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옥탑방·고시원 등 이른바 '지옥고'는 혼자 사는 청년들의 주거문화를 대표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지옥고'라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라면 그런대로 견딜만 하지만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월소득에서 임대료 비율이 20% 이상 차지하는 혼자 사는 청년은 10명 중 5.6명이며, 심지어 30% 이상인 청년도 10명 중 3.7명에 이른다.
'지옥고'에 주거비 부담으로 혼자 사는 청년이 빈곤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과 한국주거복지포럼이 25일 공동주최한 제48회 주거복지포럼 대토론회에서 '청년층 빈곤 및 주거실태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보사연 연구진(이태진 연구위원, 우선희 전문연구원, 최준영 영구원)은 국토연구원의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19∼34세 청년 가구유형을 청년 단독가구, 청년 부부가구, 청년 부부+자녀 가구, 부모+청년 가구, 기타 청년 가구 등으로 나눠 유형별 주거비 부담과 주거안정성, 주거빈곤실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청년 단독가구의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비율은 2006년 8.4%에서 2016년 5.2%로 10년간 다소 감소했지만 다른 청년 가구유형과 비교해 여전히 열악했다.
혼자 사는 청년들이 이른바 '지옥고'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과도한 임대료가 지적됐다.
2016년 청년 단독가구의 월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의 경우 '20% 이상'이 56.9%, '30% 이상'이 37.0%로 다른 청년 가구유형보다 훨씬 높았다. RIR 20% 이상은 월 소득의 20%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최저주거기준 미달과 지나친 임대료 부담을 모두 경험한 청년 단독가구는 2006년 17.1%에서 2008년 21.2%, 2010년 34.0%, 2014년 39.0%, 2016년 46.8% 등으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1인 청년 가구가 그만큼 주거빈곤에 노출돼 있다는 말이다.
이태진 보사연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주거문제는 청년빈곤의 원인이자 결과"라며 "청년층의 빈곤을 예방하고 다음 생애주기 단계로의 원활한 이행을 도우려면 청년층이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주거비에 정책적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