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2 (일)

  • 맑음동두천 21.2℃
  • 구름조금강릉 24.0℃
  • 황사서울 20.5℃
  • 황사대전 22.2℃
  • 황사대구 23.5℃
  • 황사울산 23.0℃
  • 황사광주 22.6℃
  • 황사부산 22.2℃
  • 구름많음고창 18.6℃
  • 황사제주 18.9℃
  • 맑음강화 19.7℃
  • 구름조금보은 20.5℃
  • 구름많음금산 20.9℃
  • 구름많음강진군 24.2℃
  • 구름많음경주시 23.4℃
  • 구름많음거제 21.4℃
기상청 제공

5대 은행 3년간 ELS로 7천억원 이익...평균 손실률은 53% 육박

판매액의 0.7∼1.0% 수수료...전체 비이자 이익 6% 차지
ELS 판매 영구중단 가능성 낮아..."특화지점서 한정허용"

 

【 청년일보 】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난 3년 사이에만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으로 약 7천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은행권의 ELS 판매는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연계 ELS의 대규모 손실을 계기로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그러나 ELS 상품들이 은행 비(非)이자 이익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영구적으로 ELS 영업에서 손을 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2021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ELS 판매 수수료를 통해 얻은 이익은 총 6천815억7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H지수가 12,000을 넘어 최고점을 찍은 2021년 관련 ELS의 판매 호조로 2천806억9천만원의 이익을 냈고, 2022년과 작년(3분기까지 누적)에도 각 1천996억9천만원, 2천11억9천만원을 남겼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의 흐름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은행들은 주로 증권사가 설계·발행한 ELS를 가져와 신탁(주가연계신탁·ELT)이나 펀드(주가연계펀드·ELF) 형태로 팔아왔다.

 

은행들은 ELT의 경우 보통 판매액의 1%, ELF에서는 대면과 비대면 판매액의 각 0.9%, 0.7%를 수수료로 챙길 수 있는데, 은행은 3년간 주로 ELT 판매에 몰두해 왔다.

 

그러나 현재 H지수(5,219)는 2021년 당시 고점(약 12,000)의 절반을 밑돌면서 대규모 손실이 확정되고 있다. 5대 은행이 판매한 H지수 기초 ELS 상품 가운데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만기가 돌아온 것은 모두 7천61억원어치다.

 

하지만 고객이 돌려받은 돈(상환액)은 3천313억원뿐으로, 평균 손실률이 53.1%(3천748억원/7천61억원)에 달한다.

 

H지수가 5,000 아래로 떨어진 지난달 하순 만기를 맞은 일부 상품의 손실률(-58.2%)은 거의 60% 수준이다.

 

더구나 올해 전체 15조4천억원, 상반기에만 10조2천억원의 H지수 ELS의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H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못하고 현재 흐름을 유지할 경우 전체 손실액은 7조원 수준까지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지수 ELS의 손실이 임박하자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해 11월 관련 ELS 판매를 중단했고, 지난주에는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기초자산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ELS를 당분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이미 작년 10월 초부터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ELS를 팔지 않고 있다.

 

은행권의 'ELS 판매 전면 중단'은 무엇보다 최근 ELS의 주요 기초자산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닛케이225 등의 주가지수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에 이르면서 선제적 위험 관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홍콩 H지수가 3년 전 12,000일 때 이후 반토막이 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S&P, 닛케이 관련 ELS 가입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능동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ELS 중단 검토'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은행에서 ELS를 판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금융감독원의 검사결과가 나오면 관련 제도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당국의 압박이 아니더라도, 이미 은행권은 지난해 말부터 ELS를 은행 창구에서 대중적으로 판매하는 관행이 지속 가능한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의 ELS 잠정 중단상태가 이어져 앞으로 은행에서 ELS가 완전히 사라질지 아직 단언할 수 없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은행 입장에서 ELS의 매력적 수익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A 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비이자 이익에서 ELS 수수료 이익은 5.7%를 차지했다. 비이자 이익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외환 수수료보다는 작지만 '퇴직연금 자산관리' 수수료와 거의 같은 이익 규모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모든 은행이 '이자 장사'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이자 이익 확대를 꾀하는데, ELS 수수료 이익을 모두 포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당국이 이달 중에 개선방안을 발표하면 그 지침에 따르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판매가 재개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비대면 판매는 앞으로 어려워질 수도 있겠지만, 일반 지점이 아닌 PB(프라이빗뱅커)가 적어도 2명 이상 있는 큰 센터에서만 판매한다든지 여러 보완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