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삼성은 향후 5년 동안 45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분야의 경쟁력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기존의 메모리 분야 외에 펩리스(설계)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펩리스 시스템반도체는 고성능·저전력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5G·6G 등 초고속 통신 등에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펩리스 시스템반도체의 2025년 시장 규모는 4773억 달러로 메모리 반도체(2205억달러) 시장 규모의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시장의 우려에도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만 77조원의 매출을 냈고 이가운데 반도체 매출은 전년대비 20% 가량 늘어난 29조원 수준으로 잠정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30일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는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번 3나노 공정 양산은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 경쟁 상대보다 한발 앞선 행보라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초격차 전략으로 TSMC를 앞설 기회를 잡고 파운드리 시장 정상을 정조준하고 나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양산 시작...GAA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 최초 상용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라이벌인 대만 TSMC보다 먼저 3나노 공정을 구현하며 미국·유럽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 최초로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 핀펫(FinFET), EUV 등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고, 이번에 MBCFET GAA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서비스 또한 세계 최초로 제공한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공정 성숙도를 빠르게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인 차세대 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나노시트 GAA 구조 적용과 함께 3나노 설계 공정 기술 공동 최적화(DTCO)를 통해 PPA(Power:소비전력, Performance:성능, Area:면적)를 극대화했다.
삼성전자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 45% 절감, 성능 23% 향상, 면적 16% 축소되었고, 이어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 면적 35% 축소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PPA, 극대화된 전성비(단위 전력당 성능)를 제공하며, 차세대 파운드리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채널을 얇고 넓은 모양의 나노시트 형태로 구현한 독자적 MBCFET GAA 구조도 적용했다. 나노시트의 폭을 조정하면서 채널의 크기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으며, 기존 핀펫 구조나 일반적인 나노와이어 GAA 구조에 비해 전류를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설계에 큰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와 풍부한 자본으로 약 30년 앞서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한 TSMC의 기술력을 역전하고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사업 목표를 발표한 2019년에 세계에서 최초로 파운드리 공정에 극자외선(EUV)을 도입해 세계 반도체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킨 바 있다. 삼성전자는 시설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 화성과 평택 캠퍼스에는 첨단 파운드리를 구현할 수 있는 EUV 공장 V1, V2가 있다.
공정이 미세화되고 반도체에 더 많은 기능과 높은 성능이 담기면서, 칩의 설계와 검증에도 점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수율(양품 비율)과 관련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나노 수율은 50%대까지 상승하고 있다며 연말에는 5나노 수준까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3나노 수율도 시장 기대치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삼성전자는 4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 향후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시높시스, 케이던스 등 SAFE 파트너들과 함께 3나노 공정 기반의 반도체 설계 인프라·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빠른 시간에 제품 완성도를 높이도록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상카 크리슈나무티 시높시스 실리콘 리얼라이제이션그룹 총괄 매니저는 "시높시스는 삼성전자와 장기적·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GAA기반 3나노 협력은 향후 시높시스의 디지털 디자인, 아날로그 디자인, IP 제품으로 계속 확장되어, 주요 고성능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차별화된 SoC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톰 베클리 케이던스 커스텀 IC&PCB 그룹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는 "삼성전자 3나노 GAA 기반 제품 양산을 축하하며, 케이던스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자동화된 레이아웃으로 회로 설계와 시뮬레이션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케이던스는 더 많은 테이프아웃(설계 완료) 성공을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GDDR6 D램 개발..."업계 최고 속도 구현"
파운드리 시장 선점을 위한 이같은 행보와 함께 삼성전자는 최근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을 활용한 10나노급 3세대(1z) 16Gb GDDR6 D램을 개발했다. EUV를 이용한 GDDR6 D램 개발은 세계 최초다. GDDR6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그래픽 D램이다.
GDDR6는 초당 1.1테라바이트(TB)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프리미엄급 그래픽 카드에 탑재할 경우 풀HD급 영화 275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24Gbps GDDR6 D램'에는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igh-K Metal Gate, HKMG) 기술도 적용돼, 기존 18Gbps GDDR6 D램 대비 약 30% 이상 동작 속도가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국제 반도체 표준화 기구 JEDEC의 표준규격에 맞춰 GDDR6 D램을 개발해, AI와 그래픽 가속기 업체들이 쉽게 채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확보하면서도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
PC, 노트북, 게임 콘솔 그래픽 성능이 고도화되고 고성능 컴퓨팅(HPC),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의 성장으로 고성능 GDDR6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GDDR6는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KMG) 공정을 적용했다. 누설 전류를 최소화, 전력 효율이 중요한 응용처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GDDR6에 저전력 동적 전압 기술(DVS)도 적용했다. DVS는 D램 동작 전압을 동적으로 변경해 전력 소모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동작 전압을 기존 1.35V 대비 낮은 1.1V까지 지원한다. 노트북 적용 시 배터리 사용 시간이 크게 증가한다.
삼성전자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 규격에 맞춰 GDDR6를 개발, 제품의 신뢰성을 높였다. 고객사가 GDDR6를 응용 제품에 쉽게 채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동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부사장은 "24Gbps GDDR6 D램은 이달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시스템에 탑재돼 검증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는 대용량 처리가 요구되는 컴퓨팅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을 적기에 상용화하고, 이를 통해 차세대 그래픽 D램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하는 GDDR6 시장에서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D램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