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박근한 NHN 기술연구센터 이사가 전사 인공지능(AI) 개발 확대를 위해 NHN이 진행하는 노력을 소개했다. AI를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14일 개막한 기술 콘퍼런스 'NHN 포워드'의 오프닝 세션에서 '일단, 바로, 쉽게? AI @ NHN'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NHN에서는 사업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반적인 이미지, 비디오, 음성뿐 아니라 NHN이 서비스 중인 게임, 데이터 분석, 출입 탐지, 추천 등에 적용하기 위한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 중 하나가 이세돌 9단의 은퇴경기 상대로 나선 바둑 AI '한돌'이다. 한돌은 단순히 바둑을 잘 두는 AI가 아니라 레벨별 AI로 수준에 맞춰 이용자와 대결하거나 대국 중 승률이 높은 최적의 다음 수(힌트)를 제공하는 '한돌 찬스', 전반적인 승부 흐름을 분석하는 '기보 분석' 등도 제공한다.

 

한돌을 통해 얻은 AI 기술은 다른 게임에도 적용됐다. 고스톱의 경우 바둑이나 장기와 달리 상대편의 패를 볼 수 없는 상태에서 게임이 진행되며, 손패와 뒤집는 패가 랜덤하게 정해진다는 점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박 이사는 "사람별 손패를 낼 확률을 수치화하거나 상대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대국자가 없을 때 이용자가 대전하는 로봇 AI 등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AI 연구가 소개됐다. ▲손금과 관상을 분석하는 '운수도원' ▲쇼핑몰에서 상품의 이미지로 비슷한 제품을 검색하거나 유명인이 입은 옷을 찾는 '패션 검색' ▲다양한 색상으로 자연스럽게 머리를 염색하거나 유명 그림에 본인의 사진을 합성하는 기술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개발 중인 기술로는 ▲온라인 쇼핑의 단점을 보완하는 '가상피팅 룸' ▲움직이는 차량의 번호판 인식·다른 사람의 이상행동 감지 ▲매장에서 관심을 많이 받는 물품 분석·시간별 방문자 수 카운트 및 분석 ▲원격 작업을 위한 모니터링 ▲어린이를 위한 영어교육 시스템 등이다.

 

박 이사는 "원격 작업 기능은 올해 NHN 신입 온라인 시험에 활용했고 직원의 재택근무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이 AI 기술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추진 방향이다. 모든 기술을 클라우드화해 API로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이며, 내년에 상하반기로 나눠 기능별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AI의 전사 확대 노력, 전담 연구부서와 서비스 담당자 간 협력 필요

 

NHN은 AI 개발을 전사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NHN 포워드에서 정우진 NHN 대표가 '일상에서의 AI'를 발표한 이후 NHN은 전사의 모든 부분에 대한 AI 아이디어를 취합했다.

 

박 이사는 "AI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전담 연구부서만으로는 개발에 한계가 있어 전사적으로 아이디어를 취합했다"며 "전사의 모든 개발자가 전문적인 AI 연구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AI 개발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게임, 이미지 처리, 자연어 처리, 동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96개의 아이디어가 모였으며, 최종적으로는 5개의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게임에서는 퍼즐 게임의 유사도 확인과 맵 생성기, 이용자 레벨별 테스트 자동화를, 광학식 문자판독장치(OCR)에서는 가맹점 서류 정보 등록과 휴대폰 카메라를 통한 OMR 답안지 자동 채점기를 개발했다.

 

박 이사는 "서비스팀과 함께 진행한 과정 자체가 성공적인 출발점"이라며 "어려운 점은 여러 가지 있지만, 전사로 AI 기술을 확대하면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 AI 개발은 어려운 일, 최선의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최근 사회 곳곳에서 AI 기술을 적용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AI를 특정 서비스에 맞춰 개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박 이사는 강조했다.

 

그는 "AI 모듈을 개발하는 것 외에도 데이터를 모으거나 서비스 인프라 구축, 모니터링 등 많은 일을 진행해야 한다"며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AI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AI 기술 적용에 ▲정확도 ▲속도 ▲확장성 ▲운영·장애처리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둑 AI의 경우 현재 상태에서 가장 승률이 높은 다음 수를 주어진 시간 내에 계산하는 것이 목표다. 알고리즘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성능 향상을 위해 네트워크 모델을 개선하거나 대용량의 기보 생성, 선택지(트리) 분석 속도 개선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

 

서비스 부문에서 요구하는 사항도 반영해야 한다. 레벨별 AI를 만들거나 한국 바둑 규칙 적용, 기풍 반영, 접바둑 등 여러 가지 요구사항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를 반영하려면 기존 알고리즘에 많은 변형이 필요해 작업량이 늘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하나를 수정하면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박 이사는 "목표를 만족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려하다보면 몇 가지 요구사항을 포기해야 하는 고민도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난관을 모두 극복해도 결과적으로 4~50%는 서비스에 적용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10% 정도만이 원하는 대로 작업이 이뤄지는 경우다. AI를 서비스에 무난히 적용하기까지는 난관이 여전히 많다.

 

박 이사는 "마음속으로 AI의 서비스 적용을 늘 생각하고 적용까지 원래 어렵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끊임없는 도전의식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며 "만약, 데이터 확보가 어렵거나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해당 문제를 분리해 작은 성공을 해보길 권한다. 전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다음 문제를 푸는데도 훨씬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