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와 뉴욕증시 상승이 맞물리며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덕분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10만전자'(삼성전자)와 '53만닉스'(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0.64포인트(1.79%) 오른 4,012.23을 기록했다.
장 초반 3,999.79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4,029.44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6월 20일 3,000선을 처음 돌파한 지 약 4개월 만에 '꿈의 지수' 4,000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내린 1,436.7원으로 출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천349억원, 6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1천385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2,91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현물·선물 간 엇갈린 포지션을 보였다.
이번 급등세의 배경에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이 자리한다. 오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할 예정이어서 협상 타결 기대가 높아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주말 실무협의 직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1년간 유예되고, 미국의 대(對)중국 추가 관세 부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혀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였다.
이에 앞서 열린 뉴욕증시도 물가 안정세에 힘입어 급등했다.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고, 다우지수·S&P500·나스닥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여기에 한미 정상회담을 통한 관세협상 타결 기대감도 증시를 밀어 올렸다. 오는 29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7월 타결된 상호관세 조정 협상의 후속 조치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장 전 "미중 정상회담은 10월 이후 주식시장 변동성을 만들어냈던 미중 무역 갈등의 해소 여부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한국 증시는 여러 대형 이벤트를 치르면서 4,0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할 전망"이라고 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는 장중 3.04%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선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도 5.10%까지도 상승했다. 반도체 대형주가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을 견인한 셈이다.
조선·방산주도 동반 강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HD현대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조선, 증권, 제약, 건설 등이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2.41포인트(1.41%) 오른 895.49을 나타냈다. 개인(160억원)과 외국인(82억원)이 동반 순매수에 나섰고, 기관은 2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으며,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 삼천당제약 등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