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이하 AI) 기술을 접목한 사례가 늘고 있다.
은행권은 AI기술을 챗봇·상담 서비스에 도입해 고객 접점을 늘리는 한편, AI 은행원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현재 송금, 계좌이체 등 간단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 고도화가 시중은행의 점포수와 은행원의 감축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등으로 은행을 떠난 은행원의 수는 3천500명을 넘어섰으며, 문을 닫은 점포 수 역시 지난해 332곳에 달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AI 챗봇 서비스인 '오로라(Orora)'를 고도화를 통해 고객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구축했다.
'오로라'는 신한은행이 지난 2018년 은행업계 최초로 챗봇에 AI를 접목해 단순 문의에 대한 해결뿐만 아니라 챗봇 외 비대면 상담 내역을 분석해 연령과 상품 가입이력, 관심 상품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챗봇 '오로라'의 UI(사용자인터페이스·User Interface)와 UX(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를 전면 개편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쏠(SOL), LMS, 알림톡 등 고객의 접속 경로에 따라 특화된 답변을 제공해 유기적인 상담 기능을 완성했다.
KB국민은행도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리브 Next'에서 대화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AI 뱅킹 서비스 '콜리와의 대화'를 선보였다.
콜리와의 대화는 3D 캐릭터인 콜리가 고객과 대화하고 요청에 응답하는 AI 뱅킹 서비스로, 송금·잔액조회와 같은 금융 거래를 제공한다. 또한 생체인증 또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한 경우 추가 인증 절차 없이 '대화'를 통해 송금할 수 있도록 편의성도 높였다.
아울러 은행들의 AI은행원 서비스를 활용한 무인점포 경쟁 역시 치열하다. 모바일 앱 챗봇 수준을 넘어 직접 응대가 가능한 'AI 은행원'이 직접 고객들을 응대하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선보인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 AI체험존의 상담사를 여의도영업부, 여의도 InsighT점, 돈암동지점에 AI은행원으로 업그레이드해 순차 오픈했다.
AI은행원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STM, ATM, 미리작성서비스 등 은행 업무가 가능한 주변기기 사용 방법, KB국민은행 상품 소개, 업무별 필요 서류, 키오스크 설치 지점 위치 안내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또한 AI은행원은 KB국민은행이 자체 개발한 금융 특화 언어 모델 KB-STA를 통해 고객의 물음에 최적의 답을 도출한다.
신한은행도 'AI 은행원'을 활용한 서비스 범위도 확대했다. 지난해 9월 영상합성과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AI 은행원'의 경우 인사, 메뉴검색과 같은 간편 서비스를 넘어 화상상담창구인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계좌이체, 증명서 발급 등 자주 발생하는 금융거래까지 활용 영역을 넓혔다.
NH농협은행 역시 '정이든'과 '이로운'이라는 AI 은행원을 선보였다. 농협은행은 이들에게 사번, 임용장을 주고 일반 행원처럼 직무를 부여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LG AI 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 은행원 등에 대한 개발에 나섰다.
다만 AI 기술의 확장은 은행원·점포수의 감축을 부채질 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은행권의 정규직 직원 수는 3천명 넘게 줄어드는 등 은행권의 인력 감소는 가속화되는 추세다.
최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주요 15개 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은행·농협은행)의 임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 9만661명이던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9월 8만7천159명으로 3천502명(3.9%) 감소했다. 또한 같은 기간 은행 점포 수는 4천871개에서 4천545개로 326개(6.7%) 줄었다.
더욱이 은행의 채용문 역시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실시한 정기 공채 인원은 1천300여명 수준이다.
이는 전년도 1천100명 규모에 비해선 소폭 증가했지만, 2018년 2천584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금융이 비대면화 되면서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떠올랐다"며 "AI 금융 역시 디지털 전환 패러다임의 일부분이다"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