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0 (수)

  • 구름많음동두천 4.6℃
  • 맑음강릉 10.4℃
  • 구름많음서울 4.8℃
  • 구름조금대전 6.0℃
  • 흐림대구 5.2℃
  • 구름조금울산 8.5℃
  • 구름조금광주 6.9℃
  • 구름많음부산 12.3℃
  • 맑음고창 6.6℃
  • 구름많음제주 13.9℃
  • 구름많음강화 5.3℃
  • 구름조금보은 2.7℃
  • 구름조금금산 3.5℃
  • 맑음강진군 8.2℃
  • 구름많음경주시 8.5℃
  • 구름조금거제 9.7℃
기상청 제공

"방카 규제 완화에"...생보업계, 대형사 쏠림현상 '가속화' 예고

방카, 생보 전체 초회보험료의 70% 차지 핵심 판매 채널
“방카 채널이 은행 우위의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

 

【 청년일보 】 금융당국이 금융기관보험대리점(방카슈랑스) 판매 규제를 내년부터 50%로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대형 생명보험사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중소형 생보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금도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생보 빅3 등 대형 생보사만 혜택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분석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특정 보험사의 보험 상품을 33% 이상 판매할 수 없게 제한했던 규제를 내년부터 50%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판매사 수에 따라 50%(4개사 이상) 또는 75%(3개사 이하)까지 판매할 수 있다. 다만 금융지주계열 보험사의 판매 비중은 25% 그대로 유지된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대리점이나 중개사 자격으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을 말한다. 은행 창구에 방문한 고객에게 예·적금 상품과 함께 보험 상품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보험을 판매하는 판매 채널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14조4천251억원으로 전체(20조5천558억원)의 약 70%를 차지할 만큼 생보사의 핵심 판매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올해 4월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활용해 방카슈랑스 판매 규제(이하 방카 규제) 비율을 33%로 한 차례 완화한 바 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낮아 판매 비중 확대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은행권은 방카 규제가 완화되면 수수료 수익 확대가 가능하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특정 보험사의 보험 상품을 25% 넘게 팔지 못하는 방카 규제는 지난 2005년부터 20년간 지속돼왔다. 이는 특정 보험사에 대한 쏠림을 예방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도 제기돼왔다.

 

그러나 중소형 생보사들은 이번 규제 완화가 특정 보험사의 쏠림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형 생보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 지급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은행들도 대형사 상품을 우선 취급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 3분기 기준 보험사별 방카 실적을 보면 교보생명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3조2천960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여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생명 2조8처668억원, 삼성생명 1조7천431억원 순이었다.

 

이 같은 대형사 쏠림 현상의 요인으로는 보험사의 자본력 차이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방카슈랑스에서 주로 판매되는 보험 상품은 저축성 보험이다. IFRS17의 경우 저축성 보험을 판매하면 보장성 보험을 팔 때보다 자본을 더 많이 적립해야 한다. 이에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형 보험사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릴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방카슈랑스 채널의 특성상 대형사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가 생보사의 양극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 가입을 목적으로 은행을 찾는 금융소비자가 거의 없은 만큼 은행의 방카 창구 직원들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생보사의 상품을 권유할 수밖에 없는 판매 구조 탓에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은행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최근 주요 보험 판매 채널로 자리잡은 GA와 마찬가지로 은행들도 판매 역량을 무기로 중소형사 대상의 우월적 수수료 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시각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 이후에도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유지 활용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중소형사의 경우에는 은행과의 협상 과정에서 수수료 인상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규제 완화는 생보사뿐 아니라 손보사의 판매한도를 50%에서 75%까지 확대된다.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판매하는 다수 손보사는 이미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철수해서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방카슈랑스 채널이 은행 우위의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제도 개선방안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금융당국은 방카슈랑스 판매비중 규제 완화가 은행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져 은행이 보험사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보험사 간 공정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 선택이 제한되는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혁신금융서비스 진행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수행하고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