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원·달러 환율이 새해 들어 열흘째 상승하며 1천480원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긴 연속 상승 기록으로, 시장에서는 1천500원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천477.5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1천477.2원에 출발해 장중 1천479.1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에 근접했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24일 장중 1천484.9원까지 치솟은 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영향으로 사흘간 종가 기준 53.8원 하락하며 1천420원대로 내려왔다. 연말 종가 역시 전년 대비 낮은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지난달 30일부터 다시 방향을 틀어 10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이 기간에만 47.7원 올랐다. 사실상 당국 개입 효과를 대부분 되돌린 셈이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12거래일 연속 상승 이후 최장 기록이다.
올해 초 환율 상승 속도는 지난해 10~11월과 유사하다. 환율은 작년 10월 1천400원대 초반에서 1천440원대로 급등했고, 11월에는 1천470원 후반까지 치솟았다. 당국은 현재 변동성 완화를 위한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이어가고 있으나, 연말 종가 관리 당시와 같은 대규모 개입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외환 당국은 최근 환율 상승의 주된 배경으로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확대를 지목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이달 13일까지 약 22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순매수액(15억5천만달러)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코스피가 4,7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국내 자산에 대한 신뢰 부족과 환율 추가 상승 기대가 해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엔화 약세도 원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조기 총선 가능성이 부각되며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진 데다,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전망이 겹치면서 엔화는 달러당 160엔에 육박하는 흐름을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59.448엔까지 올라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역시 비교적 강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15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간 갈등이 부각되며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된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구조적인 통화량 증가도 원화 약세의 중장기 요인으로 지목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명목 GDP 대비 광의 통화(M2) 비율은 153.8%로, 미국(71.4%)의 두 배를 넘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