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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AI 전쟁(中)] "현장 인력도 AI가 대체"...은행 노동시장 변화 바람 '솔솔'

"금융상담서 여수신 업무까지"...은행원 대체업무 수행
올해 AI 은행원 출시도 임박...노동시장 판도 변화 감지

 

현재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은 필수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직결된다. 그 중 AI는 은행권 미래를 좌지우지할 핵심역량으로 손꼽히는 기술이다. 산업혁명 시기 마부와 마차를 사라지게 했던 자동차의 등장과 닮아 있는듯 하다. 하지만 AI는 기존 우리 삶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회문제를 만들어내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최근 은행권의 AI 전쟁을 둘러싼 주요 이슈를 짚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상품판매부터 보안서비스까지"...AI 주도권 경쟁 '점화'

(中) "현장 인력도 AI가 대체"...은행 노동시장 변화 바람 '솔솔'

(下) '자동화된 의사결정' 책임소재 분분...AI 활용 '윤리이슈' 점증

 

【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디지털 전환이 은행들의 '생존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은행권의 AI 활용 반경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AI 은행원이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아직 간단한 영역이지만 AI가 현장인력을 대체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다만 은행권 일각에서는 AI가 은행 현장 전면에 등장하면서 노동시장의 판도도 변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 무인점포서 고객상담...AI 은행원이 현장인력 대체

 

AI 고도화를 통해 은행권은 무인점포 등에서 실제 은행원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AI 은행원이 금융업무를 대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AI 은행원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은행업무가 가능한 주변기기 사용방법, 상품소개, 업무별 필요서류, 키오스크 설치 지점 위치 안내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나아가 앞으로 AI 은행원은 수신 및 여신 등의 업무 역시 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키오스크 형태의 AI금융 비서 '꿀비서'를 모바일에 탑재하기 위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식 출시 전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개발되면 일반 고객에게 베타 테스트 참여를 개방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AI 은행원은 음성인식 기술로 고객과 대화해 원하는 업무를 파악하고, 국민은행이 자체 개발한 금융 특화 언어모델 KB-STA를 통해 최적의 답을 제시한다.

 

신한은행도 'AI 은행원'을 활용한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영상합성과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AI 은행원'의 경우 인사, 메뉴검색과 같은 간편서비스를 넘어 화상상담 창구인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계좌이체, 증명서 발급 등 자주 발생하는 금융거래까지 활용영역을 넓혔다.

 

또한 AI 은행원의 금융서비스 범위를 예·적금 신규, 신용대출 신청 등 총 40여개로 확대해 화상상담 창구인 디지털 데스크에 적용했다.

 

하나은행은 버추얼 휴먼 솔루션 기업인 온마인드와 손 잡고 AI 은행원 구축에 나섰다.

 

양사는 업무협약을 통해 ▲버추얼 휴먼 활용 AI 뱅커, 라이브커머스 상품판매 등 디지털 금융혁신 선도 ▲버추얼 휴먼 솔루션 활용한 다양한 금융서비스 연구 및 개발 협력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의 딥러닝 기반 AI Face 생성 기술과 온마인드 기술을 융합한 버추얼 휴먼 고도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실제 은행 직원처럼 예금상품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AI 뱅커 서비스를 오는 3월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AI 은행원은 직원들을 위해 시황이나 뉴스 요약 리포트 초안을 빠르게 제공하거나, AI를 기반으로 다양한 홍보 이미지나 문구를 생성하는 기술을 업무에 활용될 예정이다.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 혁신부문 부사장은 간담회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뱅커'를 출시해, 향후 은행 직원과 동일한 수준의 예금상품 상담 진행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 AI 기술 확대에...노동시장 변화 불가피 의견도

 

다만 AI 기술 향상이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지우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조사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AI 특허정보를 활용해 직업별 AI 노출지수를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 취업자 중 약 341만명(전체 취업자수 대비 12%)은 AI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기술(산업용 로봇 및 소프트웨어)과 달리 고소득·고학력 근로자가 AI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 이는 AI가 비반복적·인지적(분석) 업무를 대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한지우 조사역은 "이에 더해 기존 일자리 내에서도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교육 및 직업훈련을 통해 필요한 숙련도를 유지하는 것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견해는 IMF의 보고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IMF는 올해 발표한 AI가 선진국 일자리 60% 정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선진국과 일부 신흥시장에서는 전체 일자리의 60% 정도, 나머지 신흥시장은 40%, 저소득 국가는 26%의 일자리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 등 새로운 기술은 기존 일자리를 대체(displacement effect)하기도 하지만, 신규 일자리를 창출(productivity effect)할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보고서를 인용하며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전체적으로는 40% 정도 될 것으로 분석한다"면서 "영향을 받는 일자리 가운데 절반 정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겠지만 나머지는 AI로 인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기존의 오프라인 점포와 오프라인 고객응대 인력을 축소하거나, 고객접점을 오프라인 키오스크나 온라인·모바일로 대체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대해 김영준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내부 보고서·고객 계약서·마케팅 문구 등의 작성, 뉴스 및 재무제표 검색 등 규격화된 업무를 자동화해 비용절감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인력을 보다 고부가가치 업무에 배치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은행권 일각에서는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은행의 인력 감소는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미래 직업 보고서 2023'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일자리 8천300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 중 일자리 감소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직군으로는 은행원과 티켓 판매원, 데이터 입력 사무원 같은 기록관리와 행정직이 많았다. 해당 직군에서 향후 5년간 일자리가 2천600만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KB국민은행 콜센터 노동자들은 AI 발전으로 향후 몇년 안에 사라질 직업이 상담사라면서 전원 계약직 형태로 운영되는 현 고용방식을 고용안전성 제고를 위해 본사 또는 자회사를 통한 직접고용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올해 기준 KB국민은행 콜센터 인력은 1천여명 수준으로 이들은 총 5곳 용역회사를 통해 계약직 형태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만 해도 콜센터 인력은 1천250명이 넘게 근무했지만, KB국민은행측이 단계적으로 인력을 감축해 4년 만에 20% 이상 줄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조도 성명을 통해 "은행측은 업무가 줄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용자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쓰다 버리는 소모품처럼 내팽개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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