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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허리 굽히고 고개 숙였지만"...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빛바랜' 윤리의식

 

 

【 청년일보 】"허리 아픈 것도 불편한데, 롤러에 압착돼서 죽으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럽겠습니까. 그쵸?"

 

김웅 국민의 힘 의원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장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에게 던진 질문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최근 자사 사업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산업재해 사고(이하 산재)와 관련해 국회 등 정치권은 물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임기 초인 2018년부터 산재 재발방지 등 사고 안전을 선언했으나, 또 다시 사업장내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고질적인  산재 사망사고로 인해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는 그의 임기 3년을 “실패한 3년”이라고 규정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가 최고경영자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퇴 압박을 받은 이유다.

 

지난 8일 오전. 포스코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철광석이나 석탄을 옮기는 장비인 크레인인 ‘언로더’를 정비하던 30대 협력업체 직원이 설비에 몸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안전보건조치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된 후에 발생해 심각성을 더했다.

 

그럼에도 최 회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여가 지난 뒤인 16일에서야 포항제철소 원료부두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이에 그는 대국민 사과와 사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빈축만 사는 등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해 특단의 대책을 원점에서부터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대국민 사과 다음날인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기로 했던 산업재해 청문회에 허리 통증을 이유로 불참했다. 그가 사안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청문회는 건설·택배·제조업 분야에서 최근 2년간 산재가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들을 증인으로 채택, 사고에 대한 책임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기로 한 자리였다. 때문에 산재사고가 자주 발생한 포스코의 최고수장인 그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야 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그는 청문회에 출석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으나, 열이 받은대로 받은 여야 환오위 의원들은 그를 향해 거세게 질타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요추부염좌상 진단서는 보험사기꾼이 내는 거고 주식회사 포스코 대표이사가 낼 만한 진단서는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고,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 안 나오려고 2주 진단서를 쓰냐. 건강이 안 좋으면 (회장직을) 그만둬야 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 역시 “포스코 노동자들과 국민들의 분노를 보면 증인의 (임기) 3년은 실패한 3년”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고, 같은 당 임종성 의원은 “자진 사퇴할 생각은 없느냐”며 직설적으로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산재사고 예방과 안전경영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그가 추진한 대책과 발언에 대해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산재로 포스코와 협력사 직원 10여명이 사망했다.

 

포스코는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2018년부터 3년간 노후설비 교체 등 1조3157억원을 투자해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지난해 12월에는 안전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산재사고 재발방지와 안전강화 대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으나, 산재를 대하는 최고경영자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난은 그에게 뼈아픈 말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그가 더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은 국민들이 최 회장 체제의 포스코그룹에 대한 불신감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최 회장의 "허리가 아파 청문회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변명 아닌 변명은 가장을 잃은 유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아닌 듯 싶다. 또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 포스코그룹의 최고경영자라는 걸 떠나 최소한의 윤리의식마저 잊고 사는 것은 아닌 지 깊이 되새겨볼 일이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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