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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뉴딜의 핵심 K-ICT (下)]인프라는 '세계최고' 응용부분은 '최악'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인 5G 세계 최초 상용화
인터넷·광케이블·ICT 보급률 단연 '세계 1위' 입지
클라우드, 플랫폼 시장은 외국 기업이 모두 점령
기술 응용력 비롯해 전문 인력은 '태부족' 한계

[편집자주]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기 회복을 통해 치열한 국가간 경쟁의 선두에 서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 ‘한국판 뉴딜’을 이끌 ‘디지털 뉴딜’과 대세가 된 언택트 환경에서 4차산업혁명의 핵심 정보통신기술(ICT)의 주요 이슈와 쟁점을 분석해 보았다.

 

 

【글 싣는 순서 】

(상편) 디지털 뉴딜로 이끄는 선도형 경제 전환

(중편) ICT로 완성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하편) 인프라는 '세계 최고' 응용부분은 '최악'

 

 

【 청년일보 】 지난 2016년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당시 의장직을 수행하던 클라우드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 질서를 새롭게 만들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기존 산업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뿐 아니라 전 세계 산업, 경제 등 전반적인 기반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정보통신기술(ICT)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유행 중인 코로나19는 ICT 경쟁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려주는 계기가 됐다.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업무 수행이 가능한 비대면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세계 각국은 ICT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한 국가 프로젝트 '한국형 뉴딜'에서 한 축을 ICT가 중심인 '디지털 뉴딜'로 지정했다. 정부뿐 아니라 많은 기업과 국민이 디지털 뉴딜에 거는 기대가 크다.

 

◇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 구축… "4차 산업혁명 대응에 유리한 환경 구축"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지난 7월 발표한 '한국 ICT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ICT 인프라 구축 면에서 우리나라는 최선도국의 지위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로 꼽히는 5세대 이동통신(5G)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점이 주효했다. 2019년 4월 상용화에 돌입한 이래 우리나라 5G 가입자 수는 2020년 6월 말 기준 737만 명을 돌파했으며 모바일 네트워크 중 5G가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넘어섰다.

 

전 세계 기준으로 5G를 상용화하거나 할 예정인 국가는 24개국에 불과하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조사한 '국가별 모바일 네트워크 중 5G가 차지하는 비중'에 따르면 전체의 1%를 넘어선 지역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2위인 중국은 0.3%에 그쳤다. 현재 추세라면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5G 인프라 구축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경련은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평균속도 세계 1위, 광케이블 보급 1위, ICT 보급 1위 등 우리나라 ICT 인프라 보급 및 접근성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은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보급으로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분석 등 4차 산업혁명 대응에 유리한 환경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 주요 시장 글로벌 기업이 장악, 기술·인재 수준도 경쟁국에 밀려

 

다만, 인프라는 잘 완성했지만 정작 활용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국내 기업의 ICT 활용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온라인 거래(발주, 수주), 클라우드 이용, 빅데이터 분석 수행, ICT를 활용한 고객·공급망 관리 등에서 크게 부진했다.

 

ICT에서 중요한 클라우드 시장도 외국 기업이 점령한 상태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243조 원에 이른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역시 글로벌 기업이 선점했다. 2018년 기준 글로벌 기업의 국내 점유율은 67%에 달하며, 3개 세부 분야 모두 외국 기업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인프라서비스(IaaS)는 AWS(51%), 플랫폼서비스(PaaS)는 MS(18%), 소프트웨어서비스(SaaS)는 SAP(9%)가 1위에 올랐다.

 

플랫폼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스마트폰, 동영상서비스(OTT), 배달, SNS 등 플랫폼 시장 상당수가 글로벌 외국 기업이 차지했다. 검색 플랫폼에서 유일하게 네이버가 1위를 차지한 것이 전부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10년간 디지털 기반 플랫폼 기업이 글로벌 GDP 중 신규 부가가치의 70%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경쟁력 있는 국내 플랫폼 기업은 크게 부족해 이러한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ICT 산업이 제조업 분야에 편중된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제조업을 제외한 소프트웨어, 서비스업, 하드웨어 장비 등 나머지 분야의 비중은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 ICT 기업 1개 사당 평균매출액과 연구개발(R&D) 지출액도 영세하다. 매출액은 세계 1위인 미국의 1/12, 세계 평균의 1/3 수준이며 평균 R&D 지출액도 미국 대비 1/15, 세계 평균 대비 1/3 수준에 그쳤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ICT 분야 평균 기술 수준은 미국(100%) 기준으로 84.5%다. 유럽(92.9%)과 일본(88.9%), 중국(86.1%)에 뒤처졌으며, 미국과 기술격차는 1.4년이다. 26개 분야 ICR 기술 수준에서 경쟁국 모두에게 뒤지는 분야는 13개이며, 이 중 4차 산업혁명의 핵심동력인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야가 모두 포함됐다.

 

턱없이 부족한 ICT 전문가 수도 약점이다. 2020년 1월 조사한 산업부 산업기술인력수급실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 부족률은 4.3%로 전 산업 평균(2.2%)을 상회한다. 전 산업에서 데이터직무 인력 부족률은 16.1%에 달한다.

 

국내 AI 인재 수는 2019년 8월 기준 2664명으로, 미국(2만 8536명)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CISTP는 2022년까지 국내 AI 인재가 9986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정원은 16년째 55명으로 묶여있는 반면,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는 2008년 141명에서 2019년 745명으로 증가했다"며 열악한 국내 인재 양성 환경을 꼬집었다.

 

 

◇ 전경련 "국내 ICT 경쟁력 제고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 필요"

 

우리나라 ICT 분야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경련은 세 가지 정책 과제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먼저, ICT 기술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높이고 경영 및 생산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ICT 기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활용방법과 성공사례를 홍보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혁신성이 떨어지는 오래된 기업,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 대상으로 교육 및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고 전경련은 조언했다.

 

또한, 공공 ICT 발주 시 대기업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전경련은 주장했다. 이미 디지털 산업을 해외 글로벌 기업이 장악했기에 이들과 경쟁하기엔 중소기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경련의 시각이다.

 

공급이 부족한 ICT 전문가 양성과 산업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완화와 우수한 외국 기술인력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전경련 관계자는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최첨단 분야 학과는 대학 정원 총량규제 적용에 예외를 둬야 한다"며 "해외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조직 신설과 우수한 외국의 기술인력 교육 프로그램 발굴 또는 벤치마킹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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