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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사 통해 글로벌 톱3 노린다

10조1000억원 규모의 고품질 양극재 추가 확보···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톱티어 기업 성장
배터리 사업 분할 후 기업공개 추진···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750만대분 생산 능력 확보

 

【 청년일보 】 배터리는 전기자동차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4가지 소재로 구성된다.

 

이 중 양극재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수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소재로 배터리 원가의 40~50%를 차지한다. 결과적으로 양극재는 전기자동차 가격의 20%를 차지하며, 그 효율성에 따라 전기자동차의 1회 충전당 주행거리 및 차량 수명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양극재 내부의 니켈 함량과 비례한다. 이 때문에 최근 배터리 업계는 니켈의 함량을 높여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국내의 대표적 양극재 기업으로는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코스모신소재, 엘앤에프 등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에코프로비엠으로부터 10조1000억원 규모의 고품질 양극재를 확보하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외형을 확대할 계획인데, 오는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의 분할 안건이 가결되면 투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10조1000억원 규모의 고품질 양극재 추가 확보···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톱티어 기업 성장

 

SK이노베이션은 지난 9일 에코프로비엠과 10조1000억원 규모의 하이니켈(High Nickel)계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이다.

 

현재 가장 폭넓게 상용화되고 있는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이 적용된 3성분계 NCM 양극재다. 에코프로비엠은 이 중에서도 니켈 비중을 높힌 하이니켈계의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통상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고용량의 배터리 제조가 가능하다. 특히 니켈 비중을 높이면 상대적으로 비싼 코발트 함량을 줄일 수 있어 원가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SK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비엠의 이번 공급계약은 기존 2020~2023년 이후 기간에 대한 추가 계약이다.

 

기존 4년 동안의 계약 규모는 2조7000억원이었는데, 이번에 맺은 3년의 추가 계약 규모는 10조1000억원이다. 이를 연간 규모로 환산하면 3조3600억원으로 기존 계약 규모보다 5배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연간 3조3600억원은 양극재 11만톤에 해당하는 것으로 73기가와트(GWh)의 배터리를 충당할 수 있다. 1Gwh는 10억wh, 즉 100만Kwh다.

 

지난 한해 동안 SK이노베이션이 전 세계에 공급한 배터리는 총 7.7GWh다. 3년 후에 한 기업에서 납품받는 양극재로만 2020년 전체 공급량의 10배나 되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급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7월 전 세계 시장에서 5.4%의 점유율로 첫 5위에 올랐다. 증권업계는 내년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톱티어(Top-tier) 기업으로 거듭 난다는 얘기다.

 

◆ 배터리 사업 분할 후 기업공개 추진···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750만대분 생산 능력 확보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연 40GWh 수준인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30년 50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500GWh는 전기자동차 750만대분에 해당한다. 문제는 막대한 투자금 조달이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5년 동안 18조원을 배터리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SK IET의 상장과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SK에너지 주유소 자산 매각 등을 진행했다. 특히 배터리 사업을 분할한 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필요한 투자금을 증시에서 조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차 관문은 임시 주주총회.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 및 석유개발(E&P) 사업 부문의 분할 안건과 이익 배당을 금전 외 주식으로 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다.

 

분할은 존속법인인 SK이노베이션이 신설하는 분할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물적 분할 방식이다.

 

분사, 즉 기업 분할 방식에는 인적 분할과 물적 분할이 있다. 두 방식 모두 기업을 서류와 회계상으로 쪼개는 것인 만큼 큰 차이는 없다. 핵심은 분할된 신설법인의 소유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것이다.

 

인적 분할은 분할된 신설법인의 소유권을 기존 주주들이 동일하게 갖는다. 물적 분할은 신설법인의 지분을 기업이 100% 보유하게 된다. 대주주 입장에서 물적 분할할 경우 소액 주주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어 추가 소요자금이 없고, 신설법인의 지분도 전량 보유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물적 분할 안건이 통과될 경우 10월 1일 배터리 신설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내의 대표적 의결권 자문사 가운데 한 곳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12일 SK이노베이션의 임시 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내고 분할 계획 등 각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 권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사업이 현재처럼 SK이노베이션의 사업부로 존재하는 한 투자 재원 조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신지배연구소는 신설법인 IPO에 따른 존속법인 일반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IPO를 통한 투자 재원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를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신설법인의 상장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이 흑자로 전환하는 내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분사를 하게 되면 배터리 증설 투자를 할 수 있고, IPO를 통한 투자 재원 마련이 용이해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시장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SK이노베이션이 기존 주주들에 대한 환원정책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 여부다. 신설법인이 SK이노베이션의 연결법인인 만큼 기업가치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물적 분할 방식을 택한 이상 기존 주주들이 신설법인의 주식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정관 변경을 통해 향후 주식배당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은 이익배당과 관련한 규정에 '이익의 배당은 금전, 주식 및 기타의 재산으로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명확한 주주 환원정책을 공시하지는 않았으나 정관 변경의 건에서 향후 주식배당의 가능성을 열어 둔 점은 주주 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이해된다"고 해석했다. 다양한 주주 환원정책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되는 신설법인은 공격적인 투자와 양산을 통해 글로벌 3위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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