

 

이에 외국계 자금들은 한동안 한국 증시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 8일(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 지역 보고서에서 "모든 업종에 걸쳐 견고하게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며"주주 환원 정책 강화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더불어 안정적인 이익 구조로 인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더욱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이날 내년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3200으로 제시했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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