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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플랫폼시대"라는데...은행권, 전업주의에 막혀 영역확대 '발목'

은행권, 생활데이터 확보전 치열...신한 '땡겨요', 우리 'MY편의점'
전문가 "금융·비금융간 차별 규제 여전"..."금융혁신 저해" 지적도

 

【 청년일보 】 시중은행들이 전통 금융업에서 벗어나 '생활금융' 플랫폼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고객과 가장 밀접한 생활 결제를 통해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오는 1월 마이데이터 사업의 개인별 맞춤형 금융 서비스에 활용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금융사의 비금융 진출에 상당한 제약들이 적잖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본업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이른바 '전업주의'(전문 금융업무 만을 수행하고 다른 금융업무 참여를 제한)가 금융사들 영역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22일 독자적인 음식배달 서비스 '땡겨요'에 대한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다. 본격적인 서비스는 오는 1월부터지만, 이번 서비스는 국내 금융사가 직접 음식 배달 중계업에 지출하는 첫 사례이다.

 

특히 사용자와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중개수수료가 2%로, 기존의 배달앱(10% 수준)에 비해 저렴하다. 입점 수수료 역시 무료다. 결제 당일(카드는 다음 날) 정산이 가능한 부분 역시 소상공인에게 유리함으로 다가온다.

 

우리은행도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협업을 통해 편의점 상품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MY편의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우리은행 전용 앱 '우리WON뱅킹'을 이용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식료품 및 생필품 등을 1만5천원 이상 결제시 고객이 신청한 장소로 상품을 배달해 준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7일 티맵모빌리티와 ESG(환경·책임·투명경영) 및 상생 협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양사는 데이터와 콘텐츠를 결합해 안전운전과 연비운전을 실천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배달 라이더, 대리·택시·화물 기사·대리점 등 플랫폼 구성원들의 금융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자립을 돕는 상생 지원 상품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 꽃 배달 결제 서비스 '올원플라워'를 출시한 바 있다. 이용자는 한국화훼농협의 꽃다발, 화환, 난 등 화훼 상품을 등록된 농협 계좌와 카드로 구매하고 선물할 수 있다.

 

이같은 은행권의 행보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완성해 금융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빅테크'와의 대결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또한 생활금융서비스를 실시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고객 정보는 물론, 배달 라이더에서 사업자까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은행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다.

 

여은정 중앙대학교 교수는 최근 '디지털 시대의 금융 겸업주의' 세미나에서 "빅테크 금융업자의 등장으로 플랫폼을 통한 사실상의 '유니버설 뱅킹' 구현에 따라 전업주의 원칙의 의미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어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 시행되면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이른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은행권이 잇따라 출시한 이런 생활 플랫폼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미지수란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않다.

 

현재 은행법 상 은행 업무는 고유업무(예적금, 대출 등), 겸영업무(신탁업, 신용카드업, 방카슈랑스 등), 부수업무(채무보증, 어음인수, 수납 및 지급대행 등)로 제한된다.

 

즉 비금융권의 금융권 진출에 비해 금융권의 비금융업 진출은 그 규제의 장벽이 더욱 높다. 금융권이 '동일산업, 동일규제'를 외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한은행의 '땡겨요'나 KB국민은행 리브엠의 '알뜰폰'과 같은 비금융 서비스도 정부의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 지정이 됐기에 출시가 가능했다.

 

땡겨요의 혁신금융서비스 영위 기간은 내년 12월까지며, 지난 4월 한 차례 더 혁신금융서비스 재지정에 성공한 리브엠 역시 2023년 4월 다시 사업 영위를 위한 금융당국의 재허가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금융 전문가들은 빅테크와 기존 금융사의 규제 불균형과 역차별 이슈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성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카카오는 사실상 금융지주그룹과 비교해 지배구조상 동일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면서도 "자유롭게 비금융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서 KB경영연구소 소장도 "금산분리에 가장 보수적이었던 일본도 16년 이후 은행법을 지속 개정하여 은행 업무범위를 디지털·물류·유통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 역시 "비대칭적이고 차별적인 규제는 시장의 경쟁구조를 왜곡시킬 뿐 아니라, 지속적인 디지털혁신을 저해 한다"며 "이같은 문제의 개선 혹은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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