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가 지난해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들 업체가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 붐과 전력망 교체 수요 등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력기기 3사가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력기기 3사가 지난해 4분기 4조2천257억원의 매출과 5천9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망에 부합할 경우 3분기까지 지속된 좋은 흐름을 유지하며 지난해 연간 기준 호실적 완성에 성공하게 된다.
업체별로 효성중공업의 4분기 매출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를 1조6천75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천41억원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4분기 1조1천397억원의 매출과 2천8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됐다.
LS일렉트릭의 매출,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조4천110억원과 1천13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전력기기 3사중 유일하게 4분기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자회사 구조조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실적의 경우 컨센서스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본다"며 "북미향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수출분에 대한 관세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자회사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4분기 실적이 공식 발표되기 전이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이들 전력기기 3사의 지난해 호실적 완성이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AI 인프라 확대 가속과 북미 등 지역의 전력망 교체 시기가 겹치며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했고 이것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전력기기 3사의 실적은 2022년 반등을 시작해 전력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된 2024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각 업체별 상황을 살펴보면 효성중공업은 2021년 3조947억원이었던 매출이 2024년 4조8950억원으로 3년 사이 58.1%(1조8003억원) 급증했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매출만 4조2천256억원에 달한다.
4분기 컨센서스가 부합할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은 5조9천6억원으로 6조원을 목전에 두게 된다. 변압기, 차단기, 전동기, 감속기 등 사업을 담당하는 중공업 부문의 매출은 2021년 1조7944억원에서 2024년 3조988억원으로 72.7%(1조3천44억원) 급증했다. 2025년의 경우 중공업 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이 2조9363억원으로 2024년 연간 수준에 육박한다.
수익성도 개선되며 외형 확장과 내실을 동시에 잡았다. 효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2021년 1천200억6천603만원 3천624억7천949만원으로 늘었다. 2021년 3.9%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도 2024년 7.4%으로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4천864억5천761만원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11.5%를 기록했다. 2021년 72.3% 불과했던 효성중공업의 공장가동률은 2024년 102.4%까지 높아졌고,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104.4%를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기기 3사 중 수익성 개선세가 두드러진 업체다. 이 회사는 2021년 1조806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이 97억3천636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336억8천673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며 전력기기 3사중 유일하게 적자였다.
불과 몇 년 만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전력기기 3사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22년 1330억4천98만원으로 반등을 시작해 2023년 3152억1829만원으로 전력기기 3사 중 1위를 기록한 후 이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영업이익은 6천689억7천71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3사중 가장 많은 6천743억9천673만원으로, 4분기 실적 전망이 맞아떨어지면 연간 영업이익은 9천561억9천673만원으로 1조원을 앞두게 된다.
2021년 0.5%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은 2024년 20.1%로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23.1%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전력기기 3사 중 두 자릿수대 영업이익률은 HD현대일렉트릭이 유일하다.
수익성 개선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수익성이 우수한 전력기기 제품을 중심으로 북미 및 유럽 시장 등 수출 확대에 나선 덕분에 영업이익 잘 나오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러한 성장 흐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년간의 일감이 쌓여 있을 정도로 수주가 늘은 상황에서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중 공급 병목이 가장 심한 분야가 초고압 변압기로, 업체들의 증설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중장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며 "이들 초고압 변압기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발주가 예상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호실적은 이제 시작이라는 기대까지 제기된다. 이미 호황을 맞이한 상황에서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매출 등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고전압 변압기 시장 규모는 2024년 226억달러에서 2034년 434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려진 바와 같이 시장이 워낙 활황이다 보니 한동안은 실적 상승 등 좋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 변압기나 차단기 같은 전력기기 쪽의 해외 수주가 많아서 실적이 좋아진 상황인데, 사이클이 돌아오기도 했고 AI나 신재생 에너지의 영향으로 송전망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기 때문에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