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2 (목)

  • 흐림동두천 20.2℃
  • 흐림강릉 16.6℃
  • 흐림서울 21.2℃
  • 흐림대전 23.1℃
  • 흐림대구 19.9℃
  • 구름많음울산 17.0℃
  • 구름많음광주 20.0℃
  • 흐림부산 19.7℃
  • 흐림고창 19.9℃
  • 흐림제주 20.2℃
  • 흐림강화 17.1℃
  • 흐림보은 22.1℃
  • 흐림금산 21.7℃
  • 흐림강진군 18.6℃
  • 흐림경주시 16.2℃
  • 흐림거제 19.4℃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나는 '정당', 너는 '부당'...삼성화재 노조의 내로남불(?)

 

【 청년일보 】 정치권내 내로남불 행태에 대한 비난이 높은 상황에 노동권내에서도 내로남불 논란이 뜨겁다. 최근 무노조 경영이 무너진 삼성그룹의 한 계열사의 이야기다.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계열사인 삼성화재내 최근 새로운 노조 설립을 둘러싼 노사간 공방이 뜨겁다. 심지어 직원들 사이에서도 복수 노조 설립을 둘러싸고 내로남불 논쟁이 확산 조짐을 보이는 등 내홍을 겪고 있는 양상이다.

 

내로남불이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의미로, 내가 하는 일은 정당한 일이지만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은 부당하고 잘못됐다는 식의 아전인수격의 발상을 비꼬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삼성화재 노동조합(이하 삼성화재노조)은 기존 삼성화재내 직원들의 대표협의 기구인 평사원협의회(이하 평협)의 노조 전환을 두고 "사측의  조정을 받는 어용 노조가 될 것"이라며 비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삼성화재 노조는 고용노동부의 공식 승인을 거쳐 출범했다. 조합원 수는 약 1000명 가량 규모인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삼성화재 노조는 최영무  대표이사와 정식 면담 등 공식적인 노조 활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1년만에 삼성화재 평협도 제2의 노조 설립을 추진하면서 조직내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삼성화재 노조는 평협의 노조전환 추진 행보에 대해 "사측이 조정하는 어용노조"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있다.

 

삼성화재 노조의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이른바 'S그룹노조파괴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화재지회는 지난 2013년에 공개된 해당 문건에 평협을 노조로 전환해 기존 노조를 무력화 시킨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지난 1987년부터 구성, 운영돼온 삼성화재 평협은 노조를 대신해 사측과 직원들의 임금 등 근로조건에 과한 사안을 협의해온 사원 단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화재 노조보다 구성원 규모가 5배가 넘는다.

 

사측 내부에서는 평협이 노조 전환을 추진한 배경을 두고 현 삼성화재 노조의 행보에 뜻이 맞지 않자 현행법 상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돼 있는 점을 감안, 삼성화재노조 외에 별도의 협의 기구로 전환하려는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화재 노조의 가입자 수가 평협 가입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치 못하는 등 대표성 결여 등 전체 직원의 의중을 제대로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평협은 노조 설립 계획안을 마련, 지난달 22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고, 최근 노조 설립 신고 필증을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았다. 정식명칭은 '삼성화재평사원협의회 노동조합(이하 삼성화재평협노조)'이다.

 

이로써 삼성화재 평협 역시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노조기구로 인증을 받은 셈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 내 삼성화재노조와 평협노조 외에 삼성화재지회 등 3개의 노조가 상존하고 있다.

 

즉 삼성화재에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삼성화재노조를 비롯해 금속노련 산하 금속일반노조 삼성화재지회 그리고 삼성화재 평협노조가 직원들을 대표하는 노조기구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삼성화재 지회에 이어 삼성화재노조는 사측에 임단협 교섭을 요구, 노사간 협상작업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화재 평협노조 역시 조만간 사측에 교섭을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동조합법상 기존 노조와 신설노조는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하며,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전체 조합원의 과반을 확보한 노조가 대표 교섭권을 갖게된다.

 

내부에서는 평협노조가 대표교섭권을 쥐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않다. 평협 노조의 조합원 규모가 가장 크게 때문이다. 더구나 평협 노조는 추가 조합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 제1 노조로서의 위상 확보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양측 노조간 인정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확산되면서 적잖은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수개월간에 걸쳐 진행되는 임금 교섭작업이 착수조차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적지않다.

 

실제로 삼성화재 노조는 평협 노조 설립을 두고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로 규정, 사측과 평협 회장을 고소했다. 삼성화재노조는 사측이 평협 노조 설립을 묵인하고 지원하는 등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사측과 평협 노조는 사측이 노조 설립에 지원하는 등 개입했다는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두 노조간 갈등 양상을 두고 집단 이기주의와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업계내 복수노조를 운영중인 H사도 제1노조와 2노조로 구분돼 운영되고 있으며, 임단협 과정에서 항상 충돌하고 있다"면서 "특히 양측간 조합 가입규모가 비슷해 더욱 갈등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상호 노조로서 자신들만 대표성을 인정하고, 상대방은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단일노조내에서도 노조 집행위간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곳도 있는데 삼성화재라고 이를 비껴갈 재간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화재 노조는 자신들만 인정할 것을 요구하기 보단 평협 노조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심지어 가입자 수도 평협 노조가 훨씬 많은데 이를 사측이 개입해 부동노동행위를 일삼았다는식의 논리는 무리"라고 말했다.

 

요컨데, "나만 되고 남은 안된다"는 발상은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로 비춰질 가능성이 짙다. 결국 대표교섭권을 쥐게 될 노조에 대한 선택은 직원들의 몫이다. 상호 비방전이 아닌 댜앙한 복지공약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조 활동을 통해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 청년일보=최시윤 기자 】





Y-포토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기자수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