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1/art_1747904352246_7e2087.jpg)
【 청년일보 】 이창용 한국은행(이하 한은) 총재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기반 국제결제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주요 시중은행장을 직접 만나며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창용 총재가 일선 은행장들과 개별적으로 소통한 것은 이례적으로, 그만큼 이번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는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 본점을 일일이 방문해 은행장들과 약 30분씩 면담을 진행했다. 지난 20일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21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어 22일에는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잇따라 만났다.
은행연합회 등 단체 회의가 아닌, 한은 총재가 직접 은행을 찾아가 개별 면담을 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이 총재가 만난 은행들은 모두 한은이 참여 중인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a)'에 함께하는 주요 시중은행이다. 프로젝트 아고라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주도하고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 IIF(국제금융협회)가 참여하는 국제 협력 사업으로, 기관용 CBDC와 민간은행의 토큰화된 예금을 결합해 국경 간 지급결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 총재는 면담에서 올 하반기 본격화되는 프로젝트 아고라 테스트의 추진 배경과 국내 금융권의 역할을 상세히 설명하고, 은행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재차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CBDC가 BIS가 목표하는 대로 상용화되면 외환 업무에서의 운영비 절감과 법률 리스크 완화 등 실질적인 혜택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은이 별도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 한강'에 대한 참여 독려도 있었다. 프로젝트 한강은 CBDC와 연계된 토큰 예금을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국내 실험 사업으로, 현재 약 10만명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실증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이 총재는 프로젝트 한강에 필요한 비용의 3분의 1 이상을 한은이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은행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지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일부 면담에서는 최근 금융권에서 논의 중인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문제도 언급됐다.
이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발행되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고, 행장들 역시 "자금세탁 우려와 국제 금융제재 가능성 등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총재는 이번 개별 면담을 마무리한 뒤 오는 26일 오후 6개 시중은행장들과 공식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방한 중인 티모시 애덤스 국제금융협회(IIF) 사장도 참석해 프로젝트 아고라의 국제적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