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서울시와 경찰의 통제와 경고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3가 일대에서 8천여명(민주노총 추산)의 대규모 '기습 집회'를 강행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2시께 종로2가 탑골공원 인근에서 전국 노동자 대회를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이후 종로 4가를 거쳐 청계천 배오개 사거리까지 행진했다. 이곳에서 민주노총은 행진을 앞질러 온 경찰 부대에 가로막혔고, 오후 3시 45분께 파업가 제창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민주노총은 3일 오후 2시께 종로2가 탑골공원 인근에서 '전국 노동자 대회'를 기습적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행진하고 있는 민주노총 노조원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726/art_16253231644104_f1a18e.png)
당초 민주노총은 여의대로 일대에서 3일 오후 2시부터 만명 규모의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경찰과 서울시는 이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집회가 신고된 여의도 일대를 비롯해 광화문 일대 등 서울 도심에서도 집회 진행 가능성을 보고 진입을 막았다.
경찰은 서울 도심부 진입 길목인 원효대교, 한남대교 등에 검문소 59개를 설치해 전국 집회 참가자들의 진입을 통제하고, 213개 부대를 동원해 여의도를 포함한 기습 집회가 예상되는 서울 도심 지역을 통제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여의대로 근방에서 경찰 관계자는 “민주노총 마크를 단 일부 차량이 경찰 검문을 받고 회차했다”며 “여의도에서는 집회를 위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민주노총 측에 집회 금지를 수차례 통보하고 불법 집회에 따른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나섰으며, 경찰 역시 집회를 강행할 경우 주최자 등의 엄중 처벌을 경고했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1시께 조합원들에게 "여의대로 진입이 원활치 않아 장소를 긴급히 변경한다"고 공지하고 오후 1시 50분께 조합원들을 종로3가 일대에 집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3일 오후 2시께 종로2가 탑골공원 인근에서 '전국 노동자 대회'를 기습적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행진하고 있는 민주노총 노조원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726/art_16253231601649_36d4c8.png)
조합원들은 사전 배포된 피켓을 들고 종로2가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고, 오후 2시 40분께 종로2가 사거리부터 종로3가 사거리까지 차로 4∼6개를 점유, 전종덕 사무총장의 진행 아래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생존과 안전 고용을 지키려 이 자리에 모였다"며 "더 이상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용납하지 않고 노동자의 힘과 분노로 이 세상을 바로잡자"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등 관련 법에 따라 3차례 집회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약 30분 동안 대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3시 15분께 대회를 마무리하고했다.
![민주노총은 3일 오후 2시께 종로2가 탑골공원 인근에서 '전국 노동자 대회'를 기습적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배오개 사거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민주노총 노조원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726/art_1625323180272_f888fe.png)
민주노총은 이후 행진으로 광화문 방향이 아닌 지나온 길로 다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광화문 방향에 대기중이던 경찰 부대들이 행진하는 노조원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인도로 달려갔고, 노조원들도 이에 질쎄라 같이 달리는 '웃픈' 헤프닝도 벌어졌다.
이에 더해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나, 거리두기는 충분히 지켜지지 않은 채로 집회가 진행됐다. 더욱이 사회자가 “너무 촘촘히 붙어있으니 양옆 간격을 벌려달라”고 수차례 반복해 권고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민주노총은 3일 오후 2시께 종로2가 탑골공원 인근에서 '전국 노동자 대회'를 기습적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배오개 사거리에서 경찰부대와 대치중인 민주노총.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726/art_16253231709568_21d05b.png)
민주노총은 종로 4가를 거쳐 청계천 배오개 사거리까지 행진했다. 이곳에서 민주노총은 행진을 앞질러 온 경찰 부대에 가로막혔고, 오후 3시 45분께 파업가 제창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비정규직 철폐하라', '구조조정 중단하라', '최저임금 인상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임을 위한 행진곡' 등 투쟁가를 부르며 시위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집회가 종료된 후 서울 경찰청은 "서울시와 경찰의 집회금지에도 불구하고 집회 및 행진을 강행해 국민 불편을 초래한 집회 주최자들에 대해 52명 규모의 서울청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실제 민주노총 집회로 여의대로 근방 차량통제와 더불어 종로 3가에서 종로2가 방면 차선의 차량 운행이 중단됐으며, 이날 1시 50분깨부터는 지하철 1호선, 3호선, 5호선 종로3가역 지하철 이용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위에서 경찰 폭행 혐의(공무집행방해)로 1명이 연행되는 등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당초 연행자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1명을 체포해 혜화경찰서에서 조사중이라고 정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3일 오후 2시께 종로2가 탑골공원 인근에서 '전국 노동자 대회'를 기습적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배오개 사거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민주노총 노조원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726/art_16253231755471_4b1eeb.png)
【 청년일보=정은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