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어릴 적 초등학교, 중학교 재학 시절에는, 매 월 기념일을 맞이한 행사들에 줄곧 참여하곤 했다. 4월은 과학의 달로, 학교 운동장에 삼삼오오 모여 물로켓을 발사하거나 고무동력기를 만들어와 누가 누가 멀리 날리나 대결을 펼치곤 했다. 또한 5월은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에 가족과 함께하는 행사를 진행하였고, 어린이들은 어버이에게 받은 선물을 자랑하기도, 어버이께 드릴 카네이션을 함께 준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서, 앞선 4, 5월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집집마다, 혹은 거리에 태극기가 걸렸고, 6월 6일에는 학교도 가지 않은 채 오전 10시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뭣도 모르는 채로 호국영령을 위한 묵념을 하곤 했다. 시간이 흘러 군입대 등을 통해 안보의식을 기르며 호국보훈의 의미를 파악하였지만, 이제는 현생에 치여 제대로 된 묵념의 시간을 가질 생각 조차 못하였다. 자취방에는 애국기를 걸지 못했고, 아버지와 함께 TV 너머로 현충일 기념행사를 챙겨보던 아이는, 그저 월요일에 쉴 수 있음을 감사하는 퍽퍽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며칠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지 100일이 지났다. 우크라
【 청년일보 】 요즘 20대 초중반 청년들을 중심으로, MBTI라는 심리검사가 유행이다.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통해 개인의 인식과 판단에 대한 선호경향을 파악하여 16가지의 유형화된 캐릭터를 제시해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본인이 외향형(Extraversion)인지, 내향형(Introversion)인지, 감각적(Sensing)인지 직관적(iNtuition)인지, 사고(Thinking)를 우선시하는지, 감정(Feeling)을 우선시하는지, 생활양식은 이성적 판단(Judging)에 의해 이루어지는지, 개별적 인식(Perceiving)에 의해 이루어지는지에 대하여 총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 선호경향별로 앞글자를 따와서 ESTJ, INFP 등으로 축약하여 표현할 수 있다. MBTI검사는 심리학의 대가 카를 융의 심리유형론을 근거로 하였으며, 1900년대부터 개발된 역사깊은 심리검사이다. 왜 이렇게 오래된 심리검사가 오늘날 청년들들을 열광시켰으며, MBTI를 묻는 것이 어떻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 우선, 심리검사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