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아온 차액가맹금이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다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유사한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대법원이 차액가맹금 수취에는 명확한 계약상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소송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전날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확정 판결에 따라 피자헛 본사는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은 차액가맹금 총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대법원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로부터 차액가맹금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내용이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되거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성립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자헛과 가맹점주들 사이에는 차액가맹금 부과에 관한 합의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2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공급가와 실제 원가의 차이로 발생하는 유통 마진을 의미한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기보다, 원·부자재 공급을 통한 차액가맹금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구조가 널리 활용돼 왔다.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총매출의 6%에 해당하는 고정수수료(로열티)를 받으면서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추가로 수취해 이중 수익을 취했다며 지난 2020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피자헛 정보공개서에 따라 차액가맹금 비율이 특정된 2019∼2020년분 총 75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2심은 2016∼2018년, 2021∼2022년분 차액가맹금에 대해서도 점주들의 청구를 받아들여 피자헛이 총 215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고, 대법원은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은 BBQ, bhc, 교촌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차액가맹금 제도 자체를 문제 삼았다기보다는, 피자헛의 계약 구조에 대한 판단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법원이 차액가맹금 수취 요건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 만큼, 업계 전반에 법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을 통해 '계약서 명시'와 '구체적 합의'의 중요성이 분명해졌다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운영의 투명성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그동안 원·부자재 공급 중심의 수익 구조로 운영돼 온 만큼 급격한 구조 변화는 오히려 가맹점주들에게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단순히 특정 기업의 개별 사안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으로는 차액가맹금 자체의 불법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합의 없이 수취된 금액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를 본 사안"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차액가맹금 구조를 운영해 온 프랜차이즈 전반에 줄소송 등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는 판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판결이 모든 프랜차이즈 본사에 동일한 법적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미 진행 중인 유사 소송이나 잠재적인 분쟁의 판단 방향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계약서와 정보공개서 등에 차액가맹금의 근거를 명확히 기재한 브랜드의 경우 법적 정당성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결국 향후 분쟁 여부는 계약 구조의 투명성 수준에 따라 기업별로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프랜차이즈 산업은 업종별로 수익 구조와 운영 방식이 크게 다른 만큼, 차액가맹금이 적절한지 여부나 로열티 중심 구조가 바람직한지에 대한 문제 역시 일괄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업종별 특성과 현실을 반영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일각에서는 피자헛 사례를 업계 전반에 일률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피자헛의 경우 고정수수료(로열티)를 받으면서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추가로 받아 이중 수익을 취한 사례"라며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이와 같은 구조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가맹계약 체결 과정에서 계약 내용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숙지가 이뤄지고, 가맹점주 동의 하에 계약이 체결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이번 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협의회 측은 그동안 다수 프랜차이즈 본사가 관행처럼 수취해 온 차액가맹금의 부당성이 사법적으로 확인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그동안 본사가 유통마진을 통해 수익을 올려온 구조가 일반적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유통마진 역시 과도한 경우가 많아 가맹점주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거래 관행은 가맹계약서 등에서 명확한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도 당연한 것처럼 본사가 이익을 수취해 온 측면이 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명백한 합의가 없는 한 과도한 차액가맹금(유통마진)을 받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브랜드가 로열티 중심으로 가맹금을 수취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역시 부당한 필수품목 지정이나 과도한 유통마진 수취라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로열티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