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사과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장한서 기자]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00519/art_15887469382672_6c2922.jpg?iqs=0.27954368907004806)
【 청년일보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아이들(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이 없다"라며 경영권 승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또한 노조 와해 문제와 관련 노사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도 했다.
이 부회장은 6일 오후 3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이 부회장은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지금의 삼성이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실망을 드리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저희들의 부족함이다"라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에 관해 많은 질책을 받아왔다"라며 "특히, 애버랜드와 삼성 SDS건에 대해 비판을 받아 왔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승계와 관련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라며 "더 이상 경영권 승계 문제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 부회장은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 부회장은 "저는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면서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이 두려웠다.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데다, 스스로도 처신을 못했기에 승계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사 문제와 준법 문제에 대해서도 사과하며 입장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삼성 애버랜드와 삼성전자 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라며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삼성의 노조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더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안나오게 하겠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라며 재차 사과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본연의 역할이다"라며 "더 낮은 자세로 한걸음 다가서겠다.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회장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역할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 부회장의)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으로 계속 활동할 것이다"라며 "활동이 중단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부회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격이 무엇인지 느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최근 2~3개월에 걸친 전래없는 위기 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인지 절실히 느꼈다"라며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봉사자들, 배려를 실천한 시민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느꼈다. 대한민국을 이끄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 없이 자리를 빠져나갔다.
한편, 이날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준법 의무 위반 행위가 있었던 점 등에 대해 이 부회장이 대국민 반성,사과하라"는 권고에 따른 것이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횡령,뇌물 혐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측에 준법 경영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자, 삼성 7개 계열사가 협약을 맺어 출범시킨 독립 위원회다.
앞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3월 11일 이 부회장이 직접 삼성의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와해 논란, 시민사회와의 소통 부족 등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시한은 4월 10일까지로 정했지만, 삼성측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상상황이라 권고문 답변서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한 달간의 이행 기간 연장을 요구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하는 것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사과한 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당시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의 수퍼전파자 역할을 했다는 비난이 들끓자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한 바 있다.
【 청년일보=장한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