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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인사 vs 기강잡기"...우리금융, 계열사 감사총괄에 경쟁사 임원 투입 '끌탕'

임 회장, 취임후 잇딴 외부 인사 영입 속 내부 출신들 불만 '부글'
우리금융캐피탈 감사총괄 임원까지 경쟁사 임원 출신 영입 '끌탕'
일각에선 외부 수혈 통한 혁신 명분 '내부기강 잡기' 일환 관측도

 

【 청년일보 】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인 우리금융캐피탈이 최근 감사업무를 총괄하는 상근 감사임원에 경쟁사의 부사장 출신을 영입하자, 내부 일각에서는 적잖은 볼멘소리가 제기되는 등 끌탕을 앓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래 주요 계열사 임원들을 잇따라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혁신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임 회장의 인사 철학에 대한 회의감 섞인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지주 계열사 중 한 곳인 우리금융캐피탈의 감사총괄 임원마저 경쟁회사 출신 임원을 영입한 것을 두고 적잖은 충격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혁신을 명분으로 이른바 '계열사 기강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8일 여신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캐피탈은 최근 내부감사 총괄 임원에 경쟁사인 신한은행의 임원 출신인 안효열 전 부사장을 선임했다.

 

안 전 부사장은 1965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2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개인고객영업추진부를 비롯해 영업추진 부장, 개인고객 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임원으로 승진한 뒤에도 영업 및 경영기획과 퇴직연금, WM사업그룹장을 역임한 '영업통'으로 평가된다.

 

이는 내부 감사를 총괄하는 업무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타 경쟁사 출신을 영입한 의도와 업무 적합성을 두고 적잖은 잡음이 나오고 있는데, 내부와 이해관계가 없는 타 경쟁사 임원 출신을 영입해 내부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감사 총괄 임원은 회사 내 치부를 한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만큼, 영업 및 디지털 등 여타 부서에 외부 인사가 영입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구나 타 경쟁사 임원 출신을 내부 감사 총괄로 영입한 사례가 매우 드물다는 점은 임 회장의 인사 취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금융권 등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실제로 감사 총괄임원의 경우 내부 감사 및 대관이 주된 업무로, 외부와의 소통이 많은 만큼 금융당국이나 한국은행 등 관 출신 인사를 영입하거나 대관업무를 수행해 온 내부 출신을 임명하는 경우가 통상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리금융캐피탈 역시 안 전 부사장을 영입하기 전 과거 감사총괄 전임자들은 모두 금감원이나 한은 등 관 출신 인사를 영입, 선임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금융회사의 감사임원은 금융당국이나 기재부, 한국은행, 감사원 등 주로 관출신 인사들이 맡아왔다"면서 "내부감사 임원에 경쟁사 출신 임원을 영입한 사례는 전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외부 영입을 통해 우리금융의 혁신을 도모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감사총괄 임원까지 경쟁사 출신 임원을 영입한 것은 내부 사기 저하는 물론 심지어 '기강잡기'로 해석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반면 우리금융캐피탈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5조(임원의 자격요건) 및 동법 시행령 제7조(임원의 자격요건)에서 정한 자격요건 관련해 안 전 부사장의 영입에 결격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외부 인사 영입에 난항을 겪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현재 알려진바로는 금융당국 출신 인사로 영입할 만한 인물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차선책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경쟁사 임원 출신을 영입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며 "다소 이례적인 만큼 영입 배경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임 회장의 취임 이해 외부 인사 영입을 둘러싸고 인사철학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우리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 임원에 외부출신 인사를 잇따라 영입하면서, 내부 출신들의 자괴감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카드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IT그룹 겸 D&D사업본부장에 박위익 전 SGI서울보증보험 디지털지원총괄 전무를, 글로벌페이먼트팀에는 신한카드 출신의 유태현 전무를 영입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3월 글로벌 컨설팅사 출신의 전략 및 디지털 전문가인 옥일진 상무를 영입한 바 있으며, 현재 그는 우리금융에 입사한 지 1년 만에 고속 승진해 최고디지털책임자(CDO·전무) 자리에 올랐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 출신이 아니더라도 업무에 적합한 전문성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건 최고경영자의 판단이자, 당연한 선택일 것"이라며 "다만 업무 적합도 측면에서 전문성을 판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부 살림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감사총괄 임원에 경쟁사 임원 출신을 영입한 것은 다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혀 예상치 못한 경쟁사 출신을 감사총괄로 영입한 것은 그룹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한편 영향력을 더욱 도모하기 위한 포석이 아닌 듯 싶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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