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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보다 먼저 입주한 곰팡이·혹파리떼"...검단신도시 '호반써밋' 하자 보수 '갈등심화'

호반산업 시공 ‘호반써밋 1차’...곰팡이에 혹파리 알·사체 무더기 발견
입주민 및 예정자들, 피해 민원 접수 및 시공사측에 하자 보수 요구
호반산업 “3차 방역·약품처리”...일부 입주민들 “가구 전면교체하라”
호반측 "가구 전면교체는 불가"...입주자 '땜방식' 대처에 불만 갈등
관할 구청 “보수하자 이행여부만 관여...보수방식 관여하기 어려워”
입주자 A씨, 국토부 하자심사 분쟁조정 접수...결렬시 소송 가능성도

 

【 청년일보 】 인천 검단 신도시 신축 아파트에서 곰팡이와 혹파리 및 알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돼 입주민과 예비입주자들이 반발, 갈등을 빚고 있다. 시공사측인 호반산업은 긴급 하자 보수에 나섰지만, 일부 입주자들은 ‘눈가리고 아웅식’ 대처라며 각을 세우고 있다.

 

입주자들은 호반산업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대응을 지적, 반발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어 당분간 이를 둘러싼 양측간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부 입주자들은 관할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국토교통부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 조정 접수를 마친 상태다.

 

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14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인천 검단신도시 '호반써밋' 1차아파트에서 곰팡이와 혹파리 및 알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시공사측인 호반산업과 입주자 및 입주 예정자들간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아파트 입주 예정자인 A씨가 입주 두달 전인 4월 실시한 사전점검에서 싱크대 ‘상판지지쫄대’에서 심각한 상태인 곰팡이 현장을 발견하면서다. 또한 입주 시작일인 6월 14일 이후부터 동일한 피해사례가 속속 발견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특히 곰팡이를 숙주로 삼는 혹파리떼까지 대거 출몰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이를 참지 못한 입주민과 예비입주민들은 지난 6월 관할구청인 인천 서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호반산업측에 하자 보수를 요구했다.

 

 

민원을 접수한 호반산업은 전문방역업체를 투입, 6월 25일부터 7월 10일까지 약 보름간 총 1168세대 중 1090세대의 방역을 실시했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시공사측이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처방이 아닌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사태에 대처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호반산업 관계자는 “지난 6월 사태가 발생한 당시에는 해당 단지의 입주율은 20%대였으며, 입주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방역에 노력해왔다”면서 “이후에도 추가 방역을 요청한 147세대의 방역도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한달간 진행울 했다.”고 말했다.

 

또한 “3차 방역 희망세대의 신청도 받고 있다”면서 “곰팡이와 관련된 민원 중 98%(163건 중 159세대)의 보수를 완료한 상태로, 방역 외에도 (문제가 발생한) 가구의 부분 교체를 실시하는 등 하자 처리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호반산업은 해당 단지는 E0 등급의 친환경 가구를 설치하는 한편 세대별 가구는 자재·부품 등을 현장으로 직접 가져와 조립하는데, 가구 생산 또는 운송 과정에서 외부의 습기에 노출돼 일부 곰팡이와 혹파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입주민 및 예비 입주민들은 호반산업측의 하자 보수 대처에 강한 불만을 제기, 심지어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즉 시공사측의 하자 보수 처리가 근본적인 처방이 아닌 '땜방식' 처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단지 입주예정자 A씨는 청년일보와의 통화에서 “2차 방역까지 마친 상황에서도 여전히 혹파리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방역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인 가구 내 곰팡이에 대한 전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에 따르면 호반산업 측이 지난 6월 긴급 방역을 실시했으나, 방역지침에 대한 안내조차 없었을 뿐만 아니라, 방역조치 범위 역시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또한 곰팡이 제거 역시 탈거가 가능한 일부 가구에 대해서만 걸레로 닦는 등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처리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다. 방역 역시 매우 허술하게 이뤄지는 등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A씨는 “3차 방역을 원할 경우 신청을 받겠다고 해서 신청, 접수했더니 현장조사를 통해 날아다니는 혹파리가 눈에 보이면 방역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하더라”면서 “겉보기 식 대처에만 신경쓰고, 그 방역 결과에 대해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입주민들은 방역과 함께 근본적인 원인인 가구를 전면 교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검단 신도시 호반써밋1차 입주 예정자 공식 커뮤니티에서 지난 2일 피해세대를 대상으로 자체 투표를 진행한 결과, 265명의 응답자 중 230명(86.8%)이 "가구 전체 교체를 원한다"고 답했다.

 

반면 해당 부분 교체로 만족한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34명(12.8%)에 불과했고, 해당 부분을 닦아주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대답은 1명에 불과했다.

 

보수가 지지부진하고, 피해 상황을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일부 입주자는 자비를 들여 주방을 전면 교체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입주자 B씨는 "주방을 철거한 공사업체 직원분이 벽쪽에는 곰팡이가 없었으나, 주방 자재는 거의 곰팡이로 가득하고, 물을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아토피 있는 아이를 데리고 못 들어갈 것 같아 교체하게 됐다"고 한탄했다.

 

입주자들의 이 같은 입장과 달리 시공사측인 호반산업은 가구 전면 교체는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즉 2차에 걸친 방역으로 혹파리 대부분을 제거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한편 곰팡이 발생 민원도 대부분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호반산업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세대는 1세대에 불과하다”면서 “하자처리도 거부하고 언론에 제보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닦을 수 있는 곳은 닦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교체도 진행했다“면서 ”제보하고 있는 사진들은 옛날 사진으로,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원을 접수받은 관할구청인 인천 서구청은 하자 처리 이행여부에 대한 중재는 가능하나, 보수 방식에 대해서는 관여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인천 서구청 관계자는 “요청된 민원 사항에 대해서는 조속하게 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하자처리에 대해 시공사에서 조치계획과 입주민 서명을 받은 확인서를 제출받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세대에서는 가구 전면 교체를 요구하고 있으나, 시공사측에서는 선별적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으로, 하자 보수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하자 보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에서는 (구청이) 관여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자보수에 대한 이행이 전혀 되지 않는다면 문제에 대한 처분이 뒤따를 수 있지만, 하자 보수 방식에 대한 부분은 시공사와 입주자간의 협의가 뒤따라야 할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입주자 A씨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하자 심사를 접수, 지난 3일 하자심사 현장조사가 진행된 상황이다. 만약 분쟁 조정에서 양측간 합의가 결렬될 경우 법적 소송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정은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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