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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일변도 은행산업, 인식전환 필요"...은행권 '인수위 제언' 보고서 마련

은행 정책 수행 자율성 보장...금융사 스스로 최적화된 내부통제제도 마련
은행연합회, '은행업계 제언' 보고서 초안...의견수렴 후 4월 초 인수위 제출

 

【 청년일보 】 은행권이 정부 당국의 폭넓은 간섭으로 적정한 배당수익률, 디지털시대 경쟁력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며 은행 산업을 독자적 서비스 산업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작성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제출용 '은행업계 제언' 보고서 초안에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은행권의 이런 불만 사항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은행권은 "금융서비스 요금이나 배당, 점포운영 등 은행 정책 수행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창의적이고 차별적 서비스가 금융시장에 출현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 재정으로 지원할 영역까지 은행의 금융지원을 요청하는 관행도 잔존하며, 배당정책과 점포전략에 대한 당국의 간섭으로 은행의 경쟁력 제고에도 애를 먹고 있다" 부연했다.

 

은행권은 경영 자율성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 부분에서 "금융권은 앞으로도 실물경제를 뒷받침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한편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경제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은 다만 "금융산업이 실물경제와 함께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윈-윈(win-win)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은행 산업을 독자적 서비스 산업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금융회사 스스로 최적화된 내부통제제도를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은행권은 최근 사모펀드 환매사태 등으로 불거진 금융사 '내부통제' 문제와 관련해 "내부통제제도 미흡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과 상충하고, 법상 제재 사유인 '내부통제기준 미(未)마련'을 확대해석해 미흡한 경우까지 제재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통제제도 결함·미준수 등에 대해서는 금융회사 스스로 최적화된 내부통제제도를 수정·보완하도록 유도하는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은행연합회는 최근 이사회 검토를 거친 이 초안을 시중은행들에 보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제언 보고서 내용이 확정되면 다음 달 초 인수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은행권은 새 정부에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더 다양한 사업을 허용하고 서비스 범위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무엇보다 자산관리 서비스 혁신 항목에서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 허용'을 가장 먼저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은행권은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은 주로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일부 가상자산사업자의 독과점 발생 등 시장 불안에 대한 이용자 보호는 부족하다"며 "공신력 있는 은행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은행법상 은행의 부수업무에 가상자산업을 추가해달라"고 제안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제언에 대해 "앞으로 제정될 가상자산업법에서 정의되는 가상자산업종을 모두 은행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기에는 코인거래소뿐 아니라 가상자산 보관 전자지갑 서비스,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기업 등 대상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등이 모두 포함되며 은행으로서는 새 시장을 개척하고, 이용자는 믿을 수 있는 은행을 통해 가상자산을 관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권은 로보어드바이저(로봇 투자전문가)를 활용한 투자일임업에 걸린 빗장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은행의 투자일임업(금융전문가에게 투자 위탁) 겸영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만 허용되기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투자일임업을 수행하는데 제약이 많다는 주장이다.

 

은행권은 보고서에서 "마이데이터 라이선스(허가)는 은행·금융투자·전자금융업자 등에 같은 기준으로 부여되는 것"이라며 "따라서 은행에도 차별 없이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은행권은 새 정부에 '신탁제도의 혁신'도 주문했다.

 

현재 자본시장법이 수탁 가능 재산을 7가지 종류로 제한해 영업, 보험금 청구권 등의 다양한 신탁재산 관련 상품 출시에 한계가 있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탁시장 규모가 2020년 말 기준 53%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본은 GDP 대비 신탁시장 비율이 174%에 이르고, 미국도 94% 수준이다.

 

이어 은행권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수탁 가능 재산을 법에 명시해 제한하는 현행 '열거주의' 방식 규제를 법에 명시해 금지하지 않는 한 모두 허용하는 '포괄주의'로 전환하고, 소액 금전신탁의 합동 운용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에 대해서도 은행권은 현재 종신·자동차보험 판매 불가 등 판매상품 제한과 판매비율 상한 규제 등 탓에 금융소비자의 보험 접근성 개선 등의 효과가 떨어진다며 전면적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은행권은 이 밖에도 "부동산·유통·헬스·자동차 등 다양한 비(非)금융 업종을 겸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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