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환율 변동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계는 별도의 종무식 없이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 준비에 나서고 있다.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고려해 연말 연차 사용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장기 휴가에 들어간 직원들도 적지 않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 글로벌 전략회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별도 종무식 없이 연말 업무를 정리하고 있다.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준비 인력을 제외한 다수 직원은 자율적으로 남은 연차를 사용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곧바로 신년 사업 계획과 경영 전략 수립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CES 개막을 앞두고 서울 서초사옥에서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신년 사장단 만찬'을 열고,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을 점검하며 새해 사업 방향을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주요 그룹들도 종무식 대신 휴가 사용을 권장하는 방식으로 연말을 보내고 있다. SK그룹은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29~31일 공동 연차 사용을 독려하고 있으며, LG그룹은 26일부터 연말까지를 권장 휴가 기간으로 정해 사실상 업무를 마무리했다.
LG그룹은 매년 12월 마지막 주 휴가 사용을 권장하고, 통상 연초에 발표하던 신년사를 연말에 미리 공개해 왔다. 올해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신년사 영상을 전달하며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별도의 종무식을 열지 않는다. 다만 매년 신년회를 통해 임직원과 소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와 올해 모두 정의선 회장이 직접 참석해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포스코그룹은 공식 종무식 없이 자유로운 연말 휴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HD현대는 일부 계열사에서 연차 사용 촉진 제도를 도입해 휴가 소진을 유도하고 있다. LS는 오는 30~31일 이틀간 권장 휴가를 시행한 뒤, 내년 1월 2일 시무식을 열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그룹 차원의 공식 행사를 열지 않고 부서별 자율 종무식을 진행하는 한편, 연말연시 여객 수요 증가에 대비해 안전 운항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두산그룹은 24일부터 31일까지를 공동 연차일로 지정했으며, 효성그룹 역시 크리스마스 전후와 연초 일부 날짜를 전사 연차일로 운영한다.
한편, 업계에서는 연말 연차 소진과 관련해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한 해 동안 고생한 직원들이 재충전하고, 새해 경영 환경에 대비하자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