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숫자로 보는 청년 정신건강의 현주소" 올해 9월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는 충격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거의 집에만 있는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이 5.2%로, 단 2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2022년 조사의 2.4%에서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울증을 겪었다고 응답한 청년이 8.8%로, 2년 전 6.1%보다 44% 증가했다는 점이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청년도 2.4%에서 2.9%로 늘었고, 32.2%의 청년이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는 이러한 현실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7년 76,246명에서 2021년 173,745명으로 무려 127.1% 급증했다. 전체 우울증 환자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8년 26%에서 2022년 36%로 10%포인트나 늘어났다. ◆ 왜 청년들은 우울해하는가 청년들이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의 어려움'(32.8%)이었다. 이어서 '인간관계 어려움'(11.1%), '학업 중단'(9.7%) 순으로 나타났다. 김선영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단기 계약직이나
【 청년일보 】 화려한 디지털 전환 뒤에 가려진 현장 간호사의 고충이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병원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스마트 병원'은 의료 서비스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자의무기록(EMR) 고도화, AI 기반 영상 판독 지원, 자동 투약 시스템 등은 의료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안전을 강화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속도는 현장 의료진, 특히 간호사들의 적응 및 교육 속도와 제도적 지원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간호사는 환자 치료의 최전선에서 기술과 환자를 연결하는 핵심 인력이다.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될 때마다 간호사는 시스템 숙련을 위한 추가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는 곧 업무 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에 익숙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오작동은 간호사에게 법적·윤리적 책임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더한다. 이러한 현실은 청년 간호사들의 번아웃(Burnout)과 조기 이직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이 되며, 결국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 병원의 도입이 현장 간호사의 고충을 경감시키는 대신 오
【 청년일보 】 2025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의 '청년 1인 가구의 주거 선호도 및 정책 방향 연구'는 청년 1인 가구의 자가 점유율이 14.6%에 머무르며, 급격한 주거비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하는 등 삶 전반에 걸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음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청년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실효성 있는 주거비 지원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서울 청년 1인 가구의 약 53%가 월세로 거주하며, 평균 주거 면적은 30.4㎡(약 9평)에 불과하다. 평균 청년 가구는 소득의 35.4%를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적 부담만 아니라 사회적 참여와 생활 만족도 저하로도 이어진다. 정부의 월세 지원 정책과 공공임대주택 등이 존재하나, 해당 정책은 한계 또한 명확하다. 경남 김해시와 밀양시 등 지자체는 월 최대 20만원을 12개월 동안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을 운용 중이며, 서울시도 유사한 지원 정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LH 토지주택연구원의 연구는 현 임대료 상승 속도와 부담을 고려할 때 현행 월세 지원이 장기적 문제 해결에는 미흡하
【 청년일보 】 현재 우리의 소통이 물리적 공간에서의 오프라인보다 스마트폰과 PC를 통한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 데이터의 생성과 유통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지금, 이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핵심 도구가 바로 반도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반도체는 모든 전자제품의 필수 부품이자, 현대 생활의 기반을 이루는 심장이다. 스마트폰은 반도체 기술 진화가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기기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터리 소모와 발열이 큰 걸림돌이었지만, 2022년 이후 본격 상용화된 3나노 공정 기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이를 크게 개선했다. 이어 신경망 처리장치(NPU)가 강화되면서 음성인식이나 이미지 편집 같은 AI 기능이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기기 내부에서 즉시 이뤄지게 되었다. 업계는 이제 스마트폰을 단순한 통신 수단이 아닌 개인화된 AI 단말기로 바라보고 있다. 노트북과 PC는 생성형 AI 확산의 최대 수혜자라고 볼 수 있다. 고성능 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데이터 연산을 책임지며, 특히 칩렛(Chiplet) 구조가 도입되면서 발열 문제와 제조 효율이 개선되었다. 덕분에 얇고 가
【 청년일보 】 LG CNS와 대한산업공학회가 공동 주최한 'Optimization Grand Challenge 2025(이하 OGC)'의 최종 행사인 'OGC Tech Day'가 지난 9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국내외 최적화 전문가와 미래 인재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행사는 결선 진출자들의 혁신적인 알고리즘 발표와 업계 리더들의 최신 기술 동향 세션이 어우러지며 명실상부한 산학 교류의 허브로 주목받았다. 올해 대회의 주제는 현대글로비스의 'Ro-Ro 선박 차량 배치 최적화'였다. Ro-Ro 선박은 완성차를 해외로 수출할 때 사용되며, 여러 항구를 거치며 선적과 하역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차량 배치가 비효율적이면, 특정 차량을 내리기 위해 다른 차량들을 임시로 옮겼다 다시 실어야 하는 '재배치(Rehandling)'가 발생한다. 참가자들에게는 이러한 불필요한 작업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배치 알고리즘을 찾는 고난도의 미션이 주어졌다. 행사 당일 오전, 결선 진출자들은 각자 설계한 알고리즘의 독창성과 효율성을 발표하며 심사위원 및 참가자들과 열띤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오후에 이어진 기업 세션에서는 수학적 최적화 분야의 미래를 조망하는 발표가 이어졌다. 세계
【 청년일보 】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이 맞물리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대규모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업계 전반의 생산능력 축소를 주도하며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설비 감축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원자재 조달, 생산 스케줄, 수출 운송, 재고 운영 등 공급망 관리(SCM) 전반의 리스크 대응이 향후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주도 구조개편의 배경 정부는 연말까지 10개 석유화학 기업으로부터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을 제출받을 예정이다. 핵심은 나프타분해설비(NCC)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최대 370만 톤(전체의 약 25%)까지 감축하는 방안이다. 한국 NCC의 82%가 나프타 기반이라는 점에서, 감산은 단순히 생산량 축소를 넘어 원자재 수급, 부제품 생산 밸런스, 하류산업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친다. 배경에는 뚜렷한 글로벌 수급 불균형이 있다. 중국은 석탄·메탄올 기반의 에틸렌 설비를 대규모로 늘리며 가격경쟁력을 확보했고, 세계 수요 성장세는 둔화되었다.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산업 전반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1
【 청년일보 】 요즘에는 개인정보가 어디에서 떠돌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에 이어 롯데카드 해킹까지, 연이어 터지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이젠 특별한 이슈보단 일상이 되어버린 듯하다. 나의 정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새어나가고, 언제든 나도 모르게 사용될 수 있다는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믿었던 내 정보는 왜 이렇게 쉽게 유출되는 걸까? ‘IT 강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가 해킹에 취약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사회는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른 나라 중 하나다. 금융 업무와 공공 서비스, 개인의 경제 활동까지 대부분이 온라인에서 처리된다. 덕분에 은행이나 공공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지만, 동시에 수많은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쌓이는 사회가 되었다. 정보가 집중되는 곳은 곧 해커들에게도 매력적인 표적이 된다. 이번 사건들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기업의 보안 투자 부족, 관리 체계의 허술함, 사고 발생 후 늦은 대응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유심과 인증키 같은 핵심 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채 저장되었고, 관리망과 내부망 사이에 충분한 차단이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카드 역
【 청년일보 】 "끊임없이 회자되는 세대 담론" 언론과 사회는 종종 세대론을 통해 젊은 세대를 규정하려 합니다. 그중에서도 MZ세대는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집단입니다. 새로운 소비 패턴, 조직에 대한 태도, 정치적 성향까지 그들의 특징은 수많은 기사와 연구에서 다뤄집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과정에서 "MZ세대는 자기만 생각한다", "공동체보다 개인의 이익을 중시한다"라는 단정적인 평가가 따라붙곤 합니다. 과연 이러한 시선은 사실일까요? ◆ 이기적이라는 꼬리표의 배경 MZ세대가 이기적이라는 인식은 여러 현상에서 비롯됩니다. 회사에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며 개인 시간을 중시하는 태도, 결혼·출산 대신 자기계발과 취향에 투자하는 소비 성향, 불합리한 조직문화에 맞서 퇴사를 선택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입니다. 기성세대의 눈에는 이러한 모습이 "자신의 이익만 챙긴다"는 식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온 가치관과 달리, MZ세대는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 개인의 선택은 곧 사회의 변화 그러나 MZ세대의 행동을 단순히 ‘이기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피상적입니다. 그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이
【 청년일보 】 인공지능(AI)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더 강력한 거대 언어 모델(LLM)을 개발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면, 이제는 상향 평준화된 기술을 누가 더 영리하게 '활용'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로 만들어내느냐의 싸움으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LLM 기술이 특정 기업의 독점적인 무기가 아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품(Commodity)'이 되어가면서 모델 자체만으로는 더 이상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제 AI 시장의 성공 공식은 '최고의 모델'이 아닌, '최적의 활용법'을 찾는 기업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모델은 '기반체계', 진짜 가치는 그 위의 응용(앱)에서 나와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LLM을 단순한 기술 그 자체가 아닌, 앞으로 다양한 AI 에이전트(agent)와 애플리케이션을 움직이는 '기반체계(platform)'로 보고 있다. 그는 “AI의 진정한 가치는 이메일이나 엑셀처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킬러 앱(killer app)'이 나왔을 때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도 “AI 기반 에
【 청년일보 】 인공지능(AI)의 기술적 진보는 이제 국가의 운명과 사회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2025년,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국가 간 기술 패권의 핵심 자원이자, 인류의 가치와 일상을 재정의하는 총체적인 힘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 세계는 '규제와 혁신'이라는 딜레마를 놓고 치열한 거버넌스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전쟁은 AI의 미래가 기술적 발전을 우선하는 경로를 택할지, 아니면 사회적 책임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길을 걸을지에 대한 중대한 갈림길이 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 전쟁의 선봉에 서서 '안전 우선'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EU 인공지능 법(AI Act)은 AI 시스템을 위험 수준에 따라 분류하고 차등적으로 규제하는 '위험 기반 접근법'을 채택했다. 이 법은 사회적 점수 평가나 실시간 원격 생체 인식 등 인간의 기본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AI 시스템의 사용을 금지하며, 챗봇이나 딥페이크는 사용자가 AI와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명확히 고지하도록 투명성 의무를 부과했다. 이는 기술의 잠재적 위험을 선제적으로 통제하려는 유럽의 전통적 가치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