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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네타냐후 시대 막 내린다

네타냐후 퇴진 기치로 내건 9개 정당, 연립정부 구성에 최종 합의
중도 중심으로 좌파와 우파, 아랍계 동거하는 연정은 이번이 처음

 

 

【 청년일보 】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역대 최장수 총리다. 재임 기간이 15년 2개월에 달한다. 그동안 야당의 연합 공격에 입지가 좁아지고, 비리 혐의로 수사까지 받자 팔레스타인 공습에 열을 올렸지만 결국 총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 퇴진을 기치로 내건 '네타냐후 반대 블록' 9개 정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연정에는 지난 3월 총선에서 원내 제2당이 된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17석), 중도 성향의 청백당(8석),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좌파 성향의 노동당(7석)이 참여했다. 또 우파 성향의 뉴 호프(6석), 아랍계 정당 연합인 조인트 리스트(6석), 사회 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6석), 극우 성향의 야미나(7석), 그리고 아랍계 정당 라암(4석)도 합류했다.

 

이들 9개 정당이 보유한 의석은 모두 68석으로 전체 크네세트(의회) 의석 수 120석의 절반이 넘는다. 

 

이들 정당은 제3지대에 있던 극우 성향 야미나가 지난달 31일 연정 참여를 선언한 이후 마라톤 협상을 통해 마감 시한을 1시간 앞두고 극적인 합의를 끌어냈다. 막판에는 역시 제3지대에 머물던 아랍계 정당 라암까지 합류해 세가 더욱 커졌다. 중도를 중심으로 좌파와 우파, 아랍계가 동거하는 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정을 주도하고 있는 원내 제2당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성명을 통해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게 연정 타결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리블린 대통령 역시 성명을 통해 "정부 구성에 라피드 대표의 전화를 받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TV 앵커 출신인 라피드 대표는 트위터에 "차기 정부는 이스라엘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이다. 우리에게 표를 줬는지 여부는 상관이 없다"며 "반대편에 선 사람들을 존중하는 한편 이스라엘 사회의 모든 부분을 통합하고 연결할 것"이라고 썼다.

 

1주일 이내에 실시되는 연정 확정 투표 절차만 거치면 이들 정당이 참여하는 '무지개 연정'이 공식화한다.

 

사전 합의에 따라 차기 정부 임기의 전반기 2년간 총리는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 외무장관은 라피드 대표가 맡는다. 후반기 임기 2년은 두 사람이 역할을 바꾸기로 했다. 국방장관은 네타냐후 총리 주도의 연정에서 그동안 국방부를 맡아온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가 계속 맡기로 합의했다.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받은 베네트 대표는 리블린 대통령에게 "신의 도움을 받아 이스라엘에 이로운 일을 하고, 이스라엘을 정상 궤도로 돌려 놓겠다"고 말했다.

 

원내 제1당인 리쿠드당(30석)을 중심으로 우파 연정을 꾸리려다 실패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009년 3월 재집권 이후 12년 2개월 동안 유지해 온 총리직을 내려 놓고 야당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전 3년을 포함하면 총리 재임 기간이 총 15년 2개월에 달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수뢰, 배임, 사기 등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 보호막 없이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등으로부터 몇 년간 고급 샴페인과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확정을 방해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에서 패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를 장악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 이스라엘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 소속의 야리브 레빈 크네세트 의장이 의도적으로 연정 확정 투표를 연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은 연정 확정 투표 요구안과 함께 크네세트 의장 교체 투표 요구안도 의회에 제출해 오는 7일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2년간 무려 4차례나 총선을 치를 만큼 혼란한 정치 상황을 겪어 왔다.

 

지난 2019년 4월과 9월 총선 후에는 정당간 이견으로 연립정부 구성이 무산됐다. 지난해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과 간츠 국방장관이 주도하는 청백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다.

 

그러나 두 연정 파트너는 사사건건 갈등했고, 결국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 속에 연정은 출범 7개월 만에 파국을 맞았다.

 

네타냐후 반대 블록의 무지개 연정 타결로 5번째 조기 총선은 피했지만 정국 파행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의 이념적 지향점이 워낙 다양해 정국 안정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인 팔레스타인 문제를 두고 연정 내 극우 정당과 아랍계 정당이 갈등할 여지도 크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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