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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신년사 키워드(上)] 은행권 CEO들 '상생·디지털' 일성...'미래금융' 준비 본격화

이자이익·횡령 등 은행권 비난 일색...신년사 통해 여론 환기
슈퍼앱부터 AI 활용까지...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한 목소리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금융지주사 등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발표한 신년사의 공통된 키워드는 ‘위기극복’과 ‘지속성장’, ‘상생’으로 요약된다. 이에 은행, 증권, 보험사 수장들의 올해 경영화두를 리뷰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은행권 CEO들 '상생·디지털' 일성...'미래금융' 준비 본격화

(中) 증권업계 "리스크 관리 집중 속...신뢰회복 위한 준법경영 강화"

(下) 보험사 CEO ‘디지털·글로벌·상생’ 강조...지속성장 및 신뢰회복 ‘최우선’

 

【 청년일보 】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은행권 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상생'과 '디지털' 혁신에 한 목소리를 내며 미래금융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먼저 지난해 연말 2조원이 넘는 상생금융 비용을 각출한 은행권은 이제 말로만 하는 상생이 아닌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미래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디지털 경쟁력을 은행의 미래를 책임질 생존과제로 두고, 올해 '수퍼앱', '인공지능(AI)' 등 본격적인 디지털 금융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 4대 금융지주 회장 "이자이익 성장 한계"...패러다임 전환 강조

 

KB‧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4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무엇보다 고객과 지역사회를 위한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금융 빙하기', '경기침체' 등 복합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및 내실경영을 강조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먼저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부(富)의 양극화로 사회 곳곳에서 취약계층이 확대되면서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사자성어 '이택상주'(麗澤相注·맞닿은 두 개 연못이 서로 물을 대어주며 마르지 않는다)를 빗대어 이제는 은행들이 홀로 생존이 불가능함을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역시 신년사에서 "성장을 멈추자는 것도, 무작정 나누자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우리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우리금융의 '사회적 신뢰도'를 높여 나가겠다"며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상생금융 지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몇년간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국가 재난 속에서도 이른바 '이자장사'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달성한 것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행권은 최근 몇년 간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고객신뢰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 2021년에는 700억원에 달하는 우리은행 횡령사고가 발생했으며, 올해도 BNK경남은행과 KB국민은행 등에서 은행 내부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나아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금융지주사들이 은행을 필두로 매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하면서 이른바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 여론 역시 거세졌다.

 

이에 지난해에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소상공인들이 은행들의 종노릇을 한다' 등 은행권을 향해 날선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은행권은 이 같은 정부와 여론의 압박에 지난해 12월 총 2조원이 넘는 상생자금을 마련, 은행을 향한 비난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이번 금융지주 회장들의 신년사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국내외 시장에서 진정한 강자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만드는 방법, 즉 '경쟁과 생존' 이 아닌 '상생과 공존'으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상생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슈퍼앱' 개발 등 미래금융 독려...디지털 경쟁력 강화 한 목소리

 

아울러 은행권 CEO들의 신년사에는 슈퍼앱·AI 등 은행권의 미래를 책임질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대한 중요성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실상 은행,카드,보험 등 그룹 계열사의 금융서비스를 한 곳에 모은 슈퍼앱 출시나, 생성형 AI를 통한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의 성패가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들의 디지털 성과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신년사에서 "디지털 경쟁력 강화는 농협은행의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라며 "일상생활과 금융을 연계하는 완성형 슈퍼플랫폼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H농협금융그룹도 오는 6월부터 'NH올원뱅크'에서 계열사 전 상품의 판매를 개시하고, 내년 1월부터 영업점 방문 없이 모든 업무가 가능하도록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신년사에서 미래금융을 선도할 수 있는 은행이 되기 위한 역량으로 슈퍼앱의 개발 등 디지털 강화를 꼽았다. 우리금융은 오는 11월 말 출시를 목표로 은행 슈퍼앱 'New Won'을 개발 중에 있다.

 

조 행장은 "올해 경영목표는 '핵심사업 집중, 미래금융 선도'로 정했다"며 "자체 IT 개발 역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IT 플랫폼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지난해 노사합의로 IT 운영 및 개발사인 우리FIS의 9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은행과 카드사에 직접 재배치했으며, 올해 11월 슈퍼앱 출시를 준비하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역시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그룹 신(新) IT 거버넌스'를 핵심 경영과제로 내세운 바 있으며, 올해 신년사에서도 "IT 거버넌스 개편을 통해 시장의 기대를 뛰어 넘어서는 것을 보여주자"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이미 슈퍼앱을 출시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플랫폼 확장을 통한 디지털 경쟁력 선점과 타 업종과의 제휴확대 등이 신년사에 담겼다. 이 밖에도 하나금융그룹 역시 주요 계열사의 대표 서비스를 연결하는 '하나원큐'를 슈퍼앱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디지털화가 심화될수록 금융의 미래는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1위 금융 수퍼 앱인 'KB스타뱅킹'을 KB금융그룹의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타 업종과의 적극적인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고,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신년사에서는 미래금융의 핵심 경쟁력으로 불리는 AI 역시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이석준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은 AI 활용이 은행권의 생존을 결정하는 핵심요건이라고 강조하면서 "올해부터 사업과 서비스 전 영역에서 생성형 AI을 적용하는 준비를 진행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NH올원뱅크를 일상생활과 금융을 연계하는 완성형 슈퍼플랫폼으로 구현하는 한편, AI와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농협은행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당부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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