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이나 바닥 등에 그리는 그림을 그래피티(graffiti)로 부른다. 처음에는 거리에 낙서가 많아지면서 심각한 도시문제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독특한 기법과 뛰어난 상상력,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그림 등은 점차 인정을 받으면서 거리의 예술로 주목 받게 됐다.

특히 80년대에 들어오면서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등장하고 그래피티 전시회가 개최되며 미술의 한 영역으로 성장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힙합문화의 대중화와 함께 그래피티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각종 인테리어, 방송, 행사, 공연, 공공벽화 등 다양한 곳에서 수요가 발생하면서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직업인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 벽이나 바닥의 낙서가 예술로 승화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는 거리를 비롯해 세상의 다양한 공간을 캔버스 삼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도시의 예술가다. 이들을 떠올리면 흔히 스프레이 등을 활용해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상 그래피티는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은 공공장소에 적합한 그림을 그려 꾸미는 공공벽화 작업을 비롯해 전시회를 위한 작가의 개인 작업, 상업적인 공간에 그래피티를 접목시키는 인테리어 작업,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디자인 작업, 모자나 티셔츠 등 각종의류 등에 로고, 이니셜, 캐릭터 등을 디자인하는 커스텀 작업이 있다. 벽화작업은 보통 ‘구상→스케치→채색→아웃라인→하이라이트 표현→전체적인 마무리’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밖에 각종 페스티발의 특성에 맞춰 관객들에게 직접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라이브 페인팅 등 방송, 행사, 공연의 퍼포먼스 작업 등도 있다. 

◆ 육체적·정신적 힘든 경우 많아 성실·인내·끈기 필요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근무시간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작업 특성상 락카스프레이를 이용하여 그림을 주로 그리기 때문에 작업복과 방독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을 한다. 또 공사를 하고 있는 실내에서 작업하는 경우도 빈번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경우도 많다.

기본적으로 미적감각과 풍부한 창의력, 표현력이 필요하다. 또한 각종 미술 작품을 비롯해 대중문화와 시각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요구된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랜 숙련기간을 견디고 지속적으로 자기 계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성실함과 인내력, 끈기 등도 필요하다.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특별한 학력 제한은 없다. 단, 그래피티 작업이 미술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미술적 지식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며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하면 유리하다. 최근 그래피티를 컴퓨터 디자인 분야에 응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 사진 촬영 등에 대한 지식과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국내에 그래피티 관련 직업 훈련기관이나 사설 학원은 없으며 일부 청소년센터 등에서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직접 강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 힙합문화 대중화되면서 그래피티 활용 높아져 

벽화작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그래피티 작업이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의류매장이나 카페, 레스토랑 등 다양한 공간에서 그래피티를 활용한 인테리어가 이루어지고 있고 방송이나 공연장에서 세트로 활용되기도 한다. 힙합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옷, 모자, 가방 등 의류 산업에도 그래피티가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그래피티를 접목시키는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그래피티 아티스트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라는 직업은 자칫 화려하게만 보이기 쉽다. 화려한 색채로 멋진 그림을 자유롭게 그리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화려함 뒤에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특히 예술가로서 꾸준히 재능을 키우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지 않는다면 쉽게 도태될 수 있다. 기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많은 작품 활동을 통해 경험을 쌓아 나간다면 그래피티 분야를 이끌어가는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