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 전체 조감도. [사진=삼성물산]](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8/art_17398619056476_e6fd0a.jpg)
【 청년일보 】 미분양 증가로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과 충북 및 전주 등 지방에서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여에 걸쳐 분양물량이 완판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시장이 극도로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방에서의 완판 기록은 나름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최근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는 경기도에서 곧 적잖은 물량이 나올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건설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인천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과 충북 청주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의 분양이 최근 100%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두 단지의 완판은 짧게는 4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걸렸지만, 지방 미분양 증가로 건설업계가 한껏 움츠려든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주목된다.
실제 지난 5일 국토교통부 '2024년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73가구로, 5개월만에 다시 7만 가구대로 불어났다. 이에 더해 다 짓고도 분양하지 못한 악성 미분양은 2만1천여가구로 악성 미분양이 2만가구를 넘어선 건 10년 5개월만에 처음이다.
이같은 미분양 증가는 건설업계의 뇌관이 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지방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신동아건설 외에도 올해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와 파산이 잇따를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들려온다.
최근 완판된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이 위치한 인천에서도 미분양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21년 12월 기준 425건이었던 미분양은 이듬해인 2022년 2천494가구로 급증한뒤 2023년 3천270건, 지난해 3천42건으로 여전히 3천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1일 분양을 시작한 이 단지는 삼성물산이 시행부터 시공가지 모두 도맡아 진행하는 자체사업단지로 지상 최고 40층, 19개 동, 전용면적 59~101㎡ 총 2천549가구 대단지 규모다. 블록별 가구수는 ▲1블록 706가구 ▲2블록 819가구▲3블록 1천24가구로 구성됐다. 이번에 계약을 완료한 1블록에 앞서 2·3블록도 완판을 기록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청약에서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더라도 본 계약에 들어가면 계약포기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최근의 상황에서, 서울 핵심지가 아님을 감안할때 이 단지가 약 4개월만에 완판이 된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 분양만 했다하면 완판되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고, 지방의 경우 최근엔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판만 되면 선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최근 시장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정도면 조기 완판으로 불릴만도 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건설과 금호건설이 시공한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은 약 1년여만에 분양 완료 소식을 전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3월 4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분양을 개시, 최근 완판됐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일원 사직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인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26개 동, 총 2천330세대 규모로 이 중 전용면적 59~114㎡ 1천675세대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업계에서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효과에 더해 완공 후 사직동은 원도심의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고 인근에 1만4천여 세대의 대규모 정비사업을 앞둬 미래가치가 높다는 점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충북 지역의 미분양은 지난 2020년 말 273가구에서 2023년 3천442가구로 급증한 뒤 조금씩 그 수를 줄여 지난해 말 기준 2천192가구였으나 4년전인 2020년(273가구)에 비해선 약 8배 늘어난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이 외에도 지난달 포스코이앤씨가 선보인 전북 전주시에 선보인 2천세대 이상급 대규모 단지인 '더샵 라비온드'도 완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836가구(특별공급 590세대 제외) 모집에 2만건 이상의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2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친 바 있다.
이 단지 역시 도심권 정비사업인만큼 주변에 교육, 교통, 문화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풍부하다는 장점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지 인근의 병무청 재개발, 종광대2구역 재개발 등이 예정되는 등 미래가치도 기대된다.
앞서 완판을 기록한 세대들은 모두 지방임에도 불구 대형 건설사의 대규모 분양단지에, 입지적으로 우수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공급 부족 문제와 탄핵 정국으로 인한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연내 청약시장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10대 건설사의 분양단지 위주로 소비자의 관심이 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2~3월 총 분양 예정 물량 3만9천30가구(일반분양 2만5천491가구) 중, 지난 12월 통계에서 미분양이 무려 23.1%(2천433가구)나 증가한 경기 지역이 7천139가구(일반분양 5174가구)로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지방에서 선전한 대형 건설사도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번달 경기도에 예정됐던 분양물량들도 미뤄지는 사례가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대형 건설사들도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분양시기를 조절하고 있는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