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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보험업계 제판분리 논란…긍정의 에너지가 필요한 시점

 

【 청년일보 】 보험업계에서 제판분리 논란이 한창이다. 제판분리는 상품 서비스의 제조와 판매 과정 분리를 의미하는 용어다. 최근 보험업계내에서는 제판 분리를 위해 자사의 전속 보험설계사들을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로 이동시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선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선도에 나섰다. 이외에 제판 분리 작업을 논의 중인 보험사는 현대해상과 농협생명, 하나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정도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내에서는 향후 제판분리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잡음도 적지않다. 현재 제판분리를 추진 중인 한화생명의 경우 노조는 "인력감축을 위한 꼼수이자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시도일 뿐"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단체 티켓 시위에 이어 단발적 총파업 강행 의사까지 내비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측에서는 보험설계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 GA로 분사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회사나 고객, 보험설계사, 직원 등 모든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의 진짜 목적은 비용 절감이다”면서 “진정으로 제판분리를 하고자 한다면 GA의 모든 인프라가 구축해놓고 전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측 입장에선 영업조직을 자회사로 이동시키면 부담이 덜어진다"면서 "이는 고용안정의 효력과 단체협약이 자회사에서는 발휘될 수 없기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손쉬운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수많은 직원들을 구조조정의 희생양을 삼으려는 의도"라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다. 노조는 자회사형 GA란 사업은 국내에서는 성공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른 바 '검증되지 않은 모델'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사측의 주장은 다르다. 제판분리가 시대적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제판분리를 통해 영업경쟁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경영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저성장 및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시장경쟁이 심화되면서 향후 보험업계의 성장률과 수익성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특히 생명보험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0%대를 기록하고 있고 손해보험업종 역시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보험사들은 수익성 제고를 간과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더욱이 이달부터 시행되는 특수고용직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으로 보험영업 시장내 적잖은 변화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고객들의 눈높이도 과거와 달리 매우 높아진 상태다. 때문에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대고객 서비스'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제판 분리를 통해 다양한 상품 제공 등 맞춤형 대고객 서비스를 위한 제판분리 전략은 불가피한 상황이며, 이에 자회사형 GA 확대를 통한 대응이 현실적인 방안이란게 일부 보험사 경영진들의 판단이다.

 

문제는 제판분리는 보험사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때문에 사측은 대세라는 이유로 강행하려만 할 게 아니다. 노조의 무조건식 반대만을 위한 반대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노사 양측은 현재 보험업계가 중대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점,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동반자적 관계 수립을 통한 극복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강대강이 아닌 합리적인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

 

우스갯 소리로,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이들은 "회사 없이 직원이 있을수 없다"고 강변한다. 또한 직원들 대변하는 노조는 "직원 없이 회사가 존립할 수 있냐"고 강변한다. 어찌보면 둘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들말에는 부정적인 요소가 가미돼 있다.

 

업황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따라서 "회사가 있으니 직원들이 있는 것이며, 직원들이 있으니 회사가 존립할 수 있는 것"이라는 긍정의 에너지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 아닌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요컨대,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본사 앞 시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말 보험업계가 직면한 작금의 현실이 엄중한 상황이라며 갈등을 부추기기보단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노조와 경영진의 슬기로운 처세를 기대해 본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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