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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發 신용대출 급증...은행권 '대출 옥죄기' 다시 재연되나?

5대 시중은행 14일 기준 신용대출 135.5조원...작년 12월 규모 앞질러
금융당국, 대출총량관리 재주문...신한은행, 직장인 대출 한도 하향

 

【 청년일보 】 최근 국내 증시 호황에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으로 신용대출 규모가 급증하기 시작함에 따라 은행권의 '대출조이기' 조짐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5천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2월(133조6천481억원)과 비교해 10영업일 만에 1조8천805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이는 새해 들어 은행들이 강력하게 조이던 대출의 고삐를 놓으면서 시작됐다. 작년 12월 은행들이 대출총량규제로 중단됐던 대출 풀리면서 그간 막혔던 대출 수요가 증가했고, 최근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는 주식시장에 빚을 내서라도 투자를 하려는 움직임이 신용대출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평가된다.

 

연초부터 진행된 대출 급증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은행권과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대출 관리를 재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도 지난 15일 빚투의 영향으로 폭발적으로 불어난 가계부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시행된 은행들의 고강도 대출규제가 다시 시행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신한은행은 선제적 조치로 16일부터 대기업과 중견기업 직장인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5천만원씩 줄이기로 했다.

 

◆ 금융당국, 은행권에 대출총량관리 재주문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화상 회의에서 은행권들이 제출한 월별 가계대출 관리 계획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며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과도한 가계대출 증가가 주식과 부동산의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어급 기업들의 주식상장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과도한 자금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에 비해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인데다 최근 호황을 보이는 주식시장이 대출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며 "선제적인 규제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울러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2일 금융리스크 대응반회의에서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부동산 등 자산투자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급증한 고액 신용대출, 특히 긴급생활·사업자금으로 보기 어려운 대출에 대해 은행권의 특별한 관리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 한은 이주열 총재 '빚투' 열풍에 우려 나타내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도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 후 인터넷 생중계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빚투’ 열풍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계대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주열 총재는 "최근 주가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대단히 빠르다"며 "빚투로 투자할 경우 가격 조정에 따라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빚투'로 가계대출 규모가 2019년에 비해 100조 이상 증가하여 지난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을 염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작년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천억원으로 1년 전인 2019년보다 100조5천억원 늘어났다. 이러한 증가 폭은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컸다.

 

이 총재는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을 둔 투자 확대는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5일에도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커진 상태에선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총재는 "부실 위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현시점에서 가계부채의 부실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대출 증가로 인한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 신한은행 신용대출 한도 축소...선재 대응 나서

 

신한은행은 1월 신용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가장 먼저 신용대출 규모를 축소하고 나섰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6일부터 신한은행은 지정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엘리트론Ⅰ·Ⅱ'와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 등 4개 신용대출 상품의 건별 최대한도를 1억5천만~2억원에서 1억~1억5천만원으로 낮춘다.

 

이는 올해 초부터 신용대출을 재개한 이후 또다시 대출이 급증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이 지난 11일 은행권과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대출 관리를 재주문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당초 지난해 말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대해서만 신용대출 한도를 5천만원에서 1억원 낮춰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전문직뿐만이 아니라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한도도 낮아지게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는 전문직 한도를 줄이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일반 직장인 한도도 줄일 만큼 가계 대출 증가세가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이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나선 가운데 아직까지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월별 가계 대출관리와 올해 대출총량관리를 다시 주문한 만큼 이르면 내주 중 대출 축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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